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인 - 온전한 나를 만나는 자유
서지현 지음 / 미다스북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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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디지털화가 가속화되고, 비대면 관계가 일상이 되면서 '나다움','인간다움'에 대한 갈증이 심화되고 있다.

때때로 삶이 실감 나지 않는다. 알몸이 물에 잠 긴 듯, 노곤하고, 안경벗은 눈으로 앞을 보듯 세상이 뿌옇다. (-4-)

언제부턴가 많은 불행들을 염두에 두고 살아가고 있다.생에서 나 자신보다 훨씬 더 소중한 존재를 만나고부터다.

아이의 탄생, 그리고 그가 성장해가는 매 순간 생의 감각이 또렷해지는 걸 느낀다. 동시에 질병, 사고 ,죽음, 그리고 이별과 같은 앞날에 대한 염려가 엄습했다. 그것은 내 품을 떠나서는 살 수 없는 , 작고 연약한 존재에 대한 일종의 보호본능이자 책임감이었다. (-71-)

죽음이 삶을 견인한다. 생의 마지막을 떠올리자면 결국 삶을 돌아보게 된다. 죽음 앞, 한 웅큼의 후회라도 덜기 위해 하루치 인생,'오늘'을 살뜰히 살피게 된다. (-77-)

사소해 뵈는 자국이라도 삶에 큰 의미를 새긴다. 새하얀 시트가 전시대 위에 얌전히 오를 그날을 그려본다. 사랑하느 이들 앞에 놓이게 될 '나'란 작품에 부디 고귀한 흔적이 많이 새겨지기를. 나 자신보다는 타인의 삶을 돌본 흔적이 역력하도록, 머리를 누리기보다 땀 흘리며 애쓴 흔적이 많도록, 그리하여 볼품없는 몸이라도 부디 아름다운 문양을 한껏 품기를. (-132-)

값으로 가치를 매길 수 없는 일이 더러 있다. 손의 수고가 그럴 것이다. 크든 작든, 품을 들여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도움을 건네는 일만큼 값진 일이 있을까? (-197-)

나는 향기로 삶의 스위치를 켠다. 삶의 모드를 변경한다. 끝도 없는 집안일의 바다에 빠져 허우적댈 때, 온몸이 김치 냄새, 반찬냄새, 멸치 냄새에 절어 장아찌가 되어갈 때, 코끝을 스친 기분 좋은 향이 단숨에 나를 건져낸다. 마음과 정신이 환기되면서 골몰하던 일에서 단번에 빠져나올 수 있게 된다. (-236-)

아날로그는 현실이고, 디지털은 가상이다.꽤 오랫동안 우리의 삶은 아날로그였고, 현실세계였다. 집을 사는(=BUY) 것도 아날로그이며, 돈이나 화폐도 아날로그였다. 예술도 아나로그다. 사람을 만나고,소통하고,대화하고,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아날로그였다. 원시에서, 20세기 중반, 컴퓨터가 만들어지기 전까지 우리 삶의 뿌리는 아날로그에 두고 있다. 문제는 디지털로 전환되고, 인터넷,모바일 세계가 만들어지면서, 가상현실이 생겨나면서, 나다움이 사라지고, 세대차이는 극심해졌다. ㅇ니간다움이 사러지고 있으며, 어떤 참사가 나타날 때,인간다움이 사라지고 있음을 느낀다. 삶에 대해서, 공포와 두려움이 느껴지는 순간이다. 남녀노소 ,무언가를 소비하는 세계가 커지면서, 소통과 공감의 격차를 극복할 수 없게 된다. 바로 그것이 우리가 안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와 엮이고 있으며,이 책을 읽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즉 아날로그는 우리가 보호하고 보존해야 하는 삶의 본질이다. 아날로그는 보존되어야 하느 삶이기도 하다. 디지털 세계가 대체할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중요한 것은 내 삶의 소중함을 깨우치는 것이며, 불행한 삶을 항상 염두에 두고 살아가야 하는 현대인들에게 도피처, 다락갑이 될 수 있다. 삶의 다락방과 같은 곳, 그곳에 아날로그가 있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이 인기리에 방영될 수 있었던 것은 우리 삶의 아날로그적인 삶이나 놀이에 대한 갈증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비대면이 확산됨으로서,외로움과 고독함에 몸부림치는 삶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는 지금 우리 앞에 놓여진 현실에서,나다운 삶을 살아가며, 행복한 삶, 위로와 치유가 필요한 삶을 만들 수 있다. 그리고 나답게 살아갈 때, 한웅큼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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