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지난 자리에 꽃이 피었다 - 소중한 당신에게 전합니다
히조 지음 / 키효북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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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개한 꽃이

바삐 걷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세사을 보던 눈은 감게 하고

향기로운 마음을 깨어나게 한다.

누군가의 마음이 그러했다.

향기를 가득 머금은 다정함이

아프게 사라내던 나를 잠시 멈춰 세우곤

따뜻함을 깊이 호홉하게 했었다. (-25-)

아름다운 것을 보았을 때

떠오르는 사람이 있는가?

사랑은 아름다운 것을 볼 수 있게 함과 동시에

그것을 나누고 싶은 마음까지 겸하여

당신을 채워나간다.

그것만으로 우리는

마음에 사랑을 품어야 하는 이유가 충분해진다.

쏟아지던 햇살이 내 가슴에

소리 없이 부딪혔다가

사방으로 눈부시게 부서졌다.

그 파편들은 작은 반짝임이 되어

마음 그늘에 빛 구멍을 내고는

흙 밑 뿌리까지 새어들었다. (-61-)

사랑에 빠지면

상대의 모든 행동에서

의미를 읽어내려 한다.

시선과 손짓과 소리.

너의 입꼬리를 쓸어오리고

미소 짓게 만드는 온갖 것들.

너를 둘러싼 침묵의 공기와 찰나의 몸짓까지도.

너의 무수한 감정들이 만들어내는 전부가

곧 나의 의미가 되어가는 순간들.

내가 사랑하는 모든 것을

나도 사랑하고 싶어진다. (-77-)

꽃이 필 때 잎은 없고

잎이 자랄 때는 꽃이 피지 않으므로

서로 볼 수 없다고 하여 지어진 이름. (-128-)

자유롭게 타오르는 장작을 보면

혼란을 잠재우는 의식을 행하는 듯하다.

무수한 번민을 모조리 태워

하늘의 별빛 품으로 가볍게 놓아주라고

내가 널 대신해 불꽃이 되어 춤을 선보일 테니

이 춤이 끝날 때까지 나와 함께 마음것 요동치자고.

무색의 재가 되어 아무것도 남지 않을 때까지. (-145-)

아음이 걷는 길에는

애초에 정해진 출구가 없다.

그저 살아가는 여정이기에.

마음의 길을 잃었을 때는

잠시 앉아 쉬어주면 그만이다.

내 삶에 가장 긴 문장 사이에

쉼표를 찍어준다는 생각으로. (-175-)

작가 히조님은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이토록 공부가 재미있어지는 순간』, 『너에게 하고 싶은 말』 등의 책에서 그림작업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의 책 『당신이 지난 자리에 꽃이 피었다 』에서는 사랑의 기승전결이 오롯이 느껴진다. 제목에서, 우리의 삶 속에 누군가를 응시하게 된다. 그 사람의 안부를 묻게 된다. 어떤 사람이 누군가에게 남겨 놓은 흔적들, 그 흔적들이 그 사람의 마음 언저리에 꽃이 될 수 있다면, 그 사람은 나름대로 잘 살아온 삶이 될 것이다. 여기서 꽃이란 여러가지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삶의 긍정이 될 수 있고, 사랑이 될 수 있으며, 그리움이 될 수 있다. 즉 나의 삶에 있어서, 사랑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가 무엇인지 작가 스스로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책 제목을 나의 좌우명으로 삼는다면,나의 삶을 스스로 바꿔 나갈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여러가지 메시지를 품고 있었다. 어떤 상황이든, 어떤 조건이든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한 삶을 만들 수 있다. 비가 와도, 눈이 와도, 삶의 위기가 봉착하는 순간에도, 우리에게 필요한 것는 사랑 그 본연의 의미를 닮아가고 있었다. 내 삶에 대해서, 만남과 이별 속에서, 나에게 필요한 사람을 찾고,그 사람을 사랑할 수 있다면, 나 스스로 빛날 수 있으며, 사랑에는 따스한 위로와 치유가 담겨지고 있었다. 삶의 마지막,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의 순간에 꽃을 남기는 삶을 살아가자, 고 스스로 다짐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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