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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생삼세 보생연 1 ㅣ 삼생삼세
당칠 지음, 문현선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9월
평점 :

고통이 , 고통만이 쉼새없이 밀려들었다.
살려달라 빌어야할지, 죽여달라 빌어야 할지는 더 알 수 없었다. 극심한 고통에 미동도 할 수 없었기에 스스로 끝낼 수도 없엇다. (-20-)
성옥은 저도 모르게 일에 휘말려 문제의 본질을 놓치고 말았다. 본질은 오빠가 생겨 기쁘고 말고가 아니라 누군가 오빠가 되겠다고 해서 거저 될 수는 없다는 점이었다. 아무리 격식을 우습게 하는 시정잡배라도 의형제를 맺을 때는 돼지머리를 놓고 향을 태우며 하늘에 정하는게 세상의 법도였다. (-115-)
정령이 분노로 몸부림쳤다. "잔챙이 주제에 잘난 척은!"정말로 크게 화난 듯 했다.성질이 별로 안 좋다는 전설처럼 정령은 몸을 움직일 수 없게 되자 극도로 난폭해졌다."애송이 놈, 나를 제압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무성적 없이 내 우무해에서 빠져나갈 수 있을것 같으내? 네 놈이 나를 언제까지 제압할 수 있을지 보자!" (-230-)
성옥은 억울했다. 마당으로 새가 날아들었기에 얼씨구나 하고 구웠을 뿐이지 그게 황제의 애첩이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했다. 경기가 치러지는 내내 황제의 서재에서 꿇어 있었지만 다행히 어려서부터 무릎을 꿇는 일이 많았기에 그다지 힘들지는 않았다. 그저 무릎만 조금 아팠다. (-325-)
성옥의 손놀림 뿐만 아니라 얼굴도 마치 연삼을 유혹하는 듯했다. 땀이 송골송골 맺힌 이마 .빛 조각들과 노느라 불그레해진 미간과 뺨 . 연삼의 눈빛 때문에 곤혹스러운 듯 살짝 깨물자 더욱 붉어진 입술. 이 모든 것이 연삼의 코앞에 있었다. 절색이었다. 연삼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414-)
연삼은 성옥을 좋아한다. 소설 『삼생삼세 보생연』은 중국판 판타지 소설로서, 중ㄱ구 고서 『산해경 』과 도교, 불교, 중국 고대 전설와 신화가 혼재된 구졸르 간직하고 있다.소설에는 마족과 인간, 정령과 님프, 불교, 기독교가 아닌 도교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특징을 소설에 잘 배치해 놓고 있다. 작가 당칠의 이전 소설에서 보았듯 삼생삼세 새 시리즈로 나오고 있는 『삼생삼세 보생연』 에서는 평안성으로 돌아온 남장을 한 성옥이 있으며, 희나라 정안왕부의 왕족 홍옥군주였다. 열다섯까지 꽃이 모여 있는 삼화루에 거닐게 되는데,부모를 일찍 여의고, 화요 花妖 『주근』 의 손에 성옥은 지금껏 자라게 되었다.그래서, 자신의 고통이 어디에서 기인하는지 모르고 있으며, 남장을 즐기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숨기게 된다. 숲으로, 들러 다니면서, 사냥을 즐기게 되고, 토끼를 직접 활로 잡는 것을 좋아하게 된 이유는 여기에 있다.
평안성에 머물면서, 권력과 밀접한 존재감 규수 신분이었던 성옥의 곁에는 연삼이 등장하게 되는데, 연삼은 남장의 모습 뒤에 감춰진 절세미인 성옥의 아름다움을 일찌감치 알게 된다. 이러한 두 사람의 관계는 서서히 가까워지게 되었으며,성옥은 연삼에게 자신의 마음을 조금씩 조금씩 열게 된다. 비밀을 굳이 날려고 하지 않았던 염삼에게 성옥은 서서히 자신의 비밀을 말하고 싶어한다. 사랑에 대한 이해와 공감, 정령과 마족이 등장하는 소설 속에서, 황제와 독대하게 되고, 황제에 애지중지하는 새를 잡아버리고 말았다. 물론 여천왕부의 세자였던 계명풍이 나타나, 성옥을 구해주지만, 성옥은 여천완부와 거리를 두고, 멀리하고 있었다. 이 소설에서 성옥의 내면 속 갈등과 사랑에 눈뜨게 되면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혼란이 커지고 있으며, 대희국의 황제 성균과의 관계 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여인으로 거듭나는 성옥의 변화와 사람을 대하는 태도를 이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