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로 간 처녀 - 처음 공개되는 작품으로 상영중단까지 당한 사회고발 문제작 김승옥 작가 오리지널 시나리오
김승옥 지음 / 스타북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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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판 앞에서 강의하고 있는 선생, 그리고 열심히 듣고 있는 아가씨들 틈의문희,시선을 창밖으로 돌리면 부감되는 거리를 질주하는 버스들. (-15-)

스피커에서 25호차 발차해요! 25호차...!

깜짝 놀라는 문희 ,식사를 중단하고 벌떡 일어나서.

문희(주인에게) 아저씨! (먹다 남긴 밥상을 가리키며) 이대로 놔둬요! 이따 와서 먹을 거예요!

뛰어나간다. (-54-)

안내양들 환호성 울린다. 김 기사의 기타 반주에 맞춰 노래하는 영옥. 텔레비를 보며 박수로 박자를 맞추며 합창하는 안내양들. 껴안고 스텝을 밟은 아가씨들도 있고 목에 핏대를 세워가며 열심히 부르는 게 코믹하게 보이는 아가씨도 있고 괜히 감격하여 눈물을 글썽이며 노래하는 아가씨도 있었다. 직장의 즐거운 한때다. (-102-)

대표저서 무진기행으로 대표하는 작가 김승옥의 오리지널 시나리오 『도시로 간 처녀』를 읽게 되면, 1980년대 초, 우리 한국 사회의 변화를 엿볼 수 있다. 시나리오 『도시로 간 처녀』와 영화 『도시로 간 처녀』를 본다면,감성적이면서, 낭만적인, 순수한 영화 스토리를 감지하게 된다. 실제로 집 앞 마을 공동터에서 빨랫비누로, 직접 손읊 호호 불면서, 빨래를 했던 그때의 향수, 직접 돈을 벌러, 도시로 도시로 가야 했던, 시골 처녀들의 일상이 오롯히 느껴지며,버스 안내양의 희노애락을 깊이 느끼게 된다.택시 기사가 되는 것이 성공으로 인식되었던 그 시기였다.

버스안내양의 몸수색이 다반사였으며, 고학생이었던 문희의 애인 광석, 돈을 벌기 위해서,중학교 중퇴를 할 수 밖에 없었던 문희는 조금씩 조금씩 광석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고학생이면서, 잡상인이었던 광석, 순수하고, 돈에 있어서는 철두철미하고, 바른 길을 걸어가는 문희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으며,부끄러움을 스스로 느끼고 만다. 문희는 때로는 돈이 없는 이들을 대신하며 ,밥값을 지불하기도 하고,베풀며 살아가고,이 영화는,이 시나리오는 1950~60년대에 태어난 이들, 버스안내양에 대한 기억을 가지고 있었던 부모 세대에게 그때의 순간을 찰나에 대해 새록새록 느끼게 한다.특히 버스안내양과 버스 기사 간의 밀고 당기는 여러가지 모습들, 하루 내내 버스에서 타고 내리면서, 승객에서 버스비를 받아야 했던 그 때 당시의 추억들이 오롯이 느껴진다. 물론 20세기 끝무렵, 시외버스를 탈 때면, 잡상인이 혁대 나 생활용품을 들고 팔았던 것은, 1980년대 초반 우리 사회가 버스에서 물건을 팔 수 있도록 허용했기 때문이다. 3부 이자, 4부 이자가 통했던 그 때 당시, 물론 그러한 모습은 지하철, 기차 안에서도 관행적으로 나타나곤 했으나,우리 사회에서 인권에 대해서 의식 수준이 높아짐으로써 제도적으로 바꿔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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