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파멸의 손길 ㅣ 페르세포네 × 하데스 2
스칼릿 세인트클레어 지음, 최현지 옮김 / 해냄 / 2022년 9월
평점 :






페르세포네의 머릿 속에서 격렬한 갈등이 벌어지고 있는 줄은 꿈에도 모른 채, 유리는 말을 이었다."하데스 님께서 여신님을 왕비로 맞지 않으실 이유가 없죠. 미혼의 여신이시고 순결의 서약을 하신 것도 아니잖아요."
유리가 다 안다는 듯 눈길을 던지자 페르세포네는 얼굴을 붉혔다. (-20-)
렉사가 페르세포네의 가장 친한 친구라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었다.
"네가 하데스랑 잔 지 6개월 정도 됐다는 거랑 네가 인간 행세를 하는 여신이라는 사실 같은 거 말이야?" 렉사의 어조는 가벼웠다.
"하데스랑 6개월 동안 잔 거 아니거든." 페르세포네는 왠지 모르게 방어적으로 굴었다. (-62-)
아폴론이 자초한 일이야. 그녀는 기사를 송고한 이유를 떠올리며 생각했다. 그에겐 이래도 싸. 이게 정의를 세우는 일이야. 피해자들에게 목소리를 주는 일이고. 하데스는 어쩌지?
속이 뒤틀리는 것 같았다. 무릎을 일으켜 세운 순간 위액이 목구멍 가득 차올라 다시 토했다. 코와 목이 타오르는 듯했고 혀에 느껴지는 거라곤 오로지 와인의 쓴맛뿐이었다. (-143-)
그때, 하데스의 향기가 공기를 휘저었다. 갑자기 그가 곁에 나타난 것이다. 그녀의 등 뒤에 가슴을 대고 두 팔로 그녀를 감싸며 달리는 밀착한 자세였다. 그의 온기는 마치 짙은 어둠 , 달래고 어루만지는 어둠과도 같았다. 그 어둠에 한껏 삼켜지고 싶었다. (-188-)
죄책감과 수치심에 얻어맞은 것 같았다. 이 방에 감도는 하데스 마법의 향 만큼이나 강력하게, 바로 그때 , 칼의 발치에 번쩍거리는 검은색 물체가 보였다. 뱀들이었다.발을 타고 목을 휘감고 나서야 칼은 눈치를 챘다. 그는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지만, 뱀들이 귓가에 쉭쉭 소리를 내며 더욱 꽉 붙들었다.
어둠 속에 하데스가 나타났다. 페르세포네는 깜짝 놀랐다. 그의 기운은 전혀 느끼지 못했던 터였다. (-257-)
그녀는 그의 뺨을 때렸다. 아니 , 때리려고 했다.하지만 하데스가 먼저 그녀의 손목을 끌어당겨 키스를 퍼부었다. 온몸에 힘이 빠져 그의 품에 안길 떄까지, 결국 울음을 터트릴 때까지.
" 난 누군가를 잃는 게 뭔지 몰라요. 하데스" 그녀는 그의 가슴에 안겨 흐느꼈다. (-297-)
점심시간이 될 즈음, 페르세포네는 데메테르에 관해 뭐라고 쓸지 생각하며 마음이 들떠 있었다. 검은색 굵은 글자로 나온 헤드라인이 머릿 속에 그려지는 듯했다.
인간을 보살피는 수확의 여신, 전 인구의 식량을 앗아가다.
그러자 바로 나쁜 결과들이 예상되어 몸이 저절로 움츠러들었다. (-341-)
아폴론과의 거래가 아무런 가치가 없었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이게 바로 하데스가 말하려던 바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신 행동이 렉사를 죽음보다 더한 운명에 처하게 만들었다는 걸 곧 알게 될 것입니다.
정신을 차리기까지 잠시 시간이 걸렸다." 당신 정말 최악이네."
그녀는 문이 열리자마자 몸을 돌려 엘리베이터를 나섰고, 아폴론이 바짝 뒤따라왔다. (-381-)
둘은 부딪치듯 서로를 끌어안았고 서로의 옷을 찟어 벗겠으며 흐릿한 지하 세계의 하늘 아래 알몸이 되었다.입술끼리는 부서질 듯 맞부딪쳤고 혀는 서로를 탐닉했으며 호홉은 어지러이 뒤섞였다. 하데스는 한손으로 그녀의 머리 뒤쪽을 감싸 쥔 다음, 다른 한 손은 점점 내려가 아랫배 밑, 허벅지 사이의 곱슬곱슬한 털 안쪽으로 깊숙이 넣었다. 뜨거운 피부 사이로 그의 손가락이 밀고 들어오자 그녀는 신음을 흘렸다. 잠시 동안 아찔한 쾌감 속에 ,그리고 민감한 부위에서 전해지는 아릿한 통증에 정신을 놓았다. (-441-)
페르세포네는 슬며시 미소를 지었고, 하데스는 그녀가 아이들과 어우러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어떤 놀이를 해볼까?" 아스포델의 에메랄드빛 들판을 향해 걸어가면서 그녀가 물었다.
"술래잡기요!"
행도이나 무엇 하"숨바꼭질도!"
"사망치기 놀이해요!" (-521-)
페르세포네 X 하데스 시리즈 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모티브로 하였으며, 현대의 시각에 맞게 나름 신화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안에서, 이야기를 서술하고 있다. 특히 이 소설은 현대판 지옥의 로맨스라 불릴 정도로, 어둠의 손길, 파멸의 손길, 악의의 손길를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페르세포네를 적극 유혹하는 하데스의 여자를 다루는 남다른 사랑의 스킬을 습득할 수 있다.
그리스로마신화에서, 하데스는 지하세계의 신이며, 페르세포네는 지하 세계의 여신으로 불리운다. 온몸으로 불안을 느끼며 살아가는 페르세포네는 하데스가 키스를 하거나 섹스를 하더라도 거절할 수 없었다. 소설에서, 페르세포네는 자신의 정체성을 감추고, 페르세포네 기자가 되었다. 둘 사이에 끌릴 수 밖에 없는 조건과 만남이 있으며, 전령의 신 헤르메스가 등장하고 있었다. 페르세포네 앞에 음악의 신 아폴론 이 등장하면서, 하데스와 아폴론의 묘한 긴장관계에 노출되는데, 이야기의 서막이 서서히 어둠의 세게에서, 파멸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소설을 읽으면, 작가의 의도가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기준의 그리스로마신화가 제우스를 중심으로 하는 올림푸스 12신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만들어 나갔다면, 페르세포네 X 하데스는 양지가 아닌 음지로 파고들어가며, 지하세계를 중심으로 하고 있었다. 둘 사이의 인간적인 면 여신이지만, 자신의 신분을 감추고 페르세포네 로지 기자로 일하고 있는 그녀 곁에서 절친 렉사가 있으며, 둘의 사랑을 질투하는 동시에 감시하는 님프 요정들이 있었다. 그리고 신과 여신의 사생활,일거수 일투족이 신문 기사 특종으로 실시간으로 올라오고 있어서, 신들 또한 사랑에 있어서, 눈치를 보는 입장에 놓여지고 있었으며, 둘 사이를 엮어주는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가 투입되고 있다. 둘은 수확의 여신이자 대지의 여신, 데메테르에 의해 새로운 영혼의 판타지 세계로 들어가 버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