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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스틱 듀오 ㅣ 숨쉬는책공장 이야기 나무 2
곽영미 지음, 황K 그림 / 숨쉬는책공장 / 2022년 10월
평점 :






"민호군, 참 오랜만이네요. 4년 전 시트콤에서 본여줬던 귀여운 모습, 다시 볼 수 있을까요?"
사회자 형의 말에 민호는 귀여운 척하며 바로 '뿌잉뿌잉' 포즈를 취했다. 민호의 얼굴이 클로즈업되자 많은 방청객이 눈살을 찌푸렸다. 몇몇은 억지로 웃는 척했다. 4년째 우려먹고 있으니 반응이 영 아니다. (-6-)
"자 , 그럼 3주간 이민호 군과 복실이의 판타스틱 듀오, 위대한 가족 탄생 이야기를 기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카메라 불이 꺼졌다 방청객들은 재빠르게 빠져나갔다. 주성이와 주성이네 매니저 형이 연출가 아저씨에게 달려가는 모습이 보였다. (-14-)
'여신 파니 누나가 먼저 말을 걸다니.'
민호는 파니 누나를 만나고, 말까지 하게 될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파니 누나는 여섯 살에 데뷔해서 10년이 지난 지금도 아역 배우로 활약하며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얼굴이 예쁠 뿐만 아니라 연기도 잘하고, 노래 실력도 뛰어나고, 춤도 잘 춘다. (-19-)
결국 나는 화장실 앞 매트에 소변을 보았다. 매트가 흥건히 젖어 누런 소변이 바닥까지 흘러넘쳤다. 어쩔 수 없다. 나는 구석에 웅크린 채 잠을 청했다. (-29-)
나도 주성이와 듀오가 된 스큐리를 보았다. 스큐리는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어린 개였다. 그런데 놀랍게도 개를 싫어한다던 민호가 스큐리를 좋아했다. 민호가 티를 내지는 않았지만 나는 한눈에 알 수 있었다. (-41-)
1970년대 ~1990년대 사이에 아역 배우들이 한창 인기가 있었던 시기가 있다.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한 몸에 얻게 되고, 승승장구 할 것 같았던 아역 배우들,그들이 서서히 자신의 재능을 잃어버리고, 성인 배우로 거듭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오래 전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드라마 한지붕 세가족, 시트콤 순풍 산부인과가 그런 케이스였고 당시 아역이었던 배우들은 성인이 되면서, 빛을 발하곤 했다.
창작동화 『판타스틱 듀오 』 의 주인공 이민호도 그러했다. 배우가 꿈이었던 이모 따라가다가, 민호는 덜컥 시트콤 연기를 하게 되었으며, 그것이 민호 인생을 바꿔 놓는다. 하지만 4년이 지나자 역변, 민호의 아약으로서의 독특함과 특별함이 사라지게 된다. 그 상황을 역변이라 말한다. 대중들의 이목이 쏠렸다가, 한순간 사라지자 민호는 좌절하고, 이모를 원망하고 있다.
세상은 알다가도 모르는 법, 민호는 유기견을 통해 새로운 인생을 살수 있는 기회가 갑자기 열리게 된다. 이모 또한 민호가 다시 성공하여, 아역시절처럼 광고를 찍을 수 있고, 대중들에게 다시 인기를 얻고 싶어 한다. 즉 『판타스틱 듀오』 를 적극적으로 이용하여, 유기견과 잘 지내는 프로그램, 그리고 출연자들끼리 경쟁하여 상금을 타는 프로그램이다. 그 과정에서, 같이 아역활동을 하였던 여신이라 부르는 파니 누나를 보게 되었고, 민호는 스스로 거듭나고 있다. 창작 동화는 아역배우가 성공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 있다. 여섯살에 데뷔하여, 아역 시절을 지나 서인 배우가 되어서, 승승장구 하는 파니 누나를 보면서,자괴감에 빠지게 되는 민호의 모습을 본다면, 민호가 의도하지 않았던 인생의 쓴맛을 어릴 적부터 느끼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