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로 씻어 낸 가슴에는 새로운 꽃이 피어나리 -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 폴리카르포 신부님 묵상, 무심의 다스림
김종필 지음, 김혜남 그림 / 포르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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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달빛

산천에 노니는 밤이면

부끄러움 홀로

꿈길에 은파처럼 원무를 추다가

어둑새벽에 다시

눈빛에 물기 어리지요.

한설 바람

문마다 두드리는 밤이면

부끄러움 홀로

어부지리로 기어들다가

어둑새벽에 일어나

온몸으로 안부하지요. (-7-)

님의 사랑을 직면할 때면 어여쁘게 피어나는 꽃도 거울이요. 시들어 떨어지는 낙화도 티없이 맑은 거울입니다. 햇볕이나 별빛이나 , 바람이나 구름이나, 연못의 물이나 풀잎 끝의 이슬 한 방울이나, 아니 사계절의 자연 현상이 다 내 삶의 거울입니다. (-68-)

저마다 행한 일의 뒷모습을 바라보게 되는 가을입니다.

봄의 길목에서 맞이한 감쪽같은 꽃샘추위와

한여름의 무더위와 비바람 폭우를 버젓이 견디어 내고

마침내 곱게 물든 잎새들이 더없이 거룩하게 보입니다.

자연의 이치로 다가와 몸을 누이는 지평선처럼

가을 햇살에 익어 터지는 석류 같은 사랑을 부여안습니다.

동녘에 떠오르는 아침 햇살처럼 따뜻한 아버님의 기운을 느끼고,

순응하는 중천의 달처럼 자애로운 어머님의 마음을 헤아립니다.

아침 햇살 같은 아버님과 중천의 달을 반기듯이 어머님을 모실 수 있다면

온 우주의 춤을 펼치게 할 하늘같이 넓은 푸른 빛 모시 치맛자락에

한 아름씩 황금빛 소국과 보랏빛 난초꽃을 안겨 드릴지니

태초의 울음소리 영혼의 춤으로 일어나게 하소서.

꽃봉오리와 꽃과 씨앗의 마음으로 영원하오니

헤아릴 길 없는 하늘의 은총을 가을바람처럼 쓸어안아

행하는 일로 복을 짓고 향하는 길에 신의 뜻을 이루소서. (-149-)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 김종필 폴리카르포 신부님의 묵상집 『눈물로 씻어 낸 가슴에는 새로운 꽃이 피어나리 』에는 자연속에 숨어있는 ,인간의 생을 위해서 필요한 삶의 이치를 함께 하고 , 서로 생각을 나누는 법을 말한다. 삶의 여정 속에 삶과 죽음이 있으며,내가 한 행동은 나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살아갈 수 있는 지혜로움을 얻는다. 해 질 녘, 해가 지는 그 순간에 느껴지는 삶은 달과 별로 채워지는 삶과 다른 의미를 품고 있었다. 사랑의 빛의 향연, 꽃의 향기를 내 삶의 향기로 바꿔 놓을 수 있는 사람은 주어진 삷에 대해 감사함과 온유함을 품고 살아갈 수 있다.

물소리, 장미나무, 바람의 길, 실존적 존재로서, 인간이 해야 할 일이 우엇이며,언제 어디서나 죽음과 불행을 염두에 두고 살아갈 필요가 있다. 내 삶보다도 더 소중한 누군가의 삶을 알고 있다면, 자신의 삶에 있어서, 불행의 시작점과 끝점을 응시하게 된다.생명의 가치가 바로 인생의 흐름 속에 있으며, 마음의 열쇠 자연의 이치를 내 삶에 품는 방법을 스스로 얻는다. 삶은 결국 소중한 것을 보존하고, 사랑을 품으면서, 살아가는 것, 인생의 균형감각과 조화로움을 잊지 않는다면, 포기하지 않는 삶, 나를 위한 삶, 나답게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 위기와 고난 속에서, 절망을 극복하고, 스스로 일어날 수 있는 삶을 나아게 선물할 수 있는 용기와 희망을 만들어 가게 된다. 행복과 기쁨은 오롯이 나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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