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퓨전 요리사 리틀씨앤톡 모두의 동화 32
정복현 지음, 홍연시 그림 / 리틀씨앤톡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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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이 , 돈 워리."

민설이가 그만하자는 듯 손바닥을 아래로 꾹꾹 누르는 시늉을 했다. 어이가 없었다. 실컷 약올려 놓고 없던 일로 하자니, 그리고 걱정 말라니. 그게 말이 되냐고 따지려는데 바람을 쌩하니 일으키면서 내 옆을 지나쳐 갔다. 뒷모습을 노려보다가 어기적 어기적 손을 씻으러 갔다. 점심으로 나온 스파게티를 먹는데 기분이 얹짢아서인지 체하고 말았다. (-17-)

"무등산 수박은 검은 줄무늬가 없어서 푸랭이라고 불러. 햇볕이 강하고 일교차가 큰 곳에서만 자라는데 한 덩굴에 한 통만 열려. 희소가치 때문에 엄청 비싸지. 명품이 비싼 이유하고 비슷해." (-29-)

실제로 영찬이는 민설이 일이라면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났다. 민설이 입장에서는 그런 영찬이를 굳이 멀리할 필요가 없었다. 모둠 하는 동안 편하게 지내 수 있으니까. 그런 줄도 모르고 좋아하는 영찬이가 안 됐다. (-35-)

입술에 피가 나도록 깨물었다. 엄마가 베트남 사람이든 아니든 나 한테는 우리 엄마일 뿐이다. 어마가 창피하다는 생각은 한 번도 안 해 봤다. 나를 욕하는 건 참을 수 있어도 우리 엄마를 물고 늘어지는 건 참을 수 없다. (-84-)

민설이와 화해를 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껄끄러웠다. 둘 다 진심으로 사과한 게 아니니까 당연하다. 민설이는 모든 끼리 토론할 때 일부러 거리를 두고 말수를 줄였다. (-102-)

누군가 나에게 불친절하거나 상황에 따라서, 어떤 억지스러운 행동을 보일 떄, 상당히 불편하고,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알고 싶어진다. 나와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거나,나와 가치관이 다르거나, 피부가 다를 수 있고, 생각이나 경험이 다를 때, 상황이 불편하게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다.그럴 때, 우리는 서로 거리를 두어서, 안전한 거리를 유지하거나, 서로 불편하니 딴청을 부릴 때도 있다. 즉, 나와 불편한 관계에 있는 사람에 대해서, 나 스스로 경계하고, 미리 조심하게 된다.

책 「오늘은 퓨전 요리사」 에 나오는 김민설이 분아에게 그런 존재였다. 준아 앞에서, 가시돋힌 말을 하고, 항상 자신의 모임의 주도권을 가지려 한다. 마치 민설이 성격이 그런 줄 알았던 준아는 요리 모둠에 두 사람이 함께 요리를 기획하고, 만드는 과정이 매번 조심스럽다. 하지만 둘 사이에는 비밀이 있다. 준아의 엄마는 베트남 사람이며, 베트남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민설은 겉보기에 명품으로 치장하고 있지만, 내면에 상당한 열등감을 감추고 있었다. 즉 민설이의 말과 행동 뒤에는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숨어 있었다.

퓨전 요리란, 서로 다른 나라 음식을 함께 만들어 가는 과정 속에 있다. 영찬의 엄마는 조선족이며, 민설에게 친하게 지내려고 애쓰고 있다. 준아의 엄마는 베트남 사람이다. 한 때 베트남을 베트공, 월남이라 했던 그 나라, 월남쌈, 월남전쟁으로 유명한 나라이기도 하다.그런 상황과 조건에서 , 준아의 성격, 려희의 소심함, 똑부러지고 자기 주장이 강하며 야무진 민설이, 양꼬치를 좋아하는 영찬, 그리고 요리하는게 재미있는 준아,이렇게 내 아이는 학교 교내에서 같이 요리하게 되었고, 보이지 않는 갈등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평등과 자유를 좋아하는 대한민국에서, 차별과 혐오, 낙인의 원인이 어디에서 시작되는지 살펴 보는 것이 필요하다.

즉 「오늘은 퓨전 요리사」 에서, 네 아이의 일상 속에는 다문화가정의 고충이 숨어 있다. 대한민국 역사는 꽤 오랫동안 단일 민족국가라고 배워 왔다. 현실은 다문화가정이 더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며,그 과정에서, 사회적 갈등과 반목, 폭력과 같은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다문화가정에 대해 멸시와 차별의 원인은 아이들이 어릴 적 학교생활에서 시작되고 있으며, 준아와 민설의 갈등처럼, 학습된 편견과 차별, 선입견으로, 마치 자신이 스스로 의도된 행동을 하는 것을 권리라고 착각할 수 있다. 그것에 대해서, 하나하나 물어버고, 바꿔 나가야 하는 이유, 어떻게 화해하고,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해야 하는지, 『오늘은 퓨전 요리사』 에서 그 상황을 잘 묘사하고 있다. 즉 민설과 준아의 관계를 가해자와 피해자로 볼 것이 아닌, 사로가 사회가 만든 피해자이며, 아이들의 내면속 상처와 아픔을 이해하는 것이 우선 필요하다.


리틀씨앤톡 출판사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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