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월 고서점 요괴 수사록 YA! 11
제리안 지음 / 이지북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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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 신기하다! 등에 있는 말 그림이 꼭 달리는 것처럼 보이네요. 무슨 원리지? 사장님, 이거 뭐라고 불러요?"

지유가 호기심 어린 눈으로 물어보자, 백연은 상냥하게 대답해 주었다.

"주마등이라고 합니다."

"주, 주마등이요?"

지유는 저도 보르게 몸을 뒤로 무렸다. 등롱 안에서 타오르는 촛불의 그림자가 아연해진 얼굴에 일렁일렁 드리웠다. 따스하고 아름다운 불빛이 뒷걸음질을 칠 때마다 하나둘씩 멀어져 갔다.

'아, 주마등이 눈앞에 스쳐 간다는 게 이런 거였구나.'

어쩐지 온종일 운수가 사나웠다. (-38-)

저 거대한 괴물의 정체는 불가살(不可殺) 이었다.

'절대 죽일 수 없다'고 해서 붙은 아름답게 코끼리의 코, 곰의 몸통, 소의 눈, 호라이의 꼬리를 갖고 있으며 털은 바늘처럼 뾰족하고 가죽은 돌처럼 단단했다. 그런 괴물이 지금은 4층 건물만 한 크기로 진화했으니 확실히 보통 일은 아니었다. (-106-)

"귀동냥으로 아는 것입니다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는 것이 수사의 기본이라 하더군요. 필한 군이라고 했던가요? 일단 하준 선생부터 만나 보는 게 어떻겠습니까. 저와 친분이 있으니 딸 만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을 겁니다. 자,이만 행사장으로 돌아들 가시죠." (-156-)

백연이 굳건하게 소리쳤다.

"얘들아, 각자 위치로!"

삼인방이 일사불란하게 동서남북으로 흩어져 적당한 간격을 두고 섰다. 모두가 자리 잡은 것을 확인한 백연은 합장한 뒤 경건하게 주문을 외웠다.

"사방신의 이름으로 명하노니, 세상을 어지럽히는 악한 세력은 영원한 암흑 속으로 사라질지어다. 또한 사방신의 이름으로 원하노니, 암흑 속으로 사라진 후에도 사방 포진 결계에 묶여 끝나지 않는 고통을 받을지어다." (-199-)

밀담을 마친 백연과 현담은 각자 면밀하게 주변을 살펴봤다.방화범이라면 화재 현장에 아직 남았을 터였다. 그리고 그 범인은 평범한 인간일 리가 없었다. 불을 지르려는 의도를 품고 고서점에 들어섰다면, 해치가 가만두지 않았을 테니까. 그렇다는 건....(-238-)

주국과 한반도의 신화 속에 사신도 혹은 사방신이 등장한다. 좌청룡, 우벽호, 전주작,후현무,이렇게 내 개의 신들 말이다. 실제 이 네 신들은 풍수지리와 엮이거나, 고구려 무덤 혹은 벽화에 그려진 상상속의 동물이며,인간의 삶과 우주의 진리를 관장한다고 익히 알고 있었다. 중국의 신화에 단골로 등장하고 있는 우리의 전통 이야기,전래동화에 익숙한 상상 속의 동물들이다.

소설 『화월 고서점 요괴수사록』 은 우리의 친숙한 주작 ,현무,백호, 청룡이 등장하고 있으며, 서지유는 백호가 운영하는 화월 고서점에 아르바이트로 일하는 좋은 기회를 얻게 된다.이 화월 고서점은 밤에 문을 열고, 아침에 문을 닫는 독특한 고서점이며, 요괴들이 손님이다. 지유가 이 고서점에 알바를 할 수 있었던 이유 또한 그 특별한 능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소설은 화월 고서점에서 죽은 누군가에 대해 수사를 시작하게 되었으며,지유는 그 죽음, 그 수사에 엮여 있었다.

소설에서, 백호는 화월 고서점의 사장 백연으로 등장하고 있었다. 물론 청룡, 주작, 현무도 청류, 주아, 현담으로 소개되고 있다. 그들은 인간처럼 행동하는 사방신들이며,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있다.이 소설의 특징은 바로 여기에 있다. 어린 시절 읽었던 전래동화를 현대적인 의미로, 판타지 소설로 바꿔 놓는다는 거다. 상상을 현실로, 신을 인간으로 바꿔 버리며, 마치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신들의 인간적인 면을 잘 드러내는 것처럼, 사방신 또한 그 인간적인 속성을 꼼꼼하게 잘 드러내고 있으며. 지유의 특별한 능력, 고서점에 소장된 책에 봉인된 영혼들을 구원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지유는 악한 영혼을 봉인하는 동시에, 선한 영혼을 배낼 수 있다. 지유는 왜 이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이유와 배경을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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