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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의 거의 모든 기록
웬디 미첼 지음, 조진경 옮김 / 문예춘추사 / 2022년 10월
평점 :

이 글을 쓰는 지금은 조기 발병 치매를 진단받은 지 거의 7년이 흘렀고, 나는 여전히 혼자, 간병인 없이 독립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2014년 7월의 그날, 나는 신경과 전문의 앞에 앉아서 그전의 많은 편지와 검사에서 눈치챘던 내용을 확인받았다. 그날 이후로 나는 무엇을 배웠을까? (-6-)
치매 환자는 사람과 접촉하지 못하게 되면 스스로 인정하고 싶지 않더라도 접촉을 몸시 그리워하게 된다. 2011년에 호주에서 이루어진 한 연구에서는 장기적으로 치매 환자에게 매일 10분 발 마사지를 하면 행동의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이 밝혀졌다. 연구에 따르면 ,브리즈번의 한 요양원 입원자들에게 공격성, 배회, 반복된 질문을 포함한 '초조 행동' 이 있었다고 한다. (-55-)
그러나 나는 타이프를 치고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이 때로는 나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것을 안다. 그로 인해 사람들이 내 삶에 대하여 왜곡된 인식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은 어쩌면 나름대로 치매의 선물일지도 모르며, 이 병이 허용하는 것이 아주 적다는 점을 감안해서 나는 이 선물을 놓치지 않을 것이다. 키보드 위레서 춤추듯 움직이는 내 손가락과 화면에 뜨는 문장들에 나 역시 다른 사람들처럼 놀랄 때가 종종 있다. (-110-)
많은 사람들이 조용한 동네 분위기를 단순히 편안하거나 평화롭게만 느끼는 것은 아니었다.참가자들은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시간에 느끼는 불안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는 바깥에 있느 사람들을 보는 것만으로 이웃과 어느 정도의 유대감을 느낄 뿐만 아니라 이웃의 정체성을 다시 깊이 알게 된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158-)
우리 모두는 단순한 치매 환자가 아닌 그 이상의 존재로 보이고 싶어 한다.이런 바람은 환자와 다른 사람들 모두 치매에 대해 더 좋은 태도를 보이도록 조장한다.내가 우리 동네에서 치매에 걸린 웬디가 아니라 '카메라 여인' 웬디로 알려지는 게 얼마나 좋았는지 앞에서 이야기했다. 동네 사람들이 내 치매를 보기전에 내 기술을 보았기 때문에 기운이 났다. 그들은 질병이 아닌 사람을 본 것이다. (-241-)
대한민국과 일본은 초고령 사회로 진행되고 있으며,저출산 고령화의 대표적인 동아시아 나라다. 나라의 정책과 문화가 실버세대에게 최적화되고 있으며,그들에게 맞는 복지혜택, 건강 비즈니스, 여행 비즈니스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여기엔 요양병원, 요양원이 늘어나고 있다. 즉 노년층의 마지막 삶을 보내는 곳이 대표적인 두곳이며,기존의 병원이 해오던 일을 , 집이 해오던 일을 도맡아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노년층을 중심으로 웰다잉에 대한 인식이 증가하고 있다. 몸에 이상이 생기거나, 치매에 걸리게 될 때, 여러가지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다.그 과정에서 ,기존의 치매 정책이 단절과 격리, 치료에 매진하고 있다면, 실제 치매 한자인 웬디 미첼이 쓴 『치매의 거의 모든 기록 』으 본다면, 실제로 치매화나가 원하는 것, 요구하는 것이 무엇이며, 대안에 대해서 나오고 있다. 즉 치매 환자를 격리하는 것에서 벗어나, 그들이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환경을 바꿔 놓는 것이다. 그들을 무존재감, 비생산자로 바라보지 말고, 스스로 삶을 영위해 나가며, 기억이 소실되고 있지만, 살아가는데 , 큰 어려움이 없도록 한다. 요양원, 요양병원의 형태가 아닌 야생동물을 동물원 테두리 안에서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처럼, 치매 환자 또한 비슷한 형태로,기존의 삶을 유지할 수 있으며, 간병인의 도움없이 스스로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그들의 자아를 디테일하게 존중하고, 일반인들처럼 기억하지 못하고,논리적으로 미숙하지만, 살아가는데 있어서, 최적화된 환경을 만들어 나간다면, 어려움 없이 행복한 삶, 안전한 삶으로 바꿔 놓을 수 있으며,서로에게 필요한 삶을 하나하나 만들어 나갈 수 있으며,그들을 벌레보듯, 동물보듯 하지 않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