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진술서 - 나를 바로 세우는 이별의 기술
김원 지음 / 파람북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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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결혼했는가?

어떻게 이혼이라는 헤어짐의 절차를 끌고 나갈 셈인가?

결혼진술서는 이 두 질문을 바탕으로 작성하는 글이다. 결혼은 우리 삶에서 중요한 통과의례다. 인륜지 대사에 얽힌 복잡다단함에 관해 용기를 갖고 직면하려는 태도가 어느 시대보다 절실한 지금이다. 그러려면 익숙함에 파묻혔던 자신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7-)

나혜석은 1934년 잡지 《삼천리》 에 '이혼 고백장'과 '이혼 고백서'를 8월과 9월에 기고한 바 있다. 목적은 자신의 하소연이나 신세 한탄이 아니었다. 집필 이유는 분명했다. 이혼조건과 절차를 지키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재산분할 및 네 명의 자녀에 대한 양육권과 면접교섭권 요구였다. (-25-)

저와의 결혼이 내키지 않았다면 , 피고는 결혼 전 입장표명을 분명히 했어야 합니다. 무작정 기다리게 할 것이 아니라, '헤어지자'는 태도를 분명하게 보냈어야 합니다. 딱 부러지게 헤어지자고 한 것도 아니고, 저를 못마땅해하는 불평불만만 늘어놓고 앞으로 계획에 대한 언질도 주지 않고 사람 속에 무던히 태우게 했습니다. 그러다 피고의 아버지 주도로 갑자기 날짜를 잡게 되었습니다. (-43-)

첫째, 나는 나를 오래 속이며 살았다.

둘째, 나는 갖은 애를 썼고 어느 새 몸에 밴 태도가 되었다.

셋째, 그가 아무것도 모르는 게 당연할 수 있다. 오랫동안 내 의견을 끝까지 주장하거나 관철하지 못했다. 불만을 표시했다가도 분위기가 험악해지면 입을 다물고 말았다. 스스로 약자라고 생각하니 더더욱 말을 잃어갔다. 갈등이 싫어 참는 쪽을 택했다. (-54-)

그의 요구대로 맞추다 안 되면 매달리고 헌신한다.

주위의 동성 지인들에게 번지수 안 맞는 조언을 구하고 '표준'이라 여기는 지점에 자신을 어떻게든 끼워 맞추려고 든다. 그 와중에 상대방에겐 더 쉬운 여자(남자) 가 된다.

서급해져서 가장 나중에 할 일을 가장 먼저 해버린다. 이를테면 성급한 잠자리?

나는 이미 틀렸다는 비관적 자기암시?

내가 상황을 결정하는 게 아니라 상황이 나를 결정하게 한다.

모두에게 잘 보이고자 한다. 나 자신만 빼고! (-95-)

김원의 『결혼진술서』 다.

이 책을 보면, 내 주변에 가까운 세 사람이 생각난다. 불륜,돈문제, 사고, 책임회피로 인해, 이혼을 했거나, 심각하게 이혼 할려고 했던 이들이다. 그분들이 이혼했던 과정을 너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혼에 대해서, 오죽하면, 이혼했을까 상상하게 되었다. 한편 이 책은 여성을 위한 책이기도 하지만, 남자, 남편을 위한 책이기도 하다. 특히 여성은 이혼이라는 낙인과 족쇄가 있다.사회가 바뀌었지만, 이혼의 피해자임에도, 피해자 코스프레, 가해자처럼 사회가 인식한다는 거다.

이 책을 읽는 궁극적인 이유는 이혼에 대해서,나의 권리를 찾기 위함이다. 이혼을 망설이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대한민국 사회는 이혼 후, 나에게 불이익을 준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실제로 이혼 이후 성공하였던 윤여정, 견미리가 있지만,그들 또한 이혼 후 경제적인 여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하였으며,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생계형 연예인으로 바뀌게 된다. 서세원과 이혼한 서정희도 마찬가지다. 여기서 이혼 하기 전 준비해야 하는 것이 이혼진술서 뿐만 아니라. 이혼하게 된 이유, 자신이 배우자에게 불이익,피해당한 사실에 대한 근거를 만들어야 한다. 실제 지인의 경우, 이혼하기 전, 손가락을 다친 바 있다. 불륜과 폭력은 기본이며, 경제적 착취도 있었다. 이러한 부분은 부부의 정이라는 이유로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김원의 『결혼진술서』은 이혼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이들에게 필요한 책이며,이혼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정리하게 되며, 나의 권리와 책임을 찾고, 결혼 후 누구나 겪게 되는 챡임회피나 도피로 인해 억울하거나 원망스러운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함이다. 내 주변에 이혼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는 악 있다면, 선물하는 것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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