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동 주식 클럽 - 하이퍼리얼리즘 투자 픽션
박종석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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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협박조로 뱉은 말에도 준수는 흔들리지 않았다.

"죄송하지만 따님과는 따로 상당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게 환자의 권리입니다."

"이봐, 점잖게 이야기하니까 상황 파악이 안 되나 본데 내가 누군지 알아? 당신네 병원이랑 여기 응급실에 의료법 , 간호사법 위법사항 없는지 탈탈 털어볼까?징계 한 번 먹게 해줘?" (-23-)

재혁의 집에 쌓인 뜯어 보지도 않은 대출독촉장, 밀린 공과금 고지서를 무기력하게 바라보던 은비에게 재혁이 말했다.

"야, 최은비. 나 진짜 마지막으로 1000만원만 더 빌려줘,.이번엔 진짜 확실해.지금까지 손해 본 거 다 복구할 수 있어."

도대체 왜 오빠는 나한테 자꾸 돈 이야기를 할까? 은비는 네 가지 가설을 생각해봤다.첫째, 나를 ATM 으로 생각한다. 둘째, 제2금융권 대출한도까지 이미 다 빌려 쓴 상태다. 셋째, 나한테 빌리면 무이자니까. 그리고 넷째는...생각하고 싶지도 않았다. 울컥 화가 난 은비가 재혁에게 쏘아붙였다.

"내 이름으로 대출까지 받아놓고 그 말이 나와? 오빠가 사람이야? 우리 부모님 돈까지 빌렸잖아! 이제 진짜 없어! 먹고 죽으려고 해도 없어!"

"진짜 확실하다니까. 나 좀 믿어봐.마지막으로! 우리 다시 돈 복구해서 결혼해야지," (-68-)

지운에게 서울 2030 초보 개미방은 신세계였다. 1700며이 한마디씩만 해도 스크롤이 빠르게 올라갔다. 수익 인증, 계좌 인증, 얼마를 먹었네, 40퍼센트를 잃었네, 국밥 먹고 한강 갑니다. 삼성전자 85층인데 저보다 더한 분 있나요...무수한 말이 떠올랐다 사라졌다. (-133-)

마석도의 아버지는 아내가 친정과 연을 끊는 바람에 자신의 출셋길이 막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늘 가족을 장애물로 여기고 폭언과 폭력을 일삼았다. 화장품 하나 과자 하나를 살 때고 가계부에 모든 것을 기록하라고 했다. 그리고 매일 가계부를 검사했다. 그는 매일 새벽 1,2시쯤 집에 귀가하곤 했는데 아내와 자식이 아버지를 기다리지 않고 먼저 자고 있으면 갖은 횡포를 부렸다. (-211-)

지금 닥친 위기를 모면하는 게 전부가 아니다.공포나 불안에 지지 않고 욕망을 인내하는 유일한 방법은 자신의 근육을 키우는 것이다. 근섬유가 찢어지고 다시 회복되어야 근육이 커지듯이 고통을 피하지 않고 받아들여야 한다.지운은 꼼수가 아닌 지루하고 어려운 하루의 반복만이 나를 성숙하게 만드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을 이제는 알았다. (-265-)

소설 『구로동 주식 클럽』은 구로 연세봄 정신건강이학과 원장이면서,주식 투자 실패의 경험을 기반으로 한 박종석 작가의 주식,재테크 소설이다. 주식 투자 성공을 인생역전으로 생각하는 인물이 등장하여,주식 투자를 하게 된 이유를 엿볼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작가의 경험에서 우러난 경험으로 주식투자의 희노애락에 대해서 디테일이 부분까지,주인공 박준수의 행동 곳곳에 파고 들어갔다.

소설 『구로동 주식 클럽』에서 주인공은 주식투자 컨설턴트 박준수다. 박준수는 응급의학과 의사로 일하다가, 고객의 갑질에 지치면서, 정신과 의사가 되어 주식컨설턴트로서, 주식상담, 주식 컨설턴트로서 주식에 관심 있는 이들을 모으게 된다.그의 모습은 주식 뿐만 아니라 의사로서 FM이다. 원리원칙에 따라서 행동하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최은비, 부자곰, 민지운, 이영준, 마석도가 함께 박준수의 컨설팅을 받고, 카톡 오픈방 『구로동 주식 클럽』에 모일 수 있었다. 서로 주식 투자 노하우를 공유하고, 주식 투자 를 하다가 위로를 얻는다. 서로가 공통된 경험이 위로와 치유로 함께 소통할 수 있는 힘이 되고 있었다.

이중에서 최은비 대리가 눈에 들어왔다. 연인이었던 재혁과 함께 생활하는 은비는 재혁이 주식투자를 핑계로 은비를 힘들게 하고 있었다.깨진 물동이에 물붓기나 다름 없었던 재혁의 주식 투자 실패, 본전만 찾으면, 주식 투자를 하지 않겠다는 다짐은 공염불에 불과했다. 은비의 돈 뿐만 아니라 은비의 부모님의 돈까지 끌어들이는 상황으로 인해 은비는 경제적으로 쪼들리게 되는데, 여전히 재혁은 정신 차리지 못하고, 은비의 손을 빌리고 있었다.자살하려는 충동에 시달리게 된다.

또다른 주식에 손을 댄 마석도가 있었다. 마석도는 아빠의 의처증에 가까운 행동 하나 하나에 지치고 만다. 딸에 대해서, 일거수 일투족 간섭하는 것 뿐만 무엇을 구매하고, 어떤 것을 쓰는지, 행동 하나하나, 생각 하나하나까지 지배하려고 한다.아내 뿐만 아니라 딸의 모든 것을 알고 싶어하고, 관리 통제하려고 한다. 마석도가 주식투자를 하는 이유는 아빠에게서 벗어나려고 하려는 심리, 행복해지고 싶어서다. 소설 속 주인공의 삶을 보면, 주식 이론에서 보았던 주식 투자방식이 현실과 얼마나 다른지 엿볼 수 있었다. 소위 경제에 관하여 최고나 다름 없었던 ,경제학 관련 전공자 뿐만 아니라 주식 전문 투자자들 조차도 주식 투자에 실패할 수 있다. 주식 투자를 할 때 기본적으로 언급하는 회계 재무 상식이 현실에 적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묻지마 주식 투자자들이 기업의재무 재표,회계에 대해서 무시하려는 핑계도 발생하고 있었다. 주식 투자 실패와 성공 경험에 근거한 하이퍼리얼리즘 투자 픽션 『구로동 주식 클럽』에서는 현실 속 투자자의 면면이 그대로 나타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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