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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 엑설런트 - 탁월함을 찾을 때까지 좋은 것을 버려라
신기주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2년 11월
평점 :
싱크 엑설런트 기업들의 또 다른 최대공약수는 결국엔 사람들의 시간과 비용을 아껴주는 데 돈과 기술을 집중시킨다는 점입니다. 기업이 크든 작든 다르지 않습니다. 테슬러가 풀고 있는 건 이동의 문제입니다. 태초부터 존재했던 거대한 문제죠. 테슬러가 1조원짜리 기업인 이유입니다. (-6-)
강남언니의 병원 비교 서비스는 2017년 본격 시작됐다. 소비자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강남언니가 소비저들에게 받아서 올리는 후기는 전화 상담 평가와 내원 상담 평가와 평가 같은 세부 평가들이 모아져 있었다. 수술 전후 사진을 통한 시각적 비교에 각각 수술과 시술의 세부 가격까지 모두 공개돼 있었다.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서비스였다. 이제까지 성형수술 시장은 부르는 게 값이었다. 가격 비교를 원하면 소비자가 직접 병원을 하나하나 찾아다니면서 발품을 팔아야만 했다. 강남언니는 소비자를 위한 확실한 페인킬러였다. (-62-)
강남언니는 대표적인 그레이 스타트업이다. 그레이 스타트업은 기술 발전의 속도와 시장 변화의 속도 그리고 관련 규제의 속도가 엇박자가 나는 법과 제도의 사각지대에서 사업을 영위한다. 우버나 에어비엔비가 대표적이다. 우버는 택시 영업 규제의 사각지대에서 출발했다. 에어비앤비도 숙박 영업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었다. 강남언니 같은 헬스케어 관련 스타트업은 필연적으로 그레이 스타트업일 수밖에 없다. 기존 사업자들과 마찰이 발생하고 때론 법적인 분쟁에 휘말린다. 홍승일 대표처럼 법정에서 유죄 판결을 받을 수도 있다. (-64-)
후기 때문에 강남언니는 다시 한번 회색마찰을 빚게 됐다. 이번엔 의료법 제56조가 문제가 됐다. 의료법 56조는 "의료기관 개설자, 의료기관의 장 또는 의료인이 아닌 자는 의료에 관한 광고를 하지 못한다"고 규정한다. 대한의사협회는 강남언니의 후기도 광고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후기는 수술에 대한 평가와 수술 가격에 대한 정보가 들어있다. 광고성 콘텐츠라고 볼 수도 있다. 특히 강남언니는 2020년부터 성형수술에 미용시술까지 후기 범위를 확장했다. (-65-)
2022년 9월 5일 경제부총리가 주관하는 경제 규제 혁신 태스크포스 회의에서 결론이 났다. 태스크포스는 강남언니와 같은 온라인 플랫폼도 성형수술 같은 비급여 진료비의 정보 게재가 가능하다는 의료법령 유권해석이 담긴 경제 규제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이제까진 비급여 진료비는 의료기관의 홈페이지를 통해서 표시해야 한다는 게 규정이었다.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규정은 없었다. 법이 만들어질 때 강남언니가 없었기 때문이다. 정부의 발표는 강남언니의 후기가 광고가 아니라 정보라는 의미였다. (-66-)
강남언니는 2020년 4월 레전드 캐피털 등으로부터 185억 원의 시리즈 B 투자를 받았다. 레전드캐피털은 중국 의료 플랫폼 겅메이와 파이스킨에 투자한 중국계 벤처캐피털이다. 강남언니는 이를 발판으로 일본 시장을 개척하는 중이다. (-68-)
딜리셔스의 핵심 서비스는 신상마켓이다. 누적 거래액이 2조원에 달하는 디지털 패션 플랫폼이지만 사실 일반 소비자들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동대문 패션 타온에서 주로 사용되는 B2B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대신 신상마켓은 동대문에선 필수제다. 1만 2000명의 도매상과 12만 명의 소매상이 이용한다. 그래서 신상마켓의 별명은 동대문 카카오톡이다. (-167-)
스타트업의 시작점은 세상이 모든 문제다. 벤처캐피털들은 스타트업 창업자들에게 반드시 이런 질문을 던진다."세사의 어떤 문제를 풀려고 하느냐.그게 본인에게 왜 중요하나. 다른 사람에게도 그게 중요한가. 나나 내 팀이 그 문제를 풀 능력이 있는가. 다른 사람보다 우리가 더 잘 풀 수 있는가." 다섯 가지 필수 질문에서 모두 예스여야 창업의 필수 조건을 충족한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투자를 해주는 것도 , 성공하는 것도 아니지만 말이다. (-310-)
1990년 대, 벤처 IT 산업이 성장하다가 벤처 열풍이 사라지면서, 자연스럽게 투자자가 사라지게 된다.벤처에 대한 지원이 사라짐과 동시에 ,벤처의 열기도 같이 사라진 것이다. 그리고 21세기 들어서서, 스타트업이 다시 두각을 이루고 있다. 벤처가 컴퓨터의 산물이라면, 스타트업은 모바일의 산물이다. 그것은 새로운 변화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프라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의미이며, 거품은 점점 커지고 있으며, 변화의 크기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대기업을 위협할 수준에 올라가고 있다.
신기주 의 『씽크 엘설런트』는 현재 우리의 산업 구조의 변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었다. 어떤 스타트업이 내세운 독특한 킬러 사업 아이템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회와 리스크를 같이 병행할 필요가 있다. 수많은 스타트업 관련 저서가 성공 사례에 치중하고 있었다면, 이 책은 스타트업의 성공과 실패, 희노애락을 같이 언급하고 있다.
책에 나오는 수많은 스타트업 성공 사례 가운데, 강남언니에 눈길이 갔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소비자는 자신의 돈을 쓰면서, 손해를 볼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그 두려움을 2017년 생겨난 스타트업 기업 『강남언니』가 사업 아이템으로 바꿔 놓는다. 소비자는 성형외과와 소비자간의 정보 비대칭 구조에 대한 불만을 강남언니를 통해 해결할 수 있었고, 대환영이었다. 하지만 성형외과는 매우 불편한 플랫폼이기도 하다. 그래서, 기존의 사업자들은 의료법으로 고소 고발하였고, 실제 법적인 처분을 받기에 이르렀다. 어떤 아이디어가, 법에 저촉될 때, 무슨 일이 발생하는지 이해하고자 한다면, 강남언니의 사업 성장과점을 꼬꼼하게 살펴보면 충분하다. 중요한 것은 강남언니 뿐만 아니라 에어비엔비,우버와 같은 플랫폼도 비슷한 상황에서 시작되었다 점이며, 각 나라의 법과 충돌하였고, 수많은 갈등을 야기하는 원인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책에서, 『씽크 엑설런트』 가 소비자에겐 인기지만, 기존의 산업의 입장에선, 비인기가 될 수 밖에 없는 이유,그 과정을 차근 차근 살펴 본다면, 스타트업 창업을 시작하는 이들이 경영 뿐만 아니라, 기술적 인프라, 법적 인프라까지 숙지하고 도전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