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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 로드에서 만나 ㅣ 텍스트T 4
이희영.심너울.전삼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1월
평점 :
"RR이 'Royal Road'란 뜻이라고?"
채이가 물었다. 두 사람이 고개를 끄덕였다.
"거기 들어가려면 우선 회원 코드를 받아야 해."
어떻게? 묻는 채이에게 아진이 엄지와 검지를 맞붙여 동그랗게 만들었다. 돈이 필요하단 뜻이었다.
"RR에서는 '레스'라는 가상화페를 쓰는데, 5,000만 레스면 1년 동안 RR 에 입장할 수 있는 회원 코드가 발급돼."
"5,000만 레스?"
레스라는 화폐 단위도 생소했지만, 채이는 5,000만 이라는 숫자에 살짝 기가 죽었다. (-19-)
20년을 살면서 한 번도 해외여행을 가본 적이 없어요.이런 말을 하면 다들 측은하게 보더군요. 사람들이 머릿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대충 알아요... 아,최진호. 쟤는 고아라서 해외여행을 갈 기회도 없었구나....불쌍하다.... 뭐, 그런 생각. 사실 저에게 그렇게 연민을 가질 필요는 없어요.
저는 언제나 보육원에 있는 걸 좋아했어요. 중학교 때는 수학여행으로 제주도에 갔는데,왜 굳이 익숙한 공간을 떠나 낯선 공간에 배회하는지 이해가 잘 안되더군요. 고등하교 수학여행은 어디였더라? 기억이 안 나요. 애초에 가지도 않았거든요. (-53-)
하지만 너랑 같이 플레이하고 싶어.
그래, 그거면 된 거지. 이 메타버스에서 플레이어 004와 플레이어 087 로 같이 플레이하는 게 즐겁다면 된 거다. 예쁘게 꾸며지지도 않은 막대기 같은 아바타로. 말하고 싶은 것은 말하고,숨기고 싶은 것은 숨기며,그렇게 플레이하면 되는 거다.
어쩌면 그게 서로에 대한 인정인지도 모른다. (-138-)
이희영, 심너울, 전삼혜 「로열 로드에서 만나」 에선, 삼인 색색, 세 작품을 소개하고 있었다. 세 박품은 메타버스, 가상현실, 가상화폐, 아바타, 게임, 로블룩스, 메타버스 현실 등등 MZ 세대에겐 익숙하지만, 586세대에겐 낯설게 느껴지는 메타버스 기술 트렌드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어서, 어떤 기술이 등장하면, 사회의 트렌드가 바뀐다는 것을 청소년 소설 한 편에서 감지할 수 있다.
첫번 째 작품 「로열로드에서 만나」는 메타 현실 공간에 들어가기 위해서, 필요한 가상화폐가 있었다. 또래 아이들이 같이 즐길 수 있는 특수한 형태의 게임에서 느껴지는 익숙함, 그 익숙함에 대해, 자신이 물질적으로 얻는 것이 없다 하더라도, 또래 아이들의 동질감 때문에,메타현실공간으로 들어가게 된다는 것이다. 소설은 우리 사회의 트렌드 변화를 기성세대가 이해하기 위한 특별한 현실감각, 미래 비전 스토리를 언급하고 있다. 놀이에 대해서,당야한 선택권을 누리고 있는 기성세대에 비해,MZ 세대에게 놀이란 메타버스,즉 디지털 환경 안에서만 느낄 수 있다는 한계를 나타내고 있다.
두번 째 이야기 「이루어질 수 없는』에서 주인공은 고아였다. 보육원에 갇혀서 지내면서, 해외여행을 한번도 가지 않는 아이다. 우리는 이 소설에서 고아 하면, 먼저 불쌍함을 떠올리게 되는데,그건 서로에 대해 세계관,가치관을 이해하지 않고, 소통하려 하지 않는 선입견, 파별, 편견에서 나타나고 있었다. 하지만 주인공은 런던에 꼭 가보고 싶었다. 알에서 깨어나지 못했던 주인공,굳이 알을 깨고 나오려고 하지 않았던 주인공이 서서히 알을 깨고,기지개를 펼치는 그 모습 속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 보이지 않는 인정과 지지, 격려가 필요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내 안의 선입견, 편견과 이분법적 사고에서 탈피해야 세상이 달라질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4차산업 혁명에 걸맞는 플랫폼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