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요절초풍 익살주머니 ㅣ 딱지 시리즈 4
송완식 지음, 장유정 옮김 / 두두 / 2022년 10월
평점 :
절판
한 사람이 세수를 할 새 먼저 비누를 먹거늘 곁에 있던 사람이 "낯 씻는데 비누를 왜 먹고?" 물은즉, 그 사람 대답이 "우리 선생님 말씀이 사람은 겉보다 속이 정하여야 한다고 하시기로 속 때 먼저 씻느라고 그랬다." (-9-)
어떤 아이가 충치를 앓는데 하루는 저의 아버지더러 '치질'이 나서 죽겠다 하였더니 아비가 자식의 무식함을 책하고 병 이름은 상통하질이니 위에 난 병은 통(痛) 이요, 아래 난 병은 질(疾)이라고 하였다. 그후 저의 모친이 눈병이 대단함을 보고 약국에 가서 '목통' 에 신효한 약을 달라고 하였더니 의사의 말이 사십여 년 의사 노릇을 하여도 목통이라는 별명은 금시초문이라 하이 그 아이 말이 "저렇게 무식한 의사한테 약 지으러 온 내가 그르지."(-28-)
어떤 입바른 선비가 제상의 집 사랑에서 찬밥을 먹고 있을 때 하루는 하인배들이 북적하기로 그 연유를 물으니, 어린 아이가 돈 한 푼을 삼켰으니 암만 하여도 큰일 났다 하거늘 선비 왈 "염려 없다. 너의 댁 대감은 수만금(數萬金) 을 삼키고도 이때껏 꿋꿋하기만 하다." (-57-)
그년 어디로 가더냐? 그년 저리 갑디다.
부부가 싸움을 하다가 계집이 피하니, 남편 된 자 골이 벌컥 나서 쫓아 나가다가 마침 사위를 만난지라 골 김에 말로 "그년 어디로 가더냐?" 물은 즉 사위 대답이 "그년 저리 갑디다." (-72-)
1920년~1930 년대 베스트 셀러 작가 송완식의 『요절초풍 익살주머니』 는 100년 우리 조상님의 생각과 사유, 풍자와 익살스러운 메시지를 이해할 수 있다. 익살 주머니는 언어 유희에서 시작하여 , 언어 유희로 마무리 짓는다. 그 시대의 공통된 유머스러움은 바라본다면, 지금 우리의 유머 코드와 다른 익살 코드가 현존하고 있다. 물론 지금처럼 기계문명이 아닌 자연 문명에 의존하였으며, 소와 말이 함께 하는 공간 속에서, 서로의 가치를 재확인하고 있다.
지금도 그러하다. 이 책에 나오는 짧은 이야기가 지금도 이해가 된다. 우리 사회의 보편적인 의미가 시대를 지나 통용될 수 있다. 언어를 자유자재로 쓰면서,유머 코드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같은 단어에 대해서 다른 의미를 지닐 때, 그 다른 의미를 익살스러운 메시지를 담는데 쓰여질 수 있다. 하나의 단어에 대해 다른 의미가 담겨진다. 익살주머니, 비누를 삼키는 이유가 현실적으로 맞지 않지만, 그 이유와 의미를 안다면, 요절복통, 배꼽잡는 익살인지 알 수 있다. 즉 무릎을 치게 만드는 문장 하나가,나의 정적인 사유를 바꿔 놓는다. 익살은 사유의 본질이며, 생각지도 못ㅎ나 이야기를 담아, 공감할 때, 배꼽이 달아나는 느낌을 느낀다. 생각하지 않은 자,배우지 않는자는 적재저소에 익살주머니를 사용할 수 없다. 책에서 무식이라는 익살 코드가 적절하게 쓰여지고 있으며, 실제 우리의 현실적인 고민을 담아내고 있어서, 그것이 왜 웃길 수 밖에 없는지 알게 된다. 누구에게나 해당되지만, 잘 표현하지 않는 이야기, 그 이야기는 우리가 만든 관습이나, 문화와 전통에서 살짝 빗꺼나 있기 때문에, 가볍게 이해하고, 즐길 수 있으며, 소소한 이야기가 될 수 있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