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월요일의 말차 카페 ㅣ 마블 카페 이야기
아오야마 미치코 지음, 권남희 옮김 / 문예춘추사 / 2022년 11월
평점 :

손잡이에 손을 대려다 문에 시선이 멈추었다. 마블 카페라고 쓰인 플레이트의 '블' 부분에 흰색 마스킹테이프가 붙어 있고 검은 매직으로 '차' 라고 써놓은 것이었다. 말차카페.
말차(末車)카페? 무슨 말장난이지. 이건. (-11-)
미츠는 실오라기 한 올 걸치지 않은 모습이 되자, 배 주변을 보며 말했다.
"이따금 생각하는데, 어짹서 사람만 옷을 입을까."
나는 브래지어를 벗으면서 대답했다.
"처음에는 방한이나 보호가 목적이었을거야. 그러다 부끄러움이라느 감정을 알게 되고."
"부끄럽다는 건 말이지. 이유야 어찌 됐건 모두 가리기 시작해서 같아. 가슴을 드러낸 채 사는 민족도 있잖아. 주위가 숨기니까 자기도 부끄우니까 가리고, 그런 고리겠지." (-65-)
아저씨는 내가 내켜하지 않을 때는 마음대로 만지지 않고, 새된 소리로 귀여워, 귀여워하고 호들갑 떨지도 않고, 번쩍거리는 그 판때기를 내 쪽으로 갖다대지도 않는다. 아저씨는 언제나 열려 있는 문 바로 옆 파이프 의자에 앉아서 무심하게 책을 읽고 있다가 나를 발견하면 눈을 가늘게 뜨고 후후 웃어줄 뿐. 바로 책으로 돌아갔다. (-114-)
나는 여자 사람과 얘기를 잘 못한다. 특히 젊은 사람과는. 잘 못한다고 할까, 너무 부끄럽다. 절대로 눈을 마주치지 못한다. 옛날부터 여자아이들이 얼굴을 말똥말똥 보거나 가볍게 말을 걸기도 하면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라서 이내 퉁명스러워졌다. 그래서 늘 듣는다. 차갑다, 재수없다, 무섭다 등등. 무서운 얼굴인 건 선천적이다. 내 탓이 아니다. (-186-)
소설 『월요일의 말차 카페 』에는 쿄토의 말차 카페가 있다. 봄 여름,가을,겨울, 12개월 동안 매달 다른 이야기,인연을 담아낸다. 마블 카페에서,월요일 이벤트에 따라, 말차 카페를 마시는 월요일로 달라진다. 사람과 사람 사이, 우연이 필연이 되고,그 필연이 인연이 될 수 있다. 말차 카페의 종업원 미호와 우연히 말차 카페에 들어가게 된 깃페이가 들어왔다. 우연, 만남, 그것이 친절로,그 친절이 호감이 된다.삶이 삶과 연결되었으며, 우연적인 이야기 , 삶의 부끄러움과 수줍음이 열두개의 단편과 연작소설 속에 느껴진다. 『월요일의 말차 카페 』 는 『목요일에는 코코아를』 의 속편으로서, 말차 카페,마블 카페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이야기 속에서 마블 카페 단골 손님 열 두 사람의 일상을 알 수 있고, 치유와 위로를 얻는다. 만남과 헤어짐, 서로 좋아하고, 서로 멀리하게 되는 그 상황 속에서,안부를 묻고,서로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소소한 따스함은 소소함과 사소함에 일상 속에 있었다.타인에게 큰 기대하지 않고, 그 기대하지 않은 관계 속에서, 우연히 말이 통하면, 서로 인연이 될 수 있었다.마음과 마음이 잇는다는 것,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어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 어떤 의미이며, 일상 속의 소확행, 행복과 기쁨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