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신예찬 - 라틴어 원전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45
에라스무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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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끼리는 서로 결점을 눈감아주고 친구가 저지른 큰 잘못조차 흠모하고 칭송할 미덕으로 둔갑시키는데, 여러분은 이것이 어리석은 행동으로 보이지 않습니까? 친구의 점이 사랑스럽다며 거기에 연신 입을 맞추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친구의 몸에 난 종양이 예쁘다며 있다고 말하는 아버지도 있습니다. 장담하건대 그런 것이 어리석음의 극치가 아니면 무엇이겠습니까? 세번이든 네번이든 연거푸 어리석다고 외칠 수 밖에 없는 이런 일들을 통해 사람들은 서로 친구가 되고 우정을 유지합니다.

인간은 누구나 결점을 가지고 태어나며, 가장 훌륭한 사람이란 다만 결점을 가장 적게 지닌 자에 불과합니다. 그러니 신의 경ㅈ지에 이르도록 현명한 사람들 사이에 우정이 생겨날 리 만무합니다. (-65-)



유유상종이라 했던가요? 내가 앞에서 말했던 것처럼 대다수의 사람들이 우신인 나를 추중하기 때문에 어리헉은 것일수록 사람들의 찬사가 따르고, 형편없는 것일수록 사람들이 마음에 들어 합니다. 게다가 예술가들도 실력이 없을수록 스스로 쉽게 만족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찬사를 받는 일이 많은데, 누가 더 많이 배우고 열심히 재능을 닦으려 하겠습니까? 그러자면 무엇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고 지겨운 데다가 자신감도 떨어지고, 결국은 훨씬 적은 수의 사람들만 즐겁게 할 뿐이니 누가 그렇게 하려 하겠습니까? (-133-)



끝으로 ,기독교 신앙의 열정에 사로잡힌 사람들보다 더 어리석게 행동하는 자가 있는지 한번 보십시오. 그들은 신앙을 위해서라면 전 재산도 아낌없이 바치고, 부당한 대우나 모욕도 아무렇지 않게 여기며, 속아도 참고, 친구와 원수를 가리지 않습니다. 쾌락을 혐오하고, 수많은 금식과 철야와 눈물과 고생과 천대를 감수하고,삶을 멸시하며 죽는 날만을 기다립니다. 간단히 말해, 영혼이 모속이 아닌 다른 곳에 가 있기라도 한 것처럼 그들의 정상적인 감각은 모두 마비되어 있는 듯합니다. (-234-)



네덜란드 출신의 사상가이며, 신학자이자 인문학자인 에라스무스는 1466년에 태어나 1536년에 세상을 떠나게 된다. 그는 생전 그리스 고전을 섭렵하였으며, 비판적인 지성과 글쓰기 노력을 키우게 된다. 그가 생각한 세상은 우리에게 많은 지혜와 어리석음을 보여준다. 대표작 『우신예찬 』은 우리 삶의 깊은 곳에 숨겨진 열등감과 자괴감을 느끼게 한다. 이 책에는 우신이라는 인물이 등장하고 있으며, '아는 것이 힘이다'와 '모르는 것이 약이다.' 이 두가지 속담사이에 줄타기를 하고 있었다. 그는 삶에 있어서, 모르는 것과 아는 것의 균형과 조화를 우선한다.아는 것이 많은면 실천이 적어지고, 모르는 것이 많으면 행동이 앞선다. 이 둘은 어리석음의 본질과 가깝고, 행동과 생각의 조화로움이 지혜의 원천이 될 수 있으며, 아는 것이 많은 사람이 신중하지만, 개혁을 이루기가 힘들다. 즉 현 시대에 지식인이 사회의 변혁을 완성하지 못하고, 결정적인 순간, 변절자가 되는 이유, 궤변론자로 마무리 짓게 되는 원리가 잘 나타나고 있다. 즉 너무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지금처럼 살아가는 것은 스스로 힘들게 만든다. 너무 똑똑해도, 너무 무지해도 살기가 힘든 이유다. 아는 것이 많으면 우울하고, 회의론자가 많아지고, 결국 극단적인 자살로 마무리 짓게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즉 이 책은 우리의 삶 속에 만들어진 지식에 대해 성찰과 통찰을 제안한다.즐기고, 적당히 살아가는 사람이 지혜로운 자다. 너무 똑똑하지 않고, 너무 어리석지 않은 상황, 중용의 자세, 중도가 되는 것이 필요하며, 적당한 타협이 필요하다. 너무 똑똑하면 외톨이가 되는 이유,그 이유를 우신의 입을 통해 이해할 수 있다. 결국 사람과 조화로운 삶을 살기 위해서, 너무 똑똑한 것이 독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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