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분 이해하는 사이 - 교유서가 소설 2022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김주원 지음 / 교유서가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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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남처럼 생각 안 한다니까. 다른 이유를 대. 너 학원이나 과외로 논술 배운 적 있냐? 나는 배우지는 않았지만 알아본 적은 있음. 네이버 지식인에 내가 쓴 질문 아직 있을 걸. 고1인데 학교 관두고 검정고시 봐서 수시 논술 전형으로 대학교 가고 싶은데요. 어쩌고저쩌고 나는 논리랑 말하기 둘 다 약해. 그러니까 이건 네가 나를 이길 거야. 자 논리적으로 나를 설득해봐. 너 두고 나만 가야 하는 이유."

"뛰어내릴 거야. 지켜보지 마." (-13-) 「십분 이해하는 사이 전문」

제가 가위바위보에 져서 라면을 끓여야 했는데 김서희 씨는 계란 넣지 말라고 명령한 후 자기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저는 거의 다 익어가는 면발을 강렬하게 쏘야보다가 냉장고 문을 확 열고 계란 두 개를 꺼냈지만 한 개는 다시 넣고 계란 하나를 톡 깨서 펄펄 라면이 끓고 있는 냄비에 넣어버리고 맙니다. 당연히 김서희 씨는 이 사실을 알게 되었고 자기 말을 무시했다는 이유로 저를 궇석에 몰아넣고 다다다 속사포 언어 공격을 했습니다. (-54-)

공식적으로 높은 건물의 옥상은 개방하지 않는다. 그 옥상이라는 개념은 자살 총동을 일으키는 공간이라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옥상은 기차역 철도만큼 위험한 곳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특히 학교 옥상은 철두철미하게 막아 놓는다.소설 『십분 이해하는 사이』은 옥상에 관한 이야기다. 두 편의 소설이 연속으로 이어지고 있는데,주인공들은 죽었거나, 죽으려고 했던 이들이다. 즉 두 사람이 옥상 위에서 대화를 하고 있었다. 왜 죽고 싶었는지, 왜 죽으려고 하는지, 힘든 것은 무엇이며, 죽음 이후에 어던 일들이 생길지 상상하게 된다.

누군가를 십분 이해한다는 것이 말과 다르게 어렵다는 걸 보여주는 이야기였으며, 우리 삶에 대해서, 다시금 느낄 수 있는 소설이다. 두번 째 이야기 「우주맨의 우주맨에 의한 우주맨을 위한 자기소개서」 에는 주인공 김한솔과 백수 신분이었던 한솔의 삼촌 김세종, 그리고 누나 김서휘가 나오고 있었다. 죽으려 했던 이를 살리면서, 우주인으로서 특별한 힘을 가지게 되고,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고 있었다. 한 가족 안에서 , 발생하는 여러가지 삶의 편린들이 서로 섞여 있어서, 깊은 여운을 남기고 있었다. 오로지 주어진 살기 위해서, 이해와 공감을 얻고 싶었지만, 사회는 그 사소한 것 조차도 기본 조건 조차도 인정하려고 하지 않는다, 이해와 공감 이전에 의심과 멸시, 비판이 당연한 우리 사회에서,주인공이 얻고자 하는 기본적인 삶의 구원의 실체가 매우 사소한 것에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섣불리 판단하고, 비판하며, 남의 이야기를 쉽게 말하는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사회적 병폐가 어디에서 기인하고 있는지 , 「우주맨의 우주맨에 의한 우주맨을 위한 자기소개서」 에서 살펴보고 있다. 꿈과 희망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소소한 이해와 배려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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