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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혼을 만지고 간 책들 - 곤고한 날에는 이 책을 본다
김병종 지음 / 너와숲 / 2022년 12월
평점 :
그런 사람이 있다. 별로 애쓰지도 않는데 인생이 술술 풀려나가는 사람, 크게 노력하는 것 같지도 않은데 늘 저만치 앞서가는 사람,안간힘을 써도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을 것 같은 사람.가까이에 그런 사람이 있어 평생 동행해야 한다면 결코 유쾌한 일은 아니다.
가마리엘 문하의 사울이 바로 그런 인물이었다. (-21-)
그 죽음을 이집트의 <사자의 서>에서도 이렇게 말한다."죽음은 병든 사람이 회복하는 것 같이 병을 앓고 난 후에 정원으로 나오는 것 같이 오늘 내 앞에 있다. 죽음은 여러 해 동안 갇혀 있는 사람이 잔절히 집에 돌아가고 싶어 하는 것처럼 오늘 내 앞에 있다." 그런가. 그것은 과연 아름다운 꽃이고 축복이며 설렌은 귀향길인가. 그렇다면 왜 그토록 사람들은 그 설렘의 길에 들어서기를 두려워하는 것일까. 심지어 '죽음'이라는 두 글자만 들어도 외면하고 싶어 하는 것일까. 도대체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49-)
책을 읽는 내내 가슴이 찔렸던 것은 바로 날카로운 질문들이 비수처럼 나를 향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 어쩌면 이 시대 크리스천들에게 필요한 것은 이런 아픈 지적이 아닐까. 교회마다 위로와 사랑의 메시지는 차고 넘친다. 그러나 아픈 지적은 점점 드물어진다. 이 즈음에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로마 병사의 이야기 하나가 떠오른다. 용맹스러운 로마 병사 한 사람이 적에게 포로로 잡혔다. 투항하면 살려주겠다고 하자 병사는 자신의 오른편 팔뚝을 걷어 올려 문장을 보여준다. 로마 황제 가이사의 병사라는 문장이었다."나는 가이사의 종이다. 나를 살리겠다면 이 팔뚝부터 잘라라.이 문장을 한 채 그대들의 종이 될 수는 없다"라고. 피하고 싶은 것이기는 하지만,오늘날의 교회도 가끔은 질문해야 될 것 같다. 아니다. 교회까지 갈 것도 없다. 바로 나 자신에게 질문의 창을 겨누어야 할 것이다."그대는 누구인가." 그대는 정말로 그리스도의 종인가. 로마 병사처럼 그대도 그리스도의 보혈의 흔적을 가지고 있는가. 도대체 그대는 누구의 편인가. 아니 영적으로 살아있기는 한 것인가. 저자의 말처럼 피하고 싶은 그 질문이야말로 교회마다 차고 넘치는 크리스천 무신론자를 살라는 첫 해독제가 될 것이다. (-147-)
죄가 우리를 미혹하거나 격동시킬 때마다 그대로 방치한다면 결과는 뻔하다. 많은 사람들이 걸려 넘어진 것처럼 우리 역시 죄가 원하는 대로 끌려가다 보면 점점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 것이다. 불결한 생각이나 눈짓은 간음으로, 탐심의 욕구는 탄압으로 , 불신의 생각은 무신론으로 발전할 것이다. 죄는 이런 식으로 기회만 오면 덤점 뻗어 나가 악의 정점으로 우리를 유도한다. (-212-)
『칠집 김씨 사람을 그리다』, 『거기서 나는 죽어도 좋았다』을 읽은 적 있었다. 그리고 세번 째, 『내 영혼을 만지고 간 책들』를 읽게 되었다. 이 세권의 책은 서울대 명예교수이자, 가천대 석좌교수이며, 저자 김병조의 저서다. 다수의 책을 써내려가며, 그림과 기독교를 함께 이해하는 시간, 책 한 구너이 넝쿨째 내 앞에 던져진 기분이 들었다.
인문학과 기독교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었으며, 『내 영혼을 만지고 간 책들』에는 44권의 책이 소개하고 있었다. 260페이지를 온전히 내것으로 받아들이고 싶다면, 김병종 교수님의 사유와 사색,질문을 훔쳐와야 한다. 그리고 44권의 책을 읽는다면 금상첨화다. 기독교가 우리 삶에 반영되려면, 진정한 크리스천이 되려면, 로마 병사가 보여주었던 그 모습을 이해할 때이다. 우리에게 사랑과 죽음, 용서로 대표하는 예수그리스도의 삶에 대해서, 교회가 바로 서기 위해서는 사랑 너머의 인간의 원죄에 대해서 들여다 보아야 한다. 세속적인 교회가 타락의 근원, 전쟁의 근원이 되고 있는 이유는 크리스천인 스스로 질문하지 않고, 사색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저 자신의 삶에 이로움을 추구하여, 성경의 발자국을 온전히 내것으로 만들내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책 『내 영혼을 만지고 간 책들』을 읽으면서, 최인훈 『라울전』 엔도 슈사쿠의 『침묵』 , c.s 루이스의 『순전한 기독교 』를 읽어본다면, 저자의 생각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 보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