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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 오브 아트 - 80점의 명화로 보는 색의 미술사
클로이 애슈비 지음, 김하니 옮김 / 아르카디아 / 2023년 1월
평점 :
색은 주문자가 있는 초상화에서 새로운 의미를 갖는다. 옷이 인물의 지위와 가치는 물론이고 나아가 사회적, 종교적 규제를 전달하는 것처럼 색 또한 마찬가다. 미술의 역사에서 검은 색은 부침을 겪던 색이었다. 하지만 16세기에는 권력과 위엄, 문화적 품위의 상징으로 여겨지면서 왕과 귀족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48-)
젊은 흑인 여성이 강렬한 파란색 숄을 두르고 안락의잘에 앉아 있다. 의자 등받이의 광택 있는 금색 테두리는 반작이는 금색 귀걸이와 조화를 이룬다. 따스한 검은색의 피부와 머리카락과는 대조적으로 복잡하게 묶은 머리 두건과 고전적인 스타일의 의상은 밝은 흰색이다. 크림슨색 리본을 허리에 옷을 고정했지만 묶지 않은 부분이 어깨에서 흘러내려 오른똑 가슴이 드러났다. 이때 그녀의 가슴은 자유를 상징한다. 평면적인 베이지색 배경과 달리 그녀을 이루는 다양한 색체가 노래하고 있다. 인물의 피부 또한 입술처럼 광택있게 반짝인다. 그녀는 차분하고 매력적인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 우리와 시선을 맞춘다. (-92-)
이 작품은 보는 이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는다. 초상화의 쥔공인 베르트 모리조는 에두와르 마네의 도료 화가이자 훗날 그의 처제가 된 인물로, 그녀의 초상화는 마네의 인물 탐구이자 색조 연구의 결과물이었다. 마네는 인상주의의 시작점에 있었지만 이 작품의 절반 이상을 뒤덮는 검은 색은 인상주의 화가들이 가장 기피하는 색이었다. 온통 검은색으로 둘러싸인 모리고는 진줏빛 회색 배경에서 마치 조각상처럼 보인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강렬한 검은색 외투와 정교하게 그려 올린 모자에서 움직임이 느껴진다. 오직 붓질만으로 빛과 어둠을 표현해낸 것이다. 마네의 동료 화가였던 피사로는 "마네가 검은색으로 빛을 만들었다"고 극찬했다. (-112-)
'표현주의 Expressionism'는 대게 20세기 작품을 일컫는 용어이다. 하지만 이 새로운 미술 사조는 1880년대 후반 빈센트 반 고흐에 의해 시작했다고 봐야 한다. 반 고흐는 인상주의 작품과 고갱의 상징적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아주 선명한 색으로 구성된 팔레트를 사용하여 들쭉 날쭉하고 과열된 붓질로 캔버스를 채워나갔다. 고달펐던 삶이 끝나갈 무렵 그는 걷잡을 수 없는 창의력의 폭발을 경험했고 밤낮으로 쉬지 않고 일하며 캔버스에 자신을 쏟아부었다. 유토피아적인 노란색으로 해바라기를 그렸고, 꽃이 만개한 아몬드 나무와 밤의 카페 테라스를 그렸다. 늘 지나치게 흥분하고 했던 고약한 습관마저도 작품의 원동력이 되었다. (-153-)
이 작품은 젊은 여성의 옆모습을 보여준다. 금빛 녹색 벽 위로 그녀의 그림자가 드리운다. 그녀는 목이 높은 짙은 상의를 입고 머리카락을 목덜미 뒤쪽으로 동그랗게 묶었다. 긴장이 풀렸는지 입을 살작 벌리고 턱을 아래로 내린 모습이다. 그녀의 시선은 아래쪽을 향해 있다. 이아돔-보아케의 작품 속 모든 가상 인물들처럼 그녀 또한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있다. 그녀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알 수 없지만 붇그럽게 올라간 입술과 내리 깐 속눈썹에서 슬픈 미소가 어려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234-)
클로이 애슈비 「컬러 오브 아트」 는 우리가 미술에서 색에 대해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살펴 보고자 한다. 고대부터 최근까지 미술이 품고 있는 상징과 의미를 미술 사조에 담아내고 있었으며, 사람과 산물에서, 인상주의,표현주의를 완성하게 된다. CMYK 로 이해되는 미술의 색채에 대해서, 색상, 명도와 채도로 이루어진 그림의 색의 3요소를 이해한다면, 자연 그대로의 및과 그림자에 의해 형성된 세상을 그림 화복에 담아내고자 하는 인간의 예술적 집착과 갈망을 엿볼 수 있다. 화가들은 죽음에 이르는 독을 이용하여,나만의 색을 만들고자 한다.
특히 이 책에서, 빛과 어둠에 주목해 보고자 하였다. 특히 검은색은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어둠, 그림자, 부정, 불결, 절제, 엄숙함 등등이다. 특히 종교에서, 검은색은 절제에 해당된다. 욕망에서, 자신의 삶을 최소화하며, 내 삶에 자유로움 뿐만 아니라 내면의 어둠도 살펴보고 있었다.
특히 검은색은 인간의 피부 색과 엮이고 있었다. 한때 살색이라 불리었던 크레파스 색이 사라졌던 것은 그 색이 인간의 차별과 혐오를 조장한다는 인식 때문이다.고인이 된 마이클 잭슨이 검은 피부색을 하얀 피부색으로 바꾸기 위해서, 성형 수술을 반복했던 것은 검은색에 대한 열등감, 트라우마 때문이다. 이 책에서, 검은 색이 인간의 내면 속 부정에 대해서 말하고 있었다면, 밝음만이 이 세상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를 은유적으로 푠현하고자 한다. 한편 반고흐의 색은 표현주의에 맞는 독창적인 색을 만들었다. 때로는 불안했고 때로는 어두었으며, 희망과 절망을 담고자 하였다. 종교, 초상화에 검은색이 많이 쓰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뭉크의 절규 또한 컬러를 뒤섞어 놓음으로서, 한 인간의 심리적인 가면을 들추고자 하는 노력 하나하나, 미술에 투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