무기 만드는 아이 그린이네 문학책장
이규희 지음, 토끼도둑 그림 / 그린북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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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걸이 대장간에 온지 2년 쯤 될 무렵부터는 제법 쓸 만한 일꾼 노릇을 해냈다. 무걸은 쇠를 녹이고 쇳물을 부어 호미와 낫, 갈퀴, 쇠스랑 같은 농기구를 비롯하여 송아지 목에 거는 도래, 문고리 등을 만드는 일을 도왔다.

"어린 게 참 독하구먼, 쇠를 부리는 기술이 보통이 아니네."

범개 아저씨는 혀를 내둘렀다. 하나를 가르쳐 주면 열을 알고 , 열을 가르쳐 주면 스물을 꿰차는 무걸이 참으로 신통했다. 그러던 어느 날 무걸이 범개 아저씨에게 물었다. (-26-)

"아직도 지방 군부에는 세종 임금님 대부터 쓰기 시작한 세총통을 비롯한 이총통, 삼총통, 팔전총통과 가은 소형 총통들이 대부분이라고 들었소. 하지만 사람이 손으로 직접 불을 당겨야 하는 총통은 자칫하면 사격수가 목표를 조중한 겨를도 없이 화약이 폭발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더이다. 그러면 그 안에 든 불화살이 아군 쪽으로 날아가 버리기도 하더이다. 그러면 그 안에 평안도나 함경도에 오래된 총통보다는 화승총을 보내야만 하오! 또 몰려오는 오랑캐를 막아 내려면 역시 싱기전을 갖춘 화차도 보내야 하고 말이오!" (-69-)

무걸의 일행은 조그만 방으로 들어갔다. 그러고는 모두 모로 누워 새우잠을 자다가 어슴푸레 날이 밝자 자리에서 일어났다. 눈을 떠 보니 텁석부리 뱃사공은 이미 떠나고 없었다. 날이 밝기 전에 청나라 군사들의 눈을 피해 살곶이로 돌아간 모양이었다. (-99-)

"얼마전에 전투가 있었단다. 광주의 쌍령에서 경상 좌병사 허완과 경상 우병사 민영이 4만 명의 조총 부대를 이끌고 남한산성의 포위를 뚫고 임금님을 구하기 위해 청나라 군대와 맞서 싸운 거야. 하지만 막상 전투가 시작되자 우리 군사들은 말을 타고 돌격해 오는 청나라 군사들 앞에 맥없이 쓰러지고 말았지. 군사가 4만 명이라고는 하나 대부분 근처 지방에서 급하게 뽑은 농민들이었거든. 청나라 군대가 무서운 기세로 달려오자 농민들은 그만 거기에 질려 조총을 아무렇게나 마구 쏘야 댄거야. 더욱 안타까운 건 경상 좌병사 허완이 화약을 넉억하게 나누어 주볌 급하게 다 써 버릴까 봐 조금씩 나누어 줬다니 뭐니,. 그 바람에 군사들이 가진 화약이 금방 바닥났단다. 그 뿐인 줄 알아? 이번에는 경상 우병사 민영이 거느리고 있던 부대에서 병사들이 불붙은 점화선을 화약통에 떨어뜨리는 바람에 보급 막사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던 화약이 한꺼번에 다 폭발하고 말았다는구나." (-133-)

이규희의 『무기 만드는 아이』은 인조 반정 이후, 정요호란, 병자호란이 일어나던 혼란스러운 조선 중엽 시기를 반영하고 있었다. 이 역사 동화 표지에 등장하는 비장한 아이는 쇠를 녹여서 전쟁 무기를 만드는 아이 무걸이다.

임진왜란으로 선조가 피신을 떠나고, 광해군이 임진왜란 뒷수습을 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광해군은 인조반정으로 인해 왕위에서 물러나 폐위되고 만다. 이 책은 인조 시대에 1627년에 일어난 정묘호란과 1636년에 발생한 방자호란으로 , 인조는 청나라의 조선 침략으로 강화도에 피난하였으며, 오랑캐라 불리는 청나라에 백기투항(白旗投降)했고 삼전도(三田渡)의 굴욕이 있었다. 봉림대군과 소현세자가 청나라에 볼모로 잡혔던 시기다.

즉 『무기 만드는 아이』에서 무걸은 목표가 있었다. 저잣거리 대장간에서,범개아저씨의 도움으로 쇠를 다루는 방법을 익히게 되었다. 쇠의 특징을 깨치게 되었으며, 무기를 만들고 남은 쇳조각으로 나름대로 무걸 특유의 조선 무기를 만들어 나갔다. 군기시 관원에게 눈에 띄어서,야로장에서 일할 수 있었던 무걸은 드디어 말단 야장이 되어서, 무기를 능숙하게 만들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진다. 즉 이 책은 조선이 무기 제작소 군기시에 대한 이해를 도모할 수 있으며, 무걸 스스로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고, 예측한 것 마냥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온다는 걸 보여주고 있었다. 『무기 만드는 아이』 는 김훈의 역사소설 『남한산성』 을 읽기 전 배경지식을 하나 하나 얻는다. 어떤 시점의 역사적 사실을 다룰 때,그 시대의 배경 역사 지식을 익히고,꼼꼼하게 살펴 볼 수 있는 기회였다.


- 그린북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된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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