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박스 : 세상에서 너를 지우려면 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
황지영 지음 / 우리학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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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블랙박스 영상.검색

단순한 사고 영상들은 지나친다. 내가 멈추는 곳은 이런 곳들.

충격, 절체절명, 사망, 노람주의, 심약자 클릭 금지, 혐오주의....

제목과 섬네일만 봤는데도 온몸이 저릿하다.

닫아도 돼. 양고울, 다아도 된다고.

나는 눈을 감고 심호홉을 한다.

세상은 사고로 가득 차 있고,인터넷 세상도 마찬가지다.

현실은 사고는 수습되지만,인터넷에서 사고 영상은 무한히 반복 재생된다. (-7-)

"울이가 쓴 욕이 남아 있으니까 그건 좀 두고 보자고. 언어폭력으로 같이 말려들 수 있으니까."

"예담이가 조금 더 조심했어야지. 아무리 파란불이 들어와도 좌우를 살피고 건넜어야지. 걔는 왜."

"그러게 말이야. 8차선 도로를."

머리가 핑 돌았다. 왜 부모님은 예담이 탓을 하는 거지? 예담이는 분명 파란불에 횡단보도를 건넜다. 사고를 낸 건 음주 운전 차량이었다. 예담이는 피해자다. 그런데 왜.... (-51-)

하지만 그런 가벼운 영상 말고 끔찍한 영상도 많았다. 공중으로 한 바퀴 도는 옽바이.쓰러진 사람, 피 한 번에 찌그러지는 트럭, 벽을 뚫고 날아가 떨어지는 자동차, 이런 영상에는 제목에 '혐오 주의' 같은 말이 붙어 있었다. 그건 정말 주의하라는 말이 아니라, 흥미를 끌기 위한 표현이었다. (-92-)

"양똘! 카페도 다니니? 요즘 애들이랑 잘 어울리네?"

설마 했는데 지후는 학교 밖에서도 그냥 넘어가지를 않았다.

무시하고 지나가려는데 민서가 나서서 쏘아붙였다.

"양똘이라고 하지 마."

그러자 지후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양똘을 양똘이라고 하지 뭐라 그러냐? 왜? 양똘, 이 테이블도 차게?" (-141-)

"언니 기사 한 번 검색했더니 언니 사고 영상이 추천 영상으로 뜬 거야. 알고리즘 진짜 웃기지 않아? 그 영상에서 댓글을 봤어. 같은 댓글이 여기저기 달린 것도 봤고 누구일까 너무 궁금했어. 유가족이 지우라고 했다는데, 나도 엄마 아빠도 그런 적 없으니까. 솔직히 조금 무서웠어. 누가 우리인 척 하는 걸까. 누가 장난치는 걸까 싶었어. 그런데 한 아이디가 미울이더라. 언니가 딱 생각났어. 그래서 확인해 본거야." (-172-)

소설 『블랙박스』는 청소년 소설이다. 주인공 예담은 횡단보돌를 건너다가 사고를 당해 세상을 등지고 만다. 8차선 도로에서, 횡단보돌르 건너는 과정에서 음주운전자의 부주의로 사망에 이르게 된다. 그리고 양고울은 눈앞에 펼처진 하나의 사건에 대해서, 사람들의 생각과 가치관이 자신과 너무 다르다는 것에 대해 충격을 먹게 된다.누군가 무심코 던진 돌 하나가 개구리르 죽인다는 사실을 떠올리게 한다.

어떤 아픈 일이 사건이 되어서, 안타까움과 불쌍하게 바라볼 수 있다. 그것이 때로는 인간의 본성과 엮일 때가 있다. 피해자가 있고,가해자가 있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가해자의 잘잘못 보다는 피해자에게 귀책사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모습이 고울의 입장에선 야속하고, 한심스러워진다. 즉 현실을 똑바로 보지 못하고, 판단이 흐려지는 것, 상식과 비상식 사이에서 흔들리는 어른들의 모습,그 모습에 동조하는 주변 사람들이 있었다.

억울하거나, 잘못되었다고 생각될 때,통상적으로 우리는 그 문제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뺑소니 사건의 경우 그러하다. 뺑소니 교통사고에 대해서, 악플이 쏟아지는 가운데, 혐오 동영상, 브랙박스 동영상이 sns 에 올라오고 있었다. 소위 조심하라는 의도가 관심을 불러 일으키게 되고, 죽음에 대해서, 사람등의 무감각해짐과 동시에 판단이 흐려짐을 느낄 수 있다. 즉 인간의 목숨을 파리 목숨보다 귀하게 여기지 않는 대한민국 사회의 현재 모습을 청소년 소설 『블랙박스 』에서 그대로 노출되고 있었으며, 어떤 상환이 나타나더라도, 남의 일에 대해 무감각해지는 우리의 삐뚤어진 모습이 잘 묘사되고 있었다. 소설 속에서 또래 아이였던 지호의행동과 말 하나하나에 대해서 화가 치밀어 오르게 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사람에 대한 배신감과 답답함에 대해서, 작가의 시선에서 디테일한 부분까지 짚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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