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이야기로 삶의 지혜를 얻다 - 그림책 읽는 시간
김수민 외 지음 / 프로방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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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 오늘은 이거 읽어줄 거예요?"

출근하면서 한 손에 그림책을 들고 가면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든다. 그리고 그림책에 손부터 뻗는다. 손끝으로 표지를 살짝 느껴 본 아이들은 벌써 애가 닳고 입이 근질근질하다. 우리 반'알림이' 는 선생님이 오늘 그림책을 읽어줄 것이라며 고래고래 친구들한테 소리친다. (-15-)



나의 부족함을 그림책으로 채웠다. 한 권만 있어도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애정을 듬뿍 담아 읽어주는 시간은 충분히 넉넉한 사라을 나누는 시간이었다. 아이를 향한 사랑에 부족하다다는 미움을 갖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이미 충분히 좋은 엄마라고 되뇐다. 스스로를 부족하다며 자책하기보다는 오늘도 아이 곁에서 함께하며 사랑을 주었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기고 했다. (-54-)



"시작부터 훌륭할 피요는 없지만, 휴륭해지기 위해선 시작해야 한다"라고 세계적인 연설가 지그 지글러의 말처럼, 나도 훌륭하진 않지만 시작작한 것이다. 왠지 이미 작가가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바닥을 쓸고 닦으며 작업실을 가꾼다. 그리고 화분에 물을 주었다. 물만 주었는데도 초록의 에너지들이 싱그러움과 힐링을 안겨 주었다. (-94-)



그림책을 만나는 순간은 나를 흔들고 있는 것이 내 안의 울음인 것을 느끼는 시간이다.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고 속으로만 흐느껴 울고 있었다는 걸 그림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163-)



김현태 작가의 《검은색만 칠하느 아이 》 에서 주인공 미카엘은 미술 시간에 검은색 크레파스로 하얀 도화지를 채우고 있다. 벌써 몇 장 째 검은색으로 칠하기만 한다. 선생님은 그런 미카엘을 이상하게 생각했다. 나도 검은색을 주로 사용하는 아이들을 보면 "마음에 어두운 그림자가 있는 걸까?" 걱정하고는 했었다. 드디어 미카엘이 색칠을 멈추었다. (-225-)



어릴 적 오순도순 화목한 집안이 부러웠다. 우리 집은 대화라는 걸 하는 집이 아니었다. 잔소리와 호통만이 있을 뿐이었다. 당연히 애정표현은 찾아볼 수도 없는 집이었고, 그래서 애정표현에 인색한 지금의 성격이 만들어진 건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자 생각한다. 하지만 딸아이가 나처럼 무뚝뚝한 사람으로 성장하는 건 원하지 않는다. 표현을 잘하고 사랑이 넘치는 아이가 되기를 바란다. 표현이 서툰 사람에게는 애정표현은 너무나 어려운 숙제다,하지만 열심히 숙제를 하다 보면 습관처럼 자연스러워지는 날이 올 것이라고 믿는다.그리고 남편에게는 하지 못한 애정표현을 딸에게만은 하려고 노력 중이다. (-260-)



5년차 초등학교 교사, 1인 그림책 출판사. 11년차 동화구연가.프리랜서 일러스트 작가.네 작가가 모여 『작은 이야기로 삶의 지혜를 얻다』을 쓰면서, 자신의 마음과 감성을 그림책과 엮어 나가고 있었다. 그림책을 쓰게 된 계기,그림책이 어른에게 얻는 이점과 아이들에게 얻는 이점을 모아 보고 있었다.



돌이켜 보면, 독서의 시작은 그림책이었다. 어릴 적 읽었던 전래동화전집, 호랑이와 사자, 그리고 곶감이 나오는 그러한 전래동화는 그림책 일색이었다. 그림책에서 지혜를 얻게 되는 순간이다. 요즘 나오는 삼국유사 시리즈 또한 그림책으로 예쁜 일러스트로 쓰여지고 있다. 그림책의 주제는 매우 다양하며, 교육적인 목적 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정서개발을 위해서 한 권의 책이 정성스럽게 만들어지곤 한다.



그리고 어른들은 그림책을 통해 위로와 치유, 감성과 마음을 들여바 보곤 한다. 태어나면서, 우리는 어른이 된 건 아니다. 아기가 부모의 사랑과 돌봄으로 성장하여, 이빨 빠진 울보 아이가 되고, 아이는 사춘기를 지나 성인이 되곤 한다. 길을 가다가 작은 생명체 하나 놓치지 않고 관찰하였던 순수한 아이가 어느 덧, 어른이 되어, 순수했던 동심은 약점이 되고, 지워지거나 숨겨버린다. 어릴 적 순수함이 어른에게 약한 이미지가 될 수 있었다. 그림책과 멀어지느 순간이다. 그럴 때 ,그림책은 상상력과 순수함을 찾아주고 있었다.어릴 때, 재미있게 보았던 그 그림책을 보면서, 여러가지 잊혀진 경험들을 연상할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점차 자신의 어린 시절 말하지 못해서,억울했던 그 기억들이 하나둘 떠오르게 되고, 아이들의 마음이 하나둘 이해가 되고 있다. 즉 그림책은 어린아이가 어른이 된 아이가 서로 만나는 그림책 연결고리다. 서로 공감하지 못하고,이해하지 못하고, 사랑하지 못하고, 아이의 질문에 대해 답해주지 못할 때,그림책은 그 간격을 좁혀줄 때가 있다. 그림책을 통해서 소통과 이해를 얻는다. 어릴 땐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이,어느 덧 사라지고, 지워졌고,기억에서 망각될 대,그림 책을 통해서, 다시 기억될 수 있었고, 새롭게 느껴지고, 위로와 치유, 공감을 얻는다. 그리고 그림책에서 사랑과 삶의 의미, 마음의 성장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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