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여섯 개의 돌로 남은 미래 - 교유서가 소설 2022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박초이 지음 / 교유서가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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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여섯 개의샐쭉한 얼굴로 여자가 긴 머리카락을 넘겼다. 손톱 위에는 갖가지 화려한 장식이 수놓아져 있었다. 아, 저 손톱. 구의 SNS 에서 봤던 손톱이었다. 어떤 일을 하길래 더토록 화려한 손톱을 가지고 있을까, 궁금했다. 래퍼나 댄서, 혹은 인플루언서.어쩌면 지금 사귀고 있는 여자친구일지도 몰랐다.

구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장례식에 와줘서 고마워. 미래를 보내면서, 미래를 기억하는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었어. 문득 네가 생각났어. 와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10-)

"미래를 부르며 집안으로 들어서는 오빠 얼굴이 너무 행복해 보여서, 너무 다정해 보여서, 결혼하고 싶었던 거예요.미래의 자리에 제가 들어가면 완벽한 가정이 되겠구나 생각했어요."

지안의 얼굴에 미소가 감돌았다. 아마도 구와 함께 할 미래를 상상하는 듯 했다. 나도 누군가와 함께할 미래를 그려보았지만 그 어떤 미래도 그려지지 않았다. (-27-)

자리에서 일어서려는데 바닥에 널브러진 날파리 시체들이 보였다. 꽤 오래전에 죽은 것 같았다. 시체들 위로 먼지들이 살포시 내려앉았다. 그것들이 민들레 홀씨처럼 흩날렸다. 방안을 휘젓고 다니며 나풀거렸다. 곧 어딘가로 사라졌다. 그것들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날파리인지 먼지인지, 홀씨인지, 혹은 반딧불이인지. 어쩌면 꽃잎일지도 몰랐다. 그것이 무엇이든 그저 나는 좋았다. 청소만 하면 해결될 일이니까. 정말 무서운 것은 아무리 노력해도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51-)

여자의 마음을 알수 없었다. 웃는 건지, 화를 내는 건지. 애매한 웃음과 불투병한 엄격함.반말과 존댓말이 뒤섞인 모호한 말투. 아이는 엄마 말은 들은 체도 하지 않고 아이스크림 진열대 문을 열었다. 발돋움을 하며 통안에 손을 집어넣었다. 아이의 손끝에 초콜릿이 묻어났다. 여자는 더이상 대꾸할 기력도 없다는 듯, 한숨을 쉬며 다가왔다.

"초콜릿무스로 주세요." (-59-)

언니가 덤덤하게 소주를 들이켰다. 모든 격정이 사라진, 원하는 것이 없는 사람의 표정이었다. 술이 있으니 술을 마시고 밥이 있으니 밥을 먹은,그저 본능에만 충실한 사람의 표정. 무기력해 보였고 나약해 본였다.활력이 필요할 것 같았다. 나도 모르게 말이 튀어 나왔다.

"언니, 저랑 싱가포르 갈래요? 겨울에 매장이 확장공사 하거든요." (-71-)

작가 『스물여섯 개의 돌로 남은 미래』에는 두 편 『스물여섯 개의 돌로 남은 미래』과 『사소한 사실들 』을 제시하고 있었다. 첫번 째 이야기 , 『스물여섯 개의 돌로 남은 미래』에는 반려고양이 미래의 장례식에 전 여자친구를 부르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남친의 현 여친과 함께 소통하고 있었다. 이 소설은 친밀감과 신뢰, 타인의 부애, 상실과 고독이 겹쳐지고 있으며, 현대인들은 내면의 고독을 어떻게 해결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특히 남자친구 구와 전 여자 친구 사이의 공통점은 반려고양이에 대한 추억을 함께 한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가 쓸쓸함과 외로움을 체득하면서 살아가고 있으며, 가족이나 다름 없는 내가 키우는 고양이 장례식에 전 여자친구를 데려오는 정서를 엿보고 있었다. 이 소설은세대에 따라서,다르게 생각할 수 있다. 기성세대에게 고양이는 쥐를 잡아주는 역할에 불과하다. 그러나 젊은 이들 ,경제적 독립을 우선하는 1코노미에 익숙한, MZ세대에겐 가족의 부재에 대한 외로움을 덜어주는 존재였다. 전 여자친구가 남자친구였던 주인공의 요구를 허락했는 건 그래서였는지도 모른다. 21세기 달라진 현대 사회의 변화를 엿볼 수 있다.

두번째 이야기 『사소한 사실들 』은 부재에 대해서,자유와 소외를 엿보고 있었다. 주인공에게 허락된 이동은 자유를 얻기 위한 이동이 아니 현재의 내 삶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아둥바둥에 불과하였다.아버지가 부재한 상태에서 ,어머니는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식당, 택배, 마트,학교 급식실을 이동하고 있으며,그 모습을 지켜보는 주인공은 자신의 현재의 상황을 모순을 금새 느끼고 말았다. 이후 스스로 자유를 위한 이동을 욕망하게 되는데, 대학 입학, 성인이 되는 것, 엄만와 내가 사는 고향과 거리를 두는 것이 있었다. 딸이 바라보는 세상과 엄마가 바라보는 세상을 서로 비교하게 되었으며, 우리 사회의 팍팍한 현실을 이해할 수가 있다.  돌로 남은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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