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실격 원전으로 읽는 움라우트 세계문학
다자이 오사무 지음, 장현주 옮김 / 새움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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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장의 사진이 가장 기괴하다. 전혀 나이를 짐작할 수 없다.머리카락은 다소 희끗희끗한 듯하다. 그런 그가 심하게 지저분한 방(방의 벽이 세곳 허물어져 내린 것이 그 사진에 분명히 찍혀 있다.) 의 한구석에서 작은 화로에 손을 쬐는데, 이번에는 웃고 있지 않다. 아무런 표정도 없다. 말하자면 앉아서 화로에 양손을 쬐면서 자연스럽게 죽은 것 같은 ,그야말로 사위스럽고 불길한 냄새가 나는 사진이었다. (-10-)

또 학교 미술 시간에도 저는 그 '요괴식 수법' 은 감추고 지금까지 해오던 대로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게 그리는 식의 평범한 터치로 그렸습니다.

"너는 위대한 화가가 될 거야."

여자들이 반하게 될 것이라는 예언과 위대한 화가가될 것이라는 예언, 이 두 예언은 바보 다케이치에 의해 내 이마에 각인되었습니다. 이윽고 저는 도쿄로 나왔습니다. (-46-)

술, 담배, 매춘부 ,이것들은 모두 인간에 대한 공포를 비록 일시적으로나마 달랠 수 있는 상당히 좋은 수단이라는 것을 이윽고 저도 알게 되었습니다. 이 수단들을 얻기 위해서라면 제가 가진 것을 전부 팔아도 후회가 없을 거라는 생각조차 들었습니다. (-52-)

저의 눈앞에서 호리키의 키스를 받는, 그 츠네코의 신세를 가엾게 여긴 탓입니다. 호리키에게 더렵혀진 츠네코는 저와 헤어져야만 하겠지요.게다가 저에게도 츠네코를 붙잡을 적극적인 열정이 없어. 아,이제 이것으로 끝이다, 라고 츠네코의 불행에 한 순간 깜짝 놀라기도 했지만, 즉시 저는 물처럼 순순히 포기하고, 호리키와 츠네코의 얼굴을 번갈아 쳐다보며 ,싱글싱글 웃었습니다. (-74-)

다케이치의 예언은 하나는 맞고, 하나는 빗나갔습니다. 여자들이 반할 거라는 명예롭지 못한 예언은 맞았지만 , 분명 위대한 화가가 죌 거라는 축복의 예언은 빗나갔습니다.

저는 겨우 조잡한 잡지의 서툰 무며의 만화가가 되었을 뿐입니다. (-85-)

호리키는 집에 있었습니다.더러운 골목길 안쪽의 2층 빙으로, 호리키는 2층의 다다미 여섯 장이 깔린 방 하나만을 사용하고 있었고, 아래층에는 호리키의 노부모와 젊은 직인 세 명이 끈을 꿰기도 하고 박기도 하며 왜나막신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96-)

저의 주량은 서서히 늘어갔습니다.고엔지역 부근뿐만 아니라, 신주쿠, 긴자 방면까지 나가서 마시고, 외박하는 일조차 있었습니다. 단지 '관례'에 따르지 않기 위해,방에서 불한당인 척하거나, 닥치는 대로 키스를 하거나 했습니다. 즉, 그동반 자살 사건 이전이 아닌, 그 무렵부터 더욱 거칠어지고 야비한 술꾼이 되어, 돈에 쪼들려 시즈코의 의류를 들고 나가 처분하는 정도가 되었습니다. (-111-)

여러 판본으로 번역되어 있는 일본 소설가 다자이오사무의 『인간실격』 이다. 부잣집 아들로 태어났던 다자이오사무는 1909년 6월 19일에 태어나 1949년 6월 6월 13일 세상을 떠나게 된다. 그리고 다자이 오사무의 딸이자 소설가인 쓰시마 유코가 있다. 주인공 오바 요조는 다자이 오사무의 분신이며, 자전적 소설이기도 하다. 오바 요조의 친구 다케이치,호리키가 있으며, 오바 요조와 함께 한 여자주인공, 관계를 나눈 쓰네코, 시즈코, 요시코가 있었다. 회의주의자이며, 염세주의자였던 오바 요조는 불안과 걱정 속에서, 광대짓,광인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자신의 실체를 드러내지 않는다. 전교 1등을 밥먹듯 하였던 다자이 오사무는 불안 속에 자신을 숨기게 된다. 친구 다케이치와 친구가 되었던 이유는 오바 요조의 숨어있는 행동의 특징을 보였기 때문이다. 대학교에 입학 후 오바 요조는 호리키와 만나서,매춘부, 퇴폐적인 행동을 반복하게 된다. 그리고 쓰네코와 관계를 맺게 된다. 그 과정에서, 쓰네코의 죽음 ,그 죽음에 대해서 방조죄로 인해 요조는 학교에서 퇴학을 당하게 되는데, 위대한 화가가 되긴 커녕, 무명의 만화가로 겨우 풀칠을 하게 된다. 여기서 두번째 여자 시즈코가 나오고, 시즈코의 딸을 알게 된다. 요시코와 또다른 관계를 맺게 되는 요조의 죄책감과 무심함 속에서, 그는 자신의 무능과 무력함으로 인해 점점 더 파괴적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 소설 『 인간실격 』 은 오바 요조의 광대짓 뒤에 숨어있는 다자이 오사무의 페르소나, 우리가 지금까지 보여주고 있는 실제척인 접근 뿐만 아니라, 전후 일본 사회의 불안한 존재감이, 오바 요조에게 노출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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