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마 겐고, 나의 모든 일
구마 겐고 지음, 이정환 옮김 / 나무생각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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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가 기하학을 무기로 삼은 것은 1980년대에 한정된 이야기는 아니다. 크로르뷔지에나 미스 반데어로에 등 모더니즘 건축가들은 단순학도 아름다운 기하학으로 잘 알려져 있었고,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도 르네상스 이후 건축가의 중요한 능력은 기하학을 멋지게 구사하는 것이었다. 기하학이야말로 건축가라는 직업의 기반이었다. (-46-)

퍼스널 컴퓨터가 세상을 바꾸기 시작할 것이라는 예감은 있었다. 1984년에는 스티브잡스의 손으로 만든 매킨토시가 발매 되었고, 1985년 뉴욕에 도착한 나는 대학협동조합에서 실용 컴퓨터라고 불리는 매킨토시 512k 를 학생 할인으로 구입했다. 그러나 그 볼품없고 사용하기 힘든 '상자' 를 사용해서 건축 도면을 그릴 생각은 할 수 없었다. (-69-)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면서 비판하는 것만으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비판을 할 게 아니라 그것을 대신할 방법과고 스스로 발견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이제 바통은 넘어왔다. 그렇다면 어느 쪽 방향으로 달려야 할까. 혼란 속에서 새로운 방법을 찾아 써 내려간 잡다한 에세이들을 정리한 것이 이 책이다. (-179-)

일본 목조 건축에 전해지는 '지옥의 조립'이라는 섬세하고 복잡한 조인트 시스템을 이용해 아우야마 뒷골목에 목제로 숲 같은 공간을 창조했다. 복잡한 나무 구조체는 구조 전문가 사토 쥰과의 컴퓨터 작업을 실시간 병행해 가능했다. (-266-)

주변의 민가에 이용되고 있던 낡은 기와를 재활용했고, 벽면도 낡은 기와를 스테인리스 와이어로 고정한 스크린으로 덮어 태양광을 차단하는 부드러운 파사드가 완성되었다. 수공으로 구워낸 기와는 일본의 공업제품 기와와는 대조적이다. 치수도 색채도 다양한 민가의 기와에 의해 건물을 대지에 융화시켰다. (-278-)

완성된 이후의 인간관계도 보통의 맨션처럼 어색한 관계에 머물지 않고 코퍼레이이브 하우스의 주민끼리는 함께 집을 지었다는 의식이 공유되어 처음부터 친구로 시작하고 시간이 지나도 사이가 좋았다. 근처의 코퍼레이티브 하우스 주민들과도 교류가 있어서 모두가 만족스럽고 활기차 보였다. 사람과 마을이 하나로 연결되는 느낌이 있었다. (-312-)

2년 전 구마 겐고의 『구마 겐고, 건축을 말하다』을 읽은 적이 있었다. 그동안 잊혀진 건축가 구마 겐고는 점과 선, 면으로 건축을 만들어 나가며, 미니멀한 건축,낮고,느리며, 작은 건축을 지향하고 있었다.지진, 화재, 화산폭발이 빈번한 일본의 독특한 건축 양식에 구마겐고의 건축은 일치한다. 그가 추구하는 건축 철학은 현실과 타협하지 않으며, 마음에 들지 않는 디자인을 거부한다. 건축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기본철학을 잃지 않았다. 즉 건축은 사람이 머무르며,장소와 연결되며, 하나의 마을 공동체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이 머무르는 내구성과 가성비가 건축에 내재되어야 한다. 건축 구조에 대해서, 놓칠 수 없는 이유다. 그리고 20억원이 있어야 만들 수 있는 어떤 건축 양식에 대해서,그 10분의 1로서 동일한 건축, 건축에 대해 합목적성을 추구한다는 것,그것이 구마겐고의 건축의 고유한 원칙이면서, 독특한 특징이 되고 있다.

즉 어떤 건축이 사람들에게 필요한 건축이 되기 위해서, 자본이 아닌, 그 장소에, 그 공간에 어울리는 건축이 되어야 한다.특히 미니멀하고,기하학적이면서,모더니즘 건축을 선호하는 현대 사회에서, 1954년생 구마겐고 가 추구하는 건축 양식은 주변의 건축 기초 자원를 최대한 활용하되,공간이나 마을의 역사와 문화,전통에 위배되지 않으며, 이질적이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그가 추구하는 건축은 낡았지만, 낡지 않게 보여준다. 역사성을 띄며, 지역성과 친환경적인 건축, 미니멀한 건축을 추구하되,나만의 개성있는 건축을 요구하고,반영하는 이유다. 그 것이 이 책에서,구마 겐고가 추구하는 건축의 기준이 되고 있었으며, 『2021 타임지 가장 영향력 있는 100명 선정 』으로 구마겐고가 포함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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