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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연(緣)들에게
연청 지음 / 포레스트 웨일 / 2022년 8월
평점 :
절판
주위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보고 싶었던 그대들에게 위로를 해주는 게 좋았던 전,어릴 적 가장 좋아했던 '파란색' 과 가장 순수하다고 생각했던 '하얀색' 을 섞어 마음속에 연청색을 띠며 살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순수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선선하고, 가끔은 시원할 수도 있는 위로를 물들여주고 싶었거든요.
어쩌면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전 이미 색이 있는 메아리가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연청색으로 말이지요.
그대들에게 따뜻하게 다가갔으면 좋겠습니다, 제글들이.
그리고 시원하게 불어갔으면 좋겠습니다, 연청색 바람이. (-11-)
참 아름다운 경계에 서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발을 헛디디면 밑으로 떨어질 수 있겠지만,
그럼에도 하늘을 날아갈 애벌레는 나비가 되어 날아간다는 꿈을 꾼다는 걸.-30-)
시간이 결국 지나고 나면 나의 사랑도 변할 거라는 것.이 또한 결국 이 나간 칼날처럼 무뎌져 가는 걸까 싶지만, 그런 당당한 시간이란 놈 앞에서 언제나 난 당당히 외치고 싶다. 앞으로 다가올 시간 앞에서도 난 당신을 변함없이 지금처럼 사랑할 것이라고, 두드러기처럼 식음이 돋아올라도 결국 누군가를 사랑함을 시간이 지나 식음이 아니라 익숙함에서, 편안함에서, 행복함을 음미하고 느끼며 내 마음에 저장하는 것임을. (-47-)
내가 바라는 결말이기도 하지만, 내가 바라는 모든 사람들의 '사랑' 목차의 결말이기도 해.
지금 사랑하고 있는 사람들아,
예쁜 봄이 왔으니 두 배로 더 행복한 내용을 써내려가,
지금 이별한 사람들아,
기적 같은 결말은 항상 당신의 편일 거야.
누군가를 몰래 좋아하는 사람들아,
내일은 그 사람이 당신에게 한 번 더 눈길을 줄 거야.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아,
우리의 모든 결말은 행복할 거야.
밤이 깊었는데, 당신의 사랑은 더 깊은 결말이길. (-97-)
뭐든지 술술 잘 풀리는 인생이란
애당초 없던 게 아니었던가.
손 끝에 스치던 부드러운 파도가
몇 년 새에 단단했던 바위를 깨뜨리듯
짙던 마음도 결국은 누군가를 만나고
행복을 느끼며 누그러뜨리듯.
결국 대단한 일도 맞닥뜨릴 것이고
결국 행복한 이도 그대에게 스며들겠지만,
어떻게든 결과가 나오더라도
과저이 술술 잘 풀리기란 쉽지 않음을 알자.
부드러운 파도가 단단한 바위를 깨뜨리기까지
몇 천 번은 부서져야 했을 테니까. (-129-)
그렇다고 기죽진 않는다.
가장 강력한 빛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게 아니라 세상이 보지 않았던 ,아니, 보고 싶어도 못 볼 정도로 깊은 심해에서부터 뚫고 올라오는 것이라고 했거늘.
나 말고도 거의 모든 사람들이 그럴 거라 생각이 드는데, 당신들이 가지고 있는 뜨거운 열정을 돈으로 환산했으면 자가용 비행기 몇 대는 사고도 해치울 정도의 돈이 있었을 테니. 그러니 기죽지 말고 야경을 바라보면서 살아가세요.
모르잖아요. 야경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될지,빛나는 야경 속의 도시를 오히려 발밑에 두고 일등석 비행기 칸에서 와인을 즐길 사람일지 누가 알아요. (-0155-)
사람들은 자마다 좋아하는 색이 있고, 선호하는 색이 있다. 그 색과 가까이하면,색체에서 느끼는 고유의 심리적 안정감을 가지게 된다. 내 삶에 복이 들어온다고 생각할 때,그 색이 나의 색이 될 수 있다. 저자는 자신의 색을 '연청緣靑' 이라고 말한다. 연청이란 '따스한 푸른 색'을 의미한다. 자신이 추구하는 삶이 따스함과 온화함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자신의 삶의 좌우명이 된다.
그리고 시인이 추구하느 소중함은 인연이다. 우리는 수많은 인연과 맺고, 이어질 수 있다. 기적이 만들어지는 것은 관계 속에서,사람들 속에서, 의미를 지니게 된다. 인연이 악연이 되고,악연이인연이 된다. 모든 것은 순환된다. 그 과정에서 상처를 느끼고,그 상처를 회피할 때가 있다. 시인은 『모든 연 들에게 』에서, 자신이 추구하는 삶의 근본을 제시하고 싶어한다. 살아가되, 견뎌야 하고, 때로는 기다려야 하는 순간이 있다. 그리고 용서가 필요하고, 위로가 필요한 순간도 있다. 내 앞에 수많은 인연들이 이 시집 속에 담겨지고 있었으며, 간략한 시평도 함께 한다. 시인은 작은 밀알의 행복과 기쁨을 사랑에서 찾고 있었다. 부수적으로 용기와 위로를 얻게 된다. 그 사랑은 다양한 방식으로,다양한 특징과 색을 지니고 온전히 내 앞에 놓여질 수 있다. 때로는 아파하고, 때로는처절하게 무너질 수 있다.그럴 땐 그때에 맞는 말이 필요하다. 언어의 힘,시가 가는 고유의 힘은 여기에 있었다. 견디면서 살아가고, 서로의 삶을 포용하면서 , 살아간다면, 저자의 색에 담겨진 연청緣靑의 깊은 의미가 우리 삶 곳곳에 스며들 수 있다. 따스한 시,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시, 그것은 우리 삶을 이롭게 해 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