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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 나사의 회전 ㅣ 미래와사람 시카고플랜 시리즈 6
헨리 제임스 지음, 민지현 옮김 / 미래와사람 / 2022년 11월
평점 :
부모님이 인도에서 돌아가시고 나자 그는 어린 조카 남매의 후견인이 되었는데 조카들은 2년 전에 죽은 그의 군인 동생의 자식들이었다. 그야말로 기이한 우연에 의해 조카들을 맡게 되었는데, 그쪽으로 유사한 겨엄이나 인내심 같은 것이 있을 리 없는 젊은 독신 남자에게 어린 조카들은 꽤나 무거운 부담이었다. (-18-)
첫번째 증거는 내가 플로라만 데리고 정원에 있을 때 나타났다. 마일스는 집 안에 있었다. 창가에 깔아 놓은 붉은 색 방석 위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마일스의 유일한 단점이라면 진득함이 부족한 것이었는데, 그날 따라 읽던 책을 마저 읽겠다고 했기 때문에 나는 기꺼이 칭찬까지 해가며 그를 안에 있게 했다. (-73-)
그런 순간에 그런 생각이 들었다는 것은 감사하면서도 신기한 일인데, 나는 문득 아이들의 순종적인 태도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왜 아이들은 내가 숨 쉴 틈도 주지 않고 늘 곁에 붙잡아 두려고 하는 것에 대해 한 번도 불만을 표시하지 않을까? 그날도 이런 저런 이유로 해서 불안해진 나는 마일스를 옷핀으로 내 숄에다 집어놓기라도 한 듯 바싹 끌어당기고, 그로스 부인과 플로라를 감시하듯 앞세우고 가고 있었으므로 나를 보았으면 마치 반란의 위험에 대비해 잔뜩 경계 태세를 취하고 걷는 사람들처럼 보였을 것이다. (-134-)
그 의지라는 것은 내가 이제부터 해야 하는 일이 역겨우리만치 '자연의 섭리'에 어긋나는 것이라는 사실에 가능한 한 눈을 감는 일이었다. 내게 주어진 상황을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나의 생각과 행동이 '자연의 섭리'와 일치한다느 믿음을 가져야 했으며,내가 하려는 가혹한 일이 평범하거나 달갑지 않은 방햐으로 아이를 압박하는 일이지만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며, 보편적인 인간의 도덕성을 한 번 더 조이는 정도일 뿐이라고 생각해야 했다. 그럼에고 불구하고 자연스럽고 담담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그 어느때보다 빛나는 기지와 신중한 계산이 필요했다. (-194-)
현대심리 소설의 위대한 선구자 헨리제임그의 『나사의 회전』 은 지금 우리의 삶의 조여지는 여러가지 고통과 억압, 그리고 공포와 두려움을 내포하고 있는 심리 소설이다. 이 소설은 1898년에 쓰여진 소설로서, 20세기 모더니즘 소설의 선구자로서, 그의 작품 세게를 이해할 때, 빠지지 않는 소설이기도 하다. 특히 소설에서 독신남자가 고용한 가정교사가 주인공이며, 가정교사는 독신남자의 조카인 마일스와 플로라를 가르치고 있엇다. 이 소설에서 눈여겨 보게 되는 것은 책 제목 『나사의 회전』이다. 여기서 나사란 본래의 의미에서 벗어나, 우리가 흔히 말하는 나사가 풀렸다. 나사를 조여야 한다는 의미로 쓰여진다. 회사나 가정에서, 군대에서 나사가 풀려서,임무를 수행하지 못하거나,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없는 상태일 때, 나사를 조여서, 끼워 맞춰 나가는 것이다. 나사의 회전이란 은유적이면서, 상징적인 의미를 내포한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가정교사에게 나사를 조여야 할 대상이란 독신남자의 조카들 마일스와 플로라가 해당된다. 책에는 또다른 인물 유령 미스 제셀과 유령 피터 퀸트가 등장하고 있는데, 두 유령의 정체를 아는 이는 가정교사 뿐 아니라 두 아이도 알고 있다. 두 아이는 유령의 존재를 알지만 아는 척을 하지 않고, 부인한다는 것이다. 특히 가정교사의 모습을 보면 아이에 대해 교육하는 위치에 있으면서, 잘못된 태도와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교육의 형태로 아이들을 통제하려 하고, 자신의 가치관을 심어주려 한다. 정작 두 아이가 무엇을 원하고, 어떤 가치관을 추구하는지,가정교사는 알려고 하지 않는다. 소설이 가지고 있는 여러가지 메시지, 두 유령과 적대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가정교사가 세상을 이해하는 이분법적인 판단,그 판단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내는지 아는 것,그것이 이 소설을 읽는 이유이자, 자가의 의도가 그대로 반영되고 있는 소설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