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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와중에 스무 살 - 제1회 창비교육 성장소설상 대상 수상작 ㅣ 창비교육 성장소설 7
최지연 지음 / 창비교육 / 2022년 10월
평점 :



"아빠가 엄마에게 하는 말들을 가만히 들어 보면, 자길 사랑해 주지 않는다는게, 인정해 주지 않는다는게 요지였어요. 저랑 현호한테도 마찬기지였고요. 어쩌다 한 번씩 나타나서는 아빠 보고 싶지 않았냐고,어쩌면 이렇게 아빠에게 무관심할 수 있냐고 노여워했어요. 자식들한테 무관심한 건 아빠였으면서."
아빠는 알 수 없는 이유로 삐지기 일쑤였다. (-67-)
"사실 집에서는 거의 칭찬을 듣지 못해써요.이 정도는 해야지, 하거나 다음에도 잘하라는 말만 들었죠. 제 성적이 엄마 성에는 차지 않았나 봐요.그러면서도 친척들이나 이웃들 앞에선 제 자랑을 늘어놓았어요. 평소에는 저를 깎아내리다가요. 그런 엄마의 모습을 보면 혼란스러웠어요. 그래도 자랑을 하는 엄마 모습이 즐거워 보여서 잘하혀는 노력을 멈출 순 없었어요." (-141-)
엄마는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는 말했다.
"먹고사는 거 너무 복잡하게 생각할 거 없더라. 나는 지금이 좋아. 내 힘으로 먹고사니까 누구한테 아쉬운 소리 안 해도 되고, 나 싫으면 그만둘 수도 있고, 돈이 뭐 전부니."
낯설었다. 돈에 초연하다는 엄마의 말이, 돈 버는 데만 혈안이 된 줄 알았는데, 언제부터 저런 의젓한 생가을 했던 걸까. 엄마는 정말 알다가고 모를 사람이었다.
"누가 됐든,이왕 만날거면 멋지게 차분하게 만나, 엄마처럼 멋대가리 없이 살다가 어영부영 세월 보내지 말고." (-245-)
소서가 최지연의 『이 와중에 스무 살 』이다. 소설의 주인공은 은호와 은호의 엄마가 나오며, 은호의 남동생 현호가 있다. 은호는 부모가 이혼하여, 엄마와 함께 살아간다. 지금 스무살이었던 은호, 한 때 스무살이었던 은호 엄마, 둘 사이의 대화를 보면, 건강한 대화가 아닌 불행으로 이어지는 대화였다. 은호 엄마는 스물이 되기 전 은호를 낳았고, 아빠와 이혼을 선언하였다. 철없을 때, 은호를 낳았기에 지금 미혼 상태인 은호가 엄마는 부러울 수 밖에 없다. 은호 나이 때,자신은 배부른 기혼 여성이기 때문이다. 살아가면서, 이 눈치 저 눈치, 스스로 독립할 수 없었던 은호 엄마는 은호를 위해서, 악착같이 돈을 모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 은호 엄마의 모습을 은호는 이해하지 못한다.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 은호 엄마는 은호가 하나의 든든한 동앗줄이기 때문이다. 남편이 대신할 수 없는 사랑을 은호에게서 얻고 싶어한다. 은호를 가진 스무 살이었던 그 시절을 견뎌왔던 은호 엄마를 보면서,이제 스무살이 된 은호는 엄마의 삶을 조금씩 조금씩 이해하면서,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소설에서, 은호의 마음은 정확하게 투영되고 있지만, 은호의 어마의 마음은 정확하게 투영되지 않는다.자가의 의도에 따라서, 엄마의 행동 하나하나에서 ,엄마의 마음을 이해할 뿐이다. 지금 힘든 상황으로 인해 엄마가 그때어떻게 지냈는지 ,그 힘듦의 삶의 무게를 이해하고 있다.
소설은 우리 삶의 한 단면을 비추고 있다. 일제 강점기 이전에 태어난 이들 대부분은 스물이 되기 전 결혼하였고, 아이를 가졌으며, 집안일을 돌보았다. 그건 너무 자연스러운 모습이다.하지만 은호 엄마가 은호를 낳은 시점은 스무 살이 되지 않았다. 광복 이후, 시대가 바뀌었고, 은호 엄마가 은호를 가진 그 시점은 자연스럽지 않았다. 남들의 눈총을 받기 쉽상이며, 색안경을 끼고 은호 엄마를 봤을 것이다. 그건 은호 아빠도 마찬가지였다. 어렸기에 서로 이해하지 못하였고, 은호 엄마는 은호 아빠에게서 얻어야 하는 기본 권리를 얻지 못한 상태였다. 은호 엄마는 자신의 또래가 즐기면서 살아가는 그 모습에 질투를 느끼게 된다. 그것이 이혼의 빌미가 되었고, 스스로 삶이 무너지게 된다. 부모의 삶이 그대로 은호에게 반영되고 있었다. 젊은 엄마와 젊은 아빠의 삶이,그대로 은호와 은호의 남동생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로 인해 자신의 삶을 되풀이하고 싶지 않았던 은호 엄마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은호를 힘들게 하고 있다.그런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은호는 그걸 이해하기엔,세상을 알기에는 어직 어린 스물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