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난 사람 별난 이야기 - 조선인들의 들숨과 날숨
송순기 지음, 간호윤 엮음 / 경진출판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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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사람들의 말에, '오늘이 있다고 내일의 없음을 잊지 말며 오늘이 편안하다고 내일의 위태로움을 잊지 말라' 하였소. 이른바 온 집안의 안락태평과 재물을 늘려 풍요로움은 오늘로써 보면 이미 과거의 복이요. 내일부터는 즐거움이 변하여 근심이 되며 복이 굴러 화가 될 것이요. 내 말을 믿지 않는 이상에는 나도 어쩔 수가 없거니와 만일 내 말이 이치에 맞다 여기면 내가 이 요사한 기운을 없애도록 한번 시험함이 어떠한지요?" (-57-)

서당의 무리는 그 상이 아름답고, 시장의 무리는 그 상이 검고, 짐승치는 무리는 그 상이 덥수룩하고 , 도박하는 무리는 그 상이 사납고 약삭빠르다. 대체로 그 익히는 것이 오래됨으로써 그 성품이 날로 옮겨가게 되어서다. 그 마음속 생각이 겉으로 나타나서 , 상이 이로 인하여 변하게 된다. 사람들은 그 상이 변한 것을 보고는 또한 말하기를 '그 상이 이렇게 생겼기 때문에 그 익히는 것이 저와 같다." 하니, 아 그것은 틀린 말이다. (-129-)

탁이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저의 털끝 하나하나가 모두 대감 님의 깊고 크신 은혜입니다. 어찌 이를 잊겠습니까마는 제가 이곳에 온 그 처음 뜻이 의식 만을 취하려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영웅적인 군주께서 계시기에 세상에 할 일이 있을 줄 믿고 장차 국가의 큰 일을 꾀하려 하였습니다. 그러나 황천 皇天 께서 돌연히 하루아침에 신하와 백성들을 버리셨으니 천하의 일이 이미 틀어져 버렸습니다. 이것은 진실로 천고의 영웅이 눈물을 금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밭 갈고 우물을 파 스스로 먹으며 비록 대감님의 문하에 머물러 있다 한들 쓸 만한 기회는 없고 다만 폐만 끼칠 뿐입니다. 장차 고향으로 돌아가 밭 갈며 일생을 마치려 합니다." (-156-)

외사씨가 말한다.

우리 조선에 이름난 부인들과 재주 있는 여인들이 문장으로 이름이 높은 자가 그 수가 아주 많다. 이를 모두 기록하기 심히 번다하여 이 정도로 그치지많서도 우리 조선 인물의 성대함이 어찌 칠 척의 수염 난 사내에게만 한정하겠는가.

그러나 이상에 기록한 여인들 가운데도 한 두 명을 제외하고는 그 이름이 모두 세상에 연기처럼 사라졌으니 어찌 탄식하지 않겠는가. 재상가의 부인으로 글을 잘 짓고 시에 능한 여인도 희귀하다 하겠다. 그러나 이것은 오히려 여염집의 계집종에게까지 문장에 정밀한 여인이 많음에 이르러서는 실로 경탄할 만하다.

만일 우리로 하여금 그때에 나란히 살았더라면 두 무릎을 저 여인들의 앞에 꿇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230-)

책 『별난 사람 별난 이야기: 조선인들의 들숨과 날숨』 100년전 일제시대에 쓰여진 야담집으로, 1910~1920년 사이 우리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귀한 야담집이다. 특히 그 당시 송순기(宋淳夔, 1892~1927)는 1921년 일제하에서 야담집 '기인기사록' 이 간행되었으며, 1927년 ,37세에 요절하고 말았다.

송순기는 그 당시 기이하고, 특이한 이야기를 하나하나 모아서, 한 권의 책으로 엮었고, 그 당시 우리의 근현대사의 조선인의 가치관, 문화, 신념과 전통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사료로 손꼽히고 있다. 허구적 메시지가 가득한 야담에는 그 당시 사회적으로 어두컴컴하고, 두 발로 걸어다녔던 , 보부상이 존재하였던 이들의 일상 속 순수함을 엿볼 수 있다.

그 당시에도 권선징악이 우선이었다. 선을 행하지 않으면,언젠가는 벌을 받는다는 가치관이 존재하였기 때문에,이익을 탐하지 않았고, 너그러운 삶 속에서, 자연 그대로의 삶을 엿볼 수 있다.중농주의 속에서, 사농공상의 엄격함이 있었다. 의학이나 과학이 발달하지 않았던 그 당시 복을 불러 들이고 ,악귀를 물리치려는 정서가 존재했다. 무속 신앙이 있었으며, 미스터리한 상황이나 기이한 일이 발생하거나, 갑ㅈ작스러운 질병으로 집안이 무너질 때,스스로 마음을 다스리며 , 견디며 세상속에 파묻혀 살았다. 시대적 상황으로 비출 때, 어두컴컴한 밤이면, 무섬증이 있었고,귀신이나 기이한 소리에 놀라게 된다.

길흉과 인간의 운명을 점쳤던 시기, 조선인들의 들숨과 날숨 속에는 신묘한 수 하나가 현재의 상황을 모면할 수 있는 면책 특권이 있었다.집앞에 고양이가 이유 없이 죽었거나 , 사람과 사람사이의 만남에 신중을 기하였으며, 갓과 상투를 쓴 조선인들은 서서히 조선 후기의 삶으로 바뀌고 있었다. 눈앞에 괴이하고, 의심스러웠지만, 당장 바꿀 수 없을 때는 그냥 악을 멀리하고, 넘어가게 된다. 부자와 빈자, 양반과 상놈의 신분 차이가 있었으며, 성품이 엄숙하고, 굳세며, 집안 다스리는 법도가 존재했다. 일제시대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도,자신의 행동 하나하나 법도에 어긋나지 않았으며,여염집 계집을 탐하지 않았다. 특히 그 시대에 며느리 투기를 경계하였으며, 남녀의 엄격한 법도가 어려서부터 현존한다. 즉 스스로 그 조선의 법도를 지키지 않으면,불경죄로 처벌할 수 있었으며,그 교훈 하나하나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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