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외롭지 않기를 - 먼 훗날의 아이에게, 20대 크리스천 엄마로부터
하은지 지음 / 한사람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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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그만 다니고 싶어요."

몇 달 밤을 끙끙 앓다가 마침내 선언했다. 이후의 반응은 불 보듯 뻔했다. 어린 딸의 충격 발언에 수화기 너머에선 무거운 침묵만이 맴 돌 뿐이었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그 찰나의 정적 속에서 나는 오히려 더 큰 확신을 느꼈던 것 같다.

부모님은 딱 잘라 거절하기보다는 조금 더 신중하게 기도해 보자며, 그 말 속에 강한 만류를 담아 보내셨다.

전화가 끊겼다.

`2010년, 열일곱의 어느 화창한 봄날이었다. (-9-)

아이야, 먼 훗날의 나의 아이야.

네가 발 딛고 살아가는 세상을 부정하지는 말되 그 속에 휩쓸려 동화되지도 말아라. 다수가 옳다 하는 일은 진실일 수 있지만, 사실 그렇기에 모두의 눈과 귀를 멀어버리게 하는 걸지도 모른다. 역사는 승자가 쓰는 것이지만, 그렇다고 하여 그 시대를 살았던 기록되지 못한 이들의 숭고한 정신과 삶의 방식마저 거짓이 될 순 없는 법이란다. 우리 인간은 각자의 토양에 뿌리를 딛고 있는 듯 보이나, 사실 땅을 파고 들어가 보면 저 깊이 모두 한 데 묶여 연대하며 살아가는 존재들이야. 때문에 혼자인 듯 해도 함께이고, 함께인듯 해도 결국 혼자인 존재들이다. (-14-)

노력이 언제나 그에 상응하는 결과를 즉각 주진 않는단다. 마음의 소원도,기도의 응답도 마찬가지야.하지만 황무지 길이라고 터벅터벅, 꿋꿋하게 씨앗을 뿌리며 걷다가 어느 순간 멀찍이 서서 뒤돌아 보니,나도 모르는 새 어엿한 꽃과 나무가 무성하게 자라 있더구나. 어떤 것은 반쯤 자라다 말았고, 멋대로 휘어지거나 마냥 예쁘지 못한녀석들도 있었어. 하지만 어쨋거나 모두가 한데 어우러져 내가 걸어온 풍경을 가득 메우고 있었지. (-70-)

인간이란 참 쉽게 공허함을 느끼는 존재다. 시시각각 마음이 변한다. 그래서 마귀에게 틈을 주면 안 된다. 얼른 초점을 다시 말씀으로 틀어야 한다. 영적 싸움이란 촌각을 다투듯 그토록 예민하고 치열한 일이다. (-113-)

서로 사랑하라는 것, 서로 용서하고 자비를 베풀라는 것. (세상 어디서 이런 귀한 가르침을 얻을 수 있나. 오히려 더 악랄하게 복수하라며, 용서하는 이를 두고 바보천치라고 이야기하는 세상이다.) 서로 사랑을 베풀며, 언제든 겸손하며, 약한 이들의 사정을 살피며, 간음하지 말먀, 도적질하지 말며, 살인하지 말며, 부모를 공경하며,가난한 자에게 온정을 베풀며....인간에게 해가 되는 말씀은 하나도 없다. 완전무결하다. 이보다 더 좋은 가르침이 어디에 있을까. (-134-)

고통이 올 때 시야와 생각의 틀이 굉장히 좁아진다. 하등 나약한 스스로를 날 것 그대로 마주하기에 그렇다. 감당 못할 두려움이 엄습해 오기에 그렇다. 그러나 약할 때 강함 되시는 분이 바로 하나님이시다. 바로 그 순간이야말로 그분께서 일하시며 영광 받으시는 순간이다.

감정에 휩쓸려있을 때 내리는 선택을 항상 조심해야 한다.그럴 때 일수록 주님을 바라봐야 한다. 자신을 철저하게 버리고 오직 말씀을 선택해야 한다. (-181-)

자신의 삶을 바로 세운다는 것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독학작곡가 하은지의 신앙에세이 『혼자 외롭지 않기를』에는 우리는 혼자이면서,함께 살아야 하는 존재라는 것을 잊지 않았다. 어떤 선택을 할 때 , 필요에 따라서 함께 하지만, 내 인생을 결정하는 어떤 선택은 오로지 나 혼자 선택하고, 혼자 결정하고, 혼자 책임져야 한다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래서 저자는 열 일곱 되기 전 해, 학교를 그만두었다. 중퇴를 하였고, 부모님에게 일방적으로 알리고 만다. 한순간에 불효를 저지른 느낌이다. 하지만 연약한 자신에게 단 하나의 선택과 결정이 내 삶을 바로 세울 수 있는 독립적인 존재라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 누구에게도 타협하지 않고, 오롯히 나의 분별에 의해서, 홀로 황야에 서서 홀로 선택한 것,그것이 스스로의 삶에 그 누구도 개입하지 않겠다는 의지에서 발현된다.그 선택은 나르 버리고,하나님의 말씀에 의해서 선택한다.

미래의 내 아이에 대한 사랑, 세상에 대한 용서와 자비, 어떤 상황이 주어진다 하여도 상처 받지 말것이며, 후회한다 하여도, 그것이 자신의 운명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복수나 증오보다 자비와 용서로 세상을 바라본다. 인간에게 해가 된다면, 선택하지 않으며, 결정하지 않는다. 내것을 함께 베풀며, 언제든 겸손하며, 약한 이들의 사정을 살피며 그들의 마음에 다가가는 것, 간음하지 말며, 도적질하지 말며, 살인하지 말며, 부모를 공경하며,가난한 자에게 온정을 베풀며 사는 삶은 예수그리스도가 자신에게 요구한 순종과 책임이자 의무였다. 포기하지 않는 삶, 언제나 내 앞에는 어떤 선택권이 놓여질 수 있으며, 여러가지 경험과 인생 여행에서 얻은 지혜와 안목으로 세상과 함께 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내 일상에 소소한 행복은 주어진 삶에 대한 나만의 신념과 의지에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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