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나무에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 원칙 위에 미래를 열어가고 싶었던 청년의 일본 탐방기
한결 지음 / 강물이 바다에게 / 2022년 11월
평점 :
절판


이제 미니마우스 여자분의 마음을 알았으니 내가 나설 수 있었다. 나는 검은 나시티의 남자분에게 '우리 같이 카페 가기로 했어요'라고 말했다. 그러자 그는 가볍게 손을 흔들며 반대방향으로 걸어갔다. 이 와중에 지하철로 우르르 가던 사람들은 모두 어디론가 가버렸고 나와 미니마우스 여자분만 거리에 남았다. 빗방울이 톡톡 우산에 떨어졌다. (-26-)

오히려 역으로 일본이 우리나라 덕분에 잘살게 된 나라이다.우리가 덕성을 가지고 일본을 돕고 이바지해서 일본이 잘 살게 되었다는 의미가 아니다.일봉을 돕고 이바지해서 일본이 잘 살게 되었다는 의미가 아니다. 일본은 우리나라의 상황과 처지를 이용해서 잘 살게 된 것이다.

일본이 조선을 강점하지 못했더라면 어찌 만주와 중국까지 진출할 수 있었겠는가? 지리적으로 어려운 일일뿐 아니라 조선의 자원과 인구, 시장,노동력 들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이를 위한 경제력의 건설이 가능했을지조차 의문이다.(-87-)

활기차고 역동적인 오늘을 살아가는 도시 한복판에서 나는 원자탄에 타버리고 남은 잿더미을 마주했다.그 잿더미는 손 끝에 박힌 가시처럼 뾰족하고 날카로운 무언가로 다가오고 떠나는 이들의 마음 한 켠을 헤집어놓는 것 같았다. 역사의 흔적 위에서 히로시마는 흘러가는 역사의 편린을 주워들고 자기 몸에 한 줄, 한 줄 박아넣고 있었다. (-157-)

조선은 자신의 힘으로 어떻게든 이 위기를 헤쳐나갈 생각을 하기보다 너무 쉽게 외부세력에 손을 벌렸고, 그들의 도움을 받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임진왜란 당시 압록강을 건너 명나라로 넘어가려고 했던 선조의 모습은 개화기 조선에도 그대로 답습되어 있었다. (-200-)

내 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수록 상대의 장점을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해야 내가 그 사람을 뛰어넘어 앞으로 나갈 수 있는 것이다. 그래야 마지막 승리를 쟁취할 수 있는 것이다.그때에야 원수에게 사랑을 베푸는 아량를 보이면서 미래의 주도권을 가질 수 있다. (-212-)

일본은 조선을 병탄하고 대륙으로 진출하여 일본이 이끄는 아시아민족의 연합을 통해 서구의 대등한 수준의 국력을 갖춘 국가로 올라서고자 했다.이에 대하여 한상일은 "이들의 아시아주의 안에는 소박하고 낭만적인 '연대'의 속성이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아시아의 혁명가들이 한때 아시아주의에 매료되었던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실천과 행동으로 나타난 아시아주의의 결과는 '이상'이나 '심정'과 다리, 팽창을 '위장'하고 침략을 '은폐'하는 수단이었다' 라고 평가했다. (-278-)

작가 한결의 『벚나무에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을 읽어본다면, 우리에게 미래와 희망을 위해서, 일본과 화해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지금처럼 극단적인 상황, 일본이 보여주는 천황 중심체제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정체될 수 있다. 차별과 혐오가 아닌,일본이 보여주는 혐한주의에서 벗어나, 한국 스스로 국력을 키운다면, 지금과 다른 한국의 미래를 만들 수 있으며,일본을 의식하지 않게 된다.한국의 문화, 역사, 전통이 일본에 앞서 나갈 때, 한국의 국력이 커질 수 있으며, 일보엥 대해 관대한 입장을 취할 수 있다.

즉 대한민국은 충과 효를 중시한다. 그래서, 선악의 구분이 명확하고, 권선징악을 강조한다. 악한 자를 벌한다는 것을 상식으로 생각한다. 반면 일본은 사무라이 정신에 근간을 두고 있으며, 적이라도 필요하다면 이용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서로 이질적인 관계를 추구하고,서로 이해가 되지 못한 채 방치되어 왔다. 즉 한국에겐 상식이지만 일본에겐 비상식이 될 수 있고,그 반대의 경우가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일본이 보여주는 관용과 관대함에 대해서 한국인은 허용되지 않고,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단적인 예로 . 도적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 한국과 적대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드라마 주인공, 영화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것이 불가능하다. 한국 사회의 불매 운동이 일본사회 기준으로 볼 때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한국인의 의식구조 속에서, 다름과 틀림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취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책을 읽으면, 생각이 달라진다. 내가 강하다면, 여유로움과 관대함이 생긴다. 속좁은 태도,근시안적인 시야를 가지고 있는 사람일수록 상대방에게 너그럽지 못할 때가 있다. 원수에게 사랑을 베푸는 아량를 보인다는 것, 그것을 실천하느 자가 미래의 주도권을 확보한다.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것, 다루고 있는 것들 하나하나 놓칠 수 없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즉 한 권의 책에서, 관용과 사랑,용서에 대해 논하고 있는 이유, 일본과 서로 화해할 때, 한국의 위상은 일본을 앞서갈 수 있는 충분조건이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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