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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도 장례식장에 간다 - 동물들의 10가지 의례로 배우는 관계와 공존
케이틀린 오코넬 지음, 이선주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1월
평점 :

인간이나 동물이나 처음으로 관계를 맺을 땐 인사부터 한다. 인사를 하는 주체는 유대 관계를 돈독히 하고 신뢰를 쌓을 뿐만 아니라 ,다른 개체의 호르몬이나 심리 상태에 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모은다.예를 들어 , 코와 입을 맞대는 코끼리의 인사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모은다. 예를 들어, 코와 입을 맞대는 코끼리의 인사는 정보를 수집하던 방식에서 진화했다. 코끼리는 서로의 입에 코를 갖다 대어 다른 코끼리가 무엇을 먹었는지 알아낸다. 먹어도 되는 식물과 먹으면 안 되는 식물을 스스로 가려낼 수 없기 때문이다. 단순한 몸짓이지만 의례로 자리 잡을 만한 중요한 일이었다. 주둥이를 핥는 늑대의 인사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다른 개체가 먹은 것에 관한 정보를 캐내는 행동이었지만 점차 인사 의례로 발전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호르몬 상태에 관한 정보를 얻으면 상대방의 신체 건강과 정신 건강 상태를 알 수 있다. (-57-)
비슷한 이유로 암사자는 자주 상처 입은 먹잇감을 새끼들에게 선물한다. 새끼들더러 가지고 놀게 하면서 사냥하는 법을 가르치기 위해서다. 내가 코끼리를 연구하는 나미비아 현장에는 암사자 '밥테일' 이 살고 있다. 그녀는 새끼들에게 선물하기 안성맞춤인 물건을 발견했다. 굉장히 비싼 연구용 마이크와 검은 털 뭉치 같은 바람막이 마이크 덮개였다. 어느 날 그녀는 그것을 죽은 동물로 착각하고 훔쳐갔다. (-134-)
놀이는 위험을 감수하는 생존 기술을 익히게 한다. 이를 입증하는 간단한 연구 결과가 있다. 연구자들은 사막에서 생활하는 나미비아의 힘바족 사회가 위험한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 서구 사회와 비교했다. 실험에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간단한 규칙을 알려주고 컴퓨터 화면에 나타나는 사각형들을 찾도록 안내했다. 사각형이 나타날 때마다 클릭하면 천천히 실적이 쌓여서 결국 목표를 달성하는 방식이었다. (-212-)
그곳을 빠져나오는 동안 바람이 더 거세지더니 불이 갑자기 길을 건너와 우리가 탄 트럭의 앞과 뒤를 에워쌌다. 이미 불에 탄 도로 양쪽에 남아 있는 누런색의 마른 풀들 사이로 불이 빠르게 번졌다.
몸에 검은 재가 뒤덮인 코끼리 가족이 우리 앞에서 모랫길을 횡단하고 있었다. 그을음이 묻은 그들의 회색 피부에는 주름이 얇게 잡혀 있었다. 오랫동안 물을 제대로 마시지 못해 피부가 건조해진 듯 했다. 새하얀 빛을 상아가 회색빛이 짙은 피부와 대조를 이루었다. 암울한 환경 속에서도 코끼리들이 잿더미 사이에서 찾아 먹을 수 있는 신선한 풀들이 군데군데 돋아나 있었다. (-282-)
현대 사회에서 동물은 인간의 삶과 긴밀히 엮여 있으며,가족이나 다름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인간이 대신할 수 없는 가치와 의미, 생명에 대한 소중함에 대해서, 동물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정서가 인간의 삶을 다양하고 풍요롭게 하기 때문이다. 최근 남한에 , 호랑이, 반달곰을 종복원 시키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이유는 관광 목적 뿐만 아니라 자연 속에서 , 야생동물이 살아갈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주기 위함이다.
코끼리, 인간을 제외하고, 영장류를 제외하고, 지적인 능력이 높다고 말하는 동물이다. 인도나 뱅골 지역은 코끼리를 신성시하여, 실제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에는 코끼리를 이용한 전쟁도 있었다. 코끼리의 삶은 인간과 친근함과 친밀함이 느껴지는 이유, 가축화되지 않는 야생동물 들 중에서 코끼리에 대해 애틋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인간사회의 중요한 가치로 예의범절이 있고,메너,인사가 있다. 동물 사회도 예의 범절이 존재한다. 그들의 예의 범절은 생존을 위한 행위에서 ,예의 범절로 발전한 케이스다. 나의 나약한 부분을 들이밀어서, 그들과 서로 신뢰를 쌓아간다. 코끼리 뿐만 아니라 야생동물의 본성이나 행위를 보면 ,호모사피엔스 이전의 인류의 삶을 이해할 수 있다. 즉 유전자가 가장 일치하고 있는 침팬지의 생활을 보면, 인간이 고통스러워하고, 장례를 지내며, 나의 삶에 이로움을 준 이들에게 감사의 표시를 하는 것에 대해서, 동물의 삶도 여기서 벗어나지 않는 이유다. 페이스북을 보면, 캣맘, 캣파파가 길고야이게게 밥을 종종 주는데, 고양이가 쥐나 야생먹이를 인간에게 물어다 주는 것을 본다면, 인간만이 타인에게 선물하고, 감사하고, 고마워 하는 것은 아니다.슬픔과 아픔,기쁨을 표정으로 드러내는 침팬지의 생태도 나온다. 행위는 다르지만, 동물들의 삶도 별반 다르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