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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널리스트
이재영 지음 / 림투자자문 / 2022년 11월
평점 :
오늘은 성욱이 발간한 리서치 자료가 없기에 , 회의에 늦었다고 참석자들이 그를 짜증스러워하며 기다리는 일은 없었다. 리서치센터의 반도체 담당 애널리스트가 오늘 본인이 발간한 자료에 대해 발표하고 있었기에 성욱은 회의실 문을 최대한 살그머니 열고, 허리를 낮추어서 이목을 집중시키지 않도록 기민하게 걸어가, 슬그머니 빈자리에 앉았다. (-10-)
"안녕하세요. 유일증권 윤성욱입니다."
성욱도 명함을 건네고 앉았다.
"바쁘신데 이렇게 오시라고 해서 죄송합니다.식사 시간인데 이렇게 붙잡고 있어서 정말 죄송하네요. 많이 시장하실 텐데 저와 잠깐 얘기하시고 돌아가시면 되겠습니다. 들으셨겠지만 동성석유의 정혜원 씨가 현재 실종 상태입니다. 어떻게 우연히도 윤과장님이 실종 전에 정혜원 씨가 만났던 마지막 분인 것으로 저희는 보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마지막 분이다 보니 저희가 질문 사항이 많습니다. 피곤하시겠지만 인내를 가지고 대답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53-)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와 올림픽대로 교차로를 1KM 정도 남겨둔 지점에서 속도를 즐기던 이종혁에게 3차선으로 진행하는 덤프트럭에 눈이 갔다. 먼지가 까맣게 앉은 차체에 운전석 왼쪽과 그 아랫부분만 유독 빗자루에 휩쓸린 듯 먼지가 닦여 있었다. 속도를 줄이고 트럭 옆에 붙어서 자세히 보니 어디와 충돌한 모양이었다. 덤프트럭의 왼쪽 앞 바퀴도 뭔가에 휩쓸린 자국 때문에 얼룩덜룩 돌아가고 있었다. (-145-)
"어, 나는 윤성욱,반갑다."갑작스러운 소개에 약간 놀랐지만, 전학생은 누군가와 얘기할 수 있다는 게 고마웠다. 자신을 먼저 소개한 아이는 한눈에 공부 좀 하는 애라는 감이 왔다. 넷째 시간 다음은 점심이라 둘은 교실로 돌아오다가 잠깐 운동자 구석에 있는 벤치에 앉았다.
"여기는 대학교 많이 가니?" 성욱이 먼저 물었다. (-200-)
보통 '애널리스트' 하면 주식 애널리스트(기업분석가)를 지칭하는데,이들은 특정 섹터(산업, 업종)와 셋터 안에 포함된 회사들의 주식을 조사 분석하여 투자의견을 제시한다.예를 들면 반도체 섹터 담당자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에 대한 의견을, 자동차 섹터 담당자는 현대차와 기아차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다. (-250-)
"나는 당신들이 고용했다가 나중에 묻으려고 한 업자다.:
재석은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라 침묵했다.
"내가 여기 있다는 건 당신들이 실패했다는 얘기지."
재석은 우려했던 현실이 된 것을 직감했다. 고용했던 킬러를 죽이려다 실패한 것이다! 황 전무는 킬러가 작업된 것 같다고 며칠 전에 작은 부회장에게 보고했었다. (-319-)
성욱이 대답이 없자 그가 계속했다.
"또 한가지 이상한 것이 있습니다. 저희가 그 배달된 우편물을 경기도 창고까지 가서 회수했습니다. 창고에 가 보니 우체통에 그대로 꽂혀 있더군요. 경찰이 그것까지는 생각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하며 누런색 A4 사이즈 마닐라 봉투를 내밀었다.
성욱은 봉투를 받아서 일단 주소를 확인했다. 수신인 주소는 흰종이에 프린트되어서 봉투에 접착되어 있었고,발신인 주소는 없었다. 봉투가 오픈되어 있어서 안을 들여다 보았다. 아무것도 없었ㄷ가.이건 뭐지? 하는 표정으로 성욱이 소장을 바라봤다.(-350-)
소설 애널리스트는 추리소설로서 애널리스트라는 특수한 증권회사에 소속된 직업을 가진 주인공 윤성욱을 중심으로 스토리를 펼쳐 나간다. 평범하게 자신의 일에 충실했던 ,유일증권 애널리스트 윤성욱 앞에 동성석유 정혜원 과장이 실종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정혜원이 실종되기 마지막에 만난 사람이라는 단 하나의 이유로,정 과장이 실종된 이유에 대해 실마리를 찾읓 수 있을 거라고 생가한다. 하지만 윤성욱 입장에선 이상한 일도, 이상할 것도 없는 상황 그 자체였다. 그러나 눈앞에 일어난 사건으로 인해 께름칙할 수 밖에 없었다. 성실과 근면함으로 일했던,가난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애널리스트 윤성욱이기 때문이다.
평범하고, 그냥 스쳐지나갈 일들이 허투루 보이지 않는다. 자신이 그동안 해왔던 일들,애널리스트로서 만날수 밖에 없었던 고객들,정혜원이 실종될 수 밖에 없었던 상황들을 하나하나 꼽씹어 볼 수 있게 된다.즉 이런 일들이 발생한 것은 19년전 대전 유성 성원고등하교로 거슬러 올라가고 있었다. 권명석 담임 밑에서 공부하였고,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가난한 단칸방에 살아야 했던 윤성욱은 대전 유성 삼촌 집에 머물렀다. 즉 스스로 독립적인 삶, 경제적인 가난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었다. 애널리스트는 필연적이었고, 그당시 형욱과 유미, 기철과 함께 했던 시간들, 학교의 꼬붕을 제압했던 한주먹 했던 형욱이 있었으려, 둘 사이의 인연은 19년 뒤 이어지고 잇다.
소설 『애널리스트 』 은 추리 스릴러다 .네 명이 썰리듯 죽어야 했고, 박문형 동성그룹 부회장이 연루되어 있었다. 기업의 재무재표를 전문적인 부분까지 알고 있었던 애널리스트가 제시하는 기업 투자 보고서에 의존하여 투자를 하는 주식 투자자, 펀드 투자자들은 돈을 잃어버리거나, 돈을 벌 수가 있다.그로 인해서, 애널리스트가 화풀이 대상이 될 수 있다. 동성석유 정 과장이 실종한 이유, 한사람씩 제거 되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었으며, 기업의비리와 음모를 파헤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날 수 밖에 없는 은밀함, 그 은밀함의 중심에 현재의 애널리스트 윤성욱과 19년전 윤성욱이 있었다. 작가의 의도, 돈에 대해서, 기업이 처한 현실과 애널리스트가 바라보는 현실이 사뭇 교차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