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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더스트 패밀리 ㅣ 안전가옥 오리지널 21
안세화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11월
평점 :



"국정원에 그런 부서와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고요."
이게 무슨 소리야. 5과와 한 위가 없다니? 그럼 이제껏 가족들은 유령이랑 일했단 말이야? 상식적으로 그렇게 생각하긴 어려웠다. 그보단 언제든 사라질 준비가 되어 있던 유령 같은 부서와 사람이 이제껏 배씨 가족의 단물만 쪽쪽 빠아먹다가 , 그들의 쓸모가 다하자마자 정신병원에 버리고 사라졌단 쪽이 더 타당했다. 왜 쓸모가 없어졌냐면,그 이유는 명확했다. (-30-)
독방 안 풍경은 단출했다. 창문 없는 한 평짜리 방에 침대 하나, 세면대 하나, 변기 하나가 놓인 게 전부였다. 웬만한 감옥도 이보다는 사정이 나을 듯했다. 유일하게 바깥과 연결되는 철문은 굳게 닫혀 있었고 안에서 열수 있는 손잡이는 없었다. 그 문은 심지어 식사 시간에도 열리지 않는지 하단에 식판을 받을 수 있는 배식구가 따로 있었다. 원긴으 발로 배식구를 슬쩍 밀어보았다. 하지만 그마저도 평소엔 잠겨 있는 듯 밀리지 않았다. (-91-)
"전부다 죽여 버릴 거야."
그날 이후,이런 마음을 품은 이삭은 몇 차례 과감한 실행에 나섰다. 큰 건물에서 방화를 시도하거나 고용 음수대에 독을 풀었다. 하지만 신고 정신이 투철한 몇몇 인간 덕분에 매번 시도는 미수에 그쳤고 이내 그의 광기가 한위의 귀에 들어가게 됐다. (-143-)
회의실은 또다시 큰 충격에 휩싸였다. 하지만 이번엔 조금 전처럼 정적이 찾아오지 않았다.도리어 흥분으로 가득찼다. 순식간에 리더를 잃은 요원들은 서둘러 반격에 나섰다. 거의 동시에 방아쇠에 손가락을 걸었다. 그렇지만 그중 누구도 제대로 방아쇠를 당기진 못했다. 그들이 마치 손가락을 까딱하기 전에 이안이 먼저 손날을 움직여 톱니바퀴 형상의 바람을 날렸기 때문이다. 그 바람은 회의실을 빙 돌며 요원들의 목을 그었다. (-194-)
어둠 속에 우뚝 서 있는 정신병원의 정문이 열렸다. 곧이어 승리자 이안이 밖으로 나왔다. 달빛을 핀 조명 삼은 그는 당당히 마당을 가로질렀다. 걸음마다 배씨 가족의 핏방울을 떨구며 마당 한복판에 세워 둔 SUV 로 향했다. 하지만 바로 차를 타고 떠나진 않았다.아직은 떠날 때가 아니었다. 그 전에 할 일이 있었다. (-243-)
소설 『스타더스트 패밀리 』 는 액션활극 장편소설이다. 특수한 초능력을 가지고 있는 배씨 가족들이 등장하고 있으며, 액션 활극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홍길동전, 장길산, 임꺽정과 색을 달리 하는 오묘한 매력을 느끼고 있었으며며, 베일에 가려진 배씨 가족을 주인공으로 하는 『스타더스트 패밀리』, 현대판 액션활극으로 손색이 없었다.
소설 속 주인공 배하늬는 병을 가지고 있다. 겉보기에는 위생관념도 좋고, 여성으로서 대화하기 어렵지 않으며, 매우 논리정연하다. 규칙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전혀 없는 여성이다. 하지만 '현실을 안주하지 못하고 언제나 새로운 이상을 찾아 헤메는 병적 증상'을 지니고 있는 파랑새 증후군 을 마음에 품고 있었다. 소설에서 배하늬 뿐만 아니라 배씨 가족들 모두 묘한 장애를 가지고 있으면서, 특별한 초능력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국정우너에게 철저히 이용당하고, 정신병원에 버려지고 말았다. 그들의 초능력이 도리어 독이 되고 말았다. 정신병원에서 국정원이 나타났다고 헛소리하는 것은 기본이며, 국정원 요원으로 실제로 이용되었고, 철저히 버려졌다. 겉으로 보면, 팔짝뛰고 미칠 지경이다. 그러한 다섯 배씨 가족들은 자신이 가진 초능력을 이용하여, 감옥보다 더 못한 곳, 머무르기에는 매우 열악한 정신병원에 탈출하는데,그 과정에 말 그대로 액션활극적인 극적인 요소를 집어놓고 있었다. 작가의 의도는 바로 여기에 있다. 자동차보다 빠른 순발력을 가지고 있는 파랑새 증후군 배하늬의 능력, 그들은 하나하나가 무언가 문제가 있는데,지구를 구해줄 것 같은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게 만들었으며, 배씨 가족과 함께 하는 정신병원에서 요주의 인물 오이삭과 새로운 목적의식을 만들어 나간다. 소설이 가지고 있는 강렬한 스토리 텔링은 작가 안세화 특유의 소설 흐름을 이어나가고 있었으며, 소설의 변화와 스토리 전환을 꼼꼼하게 살펴 볼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