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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부탄에 삽니다
고은경 외 지음 / 공명 / 2022년 8월
평점 :
이것을 나는 '부탄에 없는 세 가지,부탄 육아의 삼무(三無)'라고 이름 붙여 보았다. 그것은 바로 미세먼지, 국제학교, 신호등이다. (-42-)
나라 전체에 신호등이 단 한 개도 없는 나라,부탄이 아닌가. 이곳은 신호등 대신 팀푸 시내 중심가의 도로 한가운데서 교통경찰이 수신호로 도로 질서를 유지한다. 한껏 부드러우면서도 내공있는 손짓으로 연신 팔을 굽히고 펼친다. 마치 예술 동작처럼 수신호를 펼치는 부탄 교통경찰의 모습은 세계적으로도 무척 유명하다. 관광객들이 부탄에 올 때면 꼭 사진을 찍어가는 포인트이기도 하다. (-46-)
2020년 8월, 전국이 3주간 봉쇄될 때 나는 또 다른 놀라운 장면을 목격하게 되었다. 부탄은 나라가 작고 의료환경이 열악하다 보니 코로나가 번지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될 수 있어, 지역감염이 단 한명이라도 생기면 도시 전체를 봉쇄시켰다. 모든 기관,학교, 영업시설의 문을 닫아야 했고 ,집 밖으로도 나가지 못하게 했다. 우리집에서는 탐푸 시내가 내려다보이는데, 봉쇄 기간에는 정말 길거리에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마치 시간이 멈춘 듯했다. 차도, 사람도 없는 고요한 거리., 밤이면 집마다 전깃불만 총총 켜질 분, 여전히 길거리에 사람은 없고 개들만 움직였다. 평소에 부탄인은 주인없는 길거리 개들에게 항상 음식을 나누는데, 봉쇄로 인해 거리에는 사람이 없어 개들이 굶은 상황이 되었다. 국왕은 군인들에게 지역구마다 길거리 개들에게 먹을 것을 배급하도록 지시했다. 봉쇄 기간 동안, 인간 뿐만 아니라 주인없는 개들까지고 국뢍과 정부가 보살피는 영역 안에 있다는 것에 왠지 모를 감동이 느겨졌다. 국왕은 이 나라에 사는 국민뿐만 아니라 이 나라에 사는 동물들과 자연을 다 함께 품을 줄 아는 어진 군주임을 재발견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68-)
2021년 5월 28일, '월경 위생의 날(Menstrual Hygiene Day)' 을 겸해 우리 사무실에서는 부탄 교육부와 함께 시골 지역 여학생들을 위한 생리대 지원사업을 했다. 월경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는 인식개선 캠패인도 함께했다. (-92-)
2022년 현재 부탄은 넷플릭스 가입국가로, 한국 드라마를 실시간 시청하고 있다.예저에는 한국에서 오래전에 방영된 드라마가 뒤늦게 해외에서 방영된 드라마가 오늘의 대화주제가 된다. (-104-)
그래서 부탄은 종카어를 국가 언어로 지정하여 소통한다. 그런데 종카어가 참 어려운 언어다 보니 나이 드신 어르신들 외에는 영어로 소통하는 것을 더 선호한다. 교과목 중 가장 어려운 것이 종카어라고 하는 학생도 많다. 타시 역시 중고등학교 때 집에서 종카어 과목만 따로 과외를 해야 했다고 한다. (-131-)
부탄에서의 만남과 헤어짐, 결혼과 이혼이라는 사회적 편견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만남과 헤어짐'의 자유라는 것은 '문란하다' 는 의미와는 다르다. 불교철학의 윤회와 인연의 가르침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 같다. 윤회의 굴레 속에서 살아가는 존재들은 그들의 전생부터 쌓여온 인연이 있는데, 많은 혼란과 방해요소 (내적, 외적) 로 인해 전생으로부터 이어진 현생을 올바로 인지하지 못하고 실수를 반복한다. (-171-)
당시 스마트폰의 내비게이션에도 나오지 않던 그 초행길을 결국은 송신탑과 수도관을 봐가며 드디어 도착했다.바람 피할 곳 없던 산꼭대기의 절에 도착하니 감사하게도 그 절의 스님 한 분이 우리를 응접실로 안내해 주셨다. 온몸이 얼어 있던 일행은 응접실에 놓여 있던 화로와 스님이 내어주신 밀크티로 한기가 싹 녹아버렸다. 우리는 도시락으로 준비해간 내 주먹보다 더 큰 주먹밥을 스님과 함께 나눠 먹고, 절에 대한 이야기도 들으며 시간을 보냈다. 그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떠나기 싫을 정도였다. (-192-)
한국 국제 협력단(KOICA) 봉사단원을 시작으로 유네스코, 유엔개발계획 등 유엔 기구 및 국제 NGO 활동을 지속적으로 해오던 저자 고은경, 여행과 관광에 관심이 많아서, 결혼 후 부탄에 정착한 이연지,, 그리고 스콧 니어링의 『조화로운 삶 』에 깊은 감명을 받아서, 남아시아 지역전문가,노업과 기후변화를 연구하는 , 유엔 부탄 상주조정관실에서 개발조정분석가로 일하는 김휘래, 이렇게 세사람이 쓴 책 『우리는 부탄에서 삽니다』, 가 출간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부탄에 대한 선입견,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었던 나 자신을 스스로 바꿔 나갈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인도와 중국 사이에 끼여있는 작은나라 부탄은 외세와 단절과 봉쇄를 통해 나라를 지켜온바 있다. 히말라야를 삶의 기반으로 삼고 있으며, 불교를 숭상하며, 국가 언어를 종카어를 쓰고 있는데, 영어를 공용어로 쓰고 있어서, 부탄에는 미세먼지,국제학교, 신호등이 없는 나라이기도 하다. 그래서 한구에는 있었다가 사라졌던 인간 신호등이 부탄에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었다. 단순히 인간 교통 신호등의 역할 이 아닌 관광자원으로 매우 주용한 가치르 지니고 있었다. 즉 부탄에는 없는 것은 한국에는 비즈니스 기회가 될 수 있다. 반대로 , 부탄ㅁ에는 있고,한국에는 없는 여러가지 문화자산들이 한국에 도입할 수 있는 인프라가 될 수 있으며, 부탄을 이해한다면 우리가 생가하는 관광의 개념을 바꿔 놓고 있다. 즉 이 책은 편견과 선입견을 어떻게 깨어 나가야 하는지 그 답안을 재시하고 있다.
가난하고,조용한 나라 부탄이 가진 특별함은 코로나에 대한 대응에 있다.그들은 국가 전체에 완전 봉쇄를 했음에도 국민들은 기다렸고, 인내하였으며, 불평하지 않았다. 나와 사회, 국가와 국왕을 믿고, 그들이 자신에게 이로움을 줄 거라는 생각과 국민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탄은 인구는 절대적으로 적은 숫자임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지켜낼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살아왔다. 즉 돈이 있는 부자 나라의 시선으로 볼 때, 부탄이라는 나라는 큰 경제적 효용가치가 없는 게 사실이다.하지만 돈으로 바꿀 수 없는 그 나라의 고유의 특징이 있다.바로 한국인이 갈망하는 행복과 희망이다. 그것이 한국에게 이로운 것이라면,적극 한국에 도입하여, 한국 정서와 문화 사회에 맞도올 최적화할 필요가 있다. 이 책에 대해서, 관광,비즈니스, 국제관계에 대한 이해를 돕는 와중에 우리가 해야 할 것, 우리가 안고 있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