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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의 개성상인 1 - 물의 도시로
오세영 지음 / 문예춘추사 / 2023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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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포로들은 추위와 굶주림 속에서도 겨울 내내 이리저리 끌려다니며 집을 짓고, 산을 개간했다. 그리고 사탕수수를 정제하는 일에도 동원되었다. 루손(필리핀) 이나 류큐 (오키나와)에서 들어오는 사탕수수는 설탕으로 정제되어 약재로 팔렸으며, 남은 조당(糟糖)은 술을 만드는 원료로 쓰였다. (-45-)
"나, 사쓰마에게 섭섭한 거 많이 있는 사람이야. 나는 내려보낼 물품을 구하느라 죽어라 돌아다니는데, 그리고 사쓰마의 쌀을 제값 받고 파느라 허구헌 날 목이 쉬는데 이렇게 좋은 물건, 내게 좀 나눠주면 안 되나?" (-110-)
말로는 별거 아니라고 하면서도 구에르치노 대리인은 미련이 남는 모양이었다. 구에르치노 대리인 말대로 안토니오는 휴가 중이다. 안토니오는 투덜대는 구에르치노 대리인에게 인사를 건네고 상사를 나섰다.
숙소인 류셀라니 수석부지배인의 집으로 돌아오자 그동안 쌓였던 피로가 함꺼번에 밀려왔다. 안토니오는 연미복을 벗지도 않고서 그대로 침대에 쓰러졌다. 그런데 막상 침대에 눕자 낮에 겪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뇌리르 스치고 지나가면서 잠이 오질 않았다. (-193-)
가슬란티가 갑자기 친근감을 드러내자 로셀리노는 어리둥절했다.
"내가 델 로치 상사의 알베르토 대리인에게 크게 한 방 먹은 것은 당신도 잘 알겠지. 그 후로 내가 어떻게 살았는지는 당신은 상상도 못할 거야, 무능한 상사원으로 찍혀서 하루아침에 거리로 내몰렸고, 그 다음에는 지옥같은 삶이 기다리고 있었지." (-266-)
"중개무역에 의존하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한자동맹의 경우를 보면 잘 알수 있지 않습니까. 따지고 보면 베니스는 한자동맹만도 못한 처지지요.자체 생산품이 뭐 있습니까? 기껏해야 유리인데 그나마도 독점시대가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하인리히는 마치 베니스의 종말을 선언이라도 하듯 매몰차게 몰아붙였다. 알베르토 부지배인은 피가 거꾸로 솟아오르는 것 같았다. (-369-)
1993년에 출간된 책 「베니스의 개성상인」시리즈가 다시 개정판으로 돌아왔다. 이 소설은 1592년 쯔음 , 임진왜란 칠천량 전투 시점으로 돌아가 보고 있었다. 전쟁으로 인해, 그 당시 지팡구로 건너가야 했던 송상 유승업은 지팡구를 떠나 유럽으로 건너가게 된다.
개성상인, 송상이라 부른다. 송상의 원조 뿌리 하면, 고려를 세운 태조 왕건이 있다. 그 당시 무역에 능통하였으며, 고려시대 이전부터 한반도에서 생기는 도자기, 옷, 인삼이 중국, 일본으로 팔려 나갈 수 있게 된다. 「베니스의 개성상인」은 한목을 입은 동양 그림, 루벤스가 남긴 그 그림에 ,작가의 허구를 기반으로 쓰여진 스토리텔링이다.
이 소설은 선조임금부터 ,인조까지 이어지는 조선의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허구 소설이다. 특히 이 소설에서 눈여겨 볼 수 있는 것은 17세기 중세 유럽의 변화 그 자체이다. 사무라이 무사가 지배화였던 지팡구를 떠나, 포로 신분에서, 유럽 주제 상사원이 되었던 유승업은 서서히 자신의 운에 의해서, 성공의 출발점이 되고 있다. 하멜표류기 이전의 조선과 유럽의 교류를 다룬다.15세기`16세기 유럽의 암울한 모습에서 벗어나 서서히 유럽 사회가 경제에 있어서 기지개를 펴는 시대적 배경을 안고 간다. 일본 포로 유승업이 프란체스코 카를레티 부자에 의해서,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나갔다. 육로와 수로를 기반으로 , 무역을 확장하는 수완을 유승업이 발휘하였다. 이 소설에서 눈여겨 볼 수 있는 것은 유럽 중세의 변화 분만 아니라, 베네치아의 무역흐름, 더 나아가, 오스만 투르크와 유럽의 경제적, 역사적 충돌,여기에 한자동맹이라는 역사적 사실이 안토니오 코레아에게 어떤 영향력을 제공하는지 살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특히 지금 우리에게 익숙한 복식부기가 개성상인에 의해서, 먼저 시작되었으며, 그 당시 프랑스, 영국, 스페인의 충돌과 함께 무역전쟁의 전초전을 예의주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