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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강사입니다 배민 합니다 - 2022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ㅣ 걷는사람 에세이 16
이병철 지음 / 걷는사람 / 2022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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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 학위를 받자마자 지원한 한국연구재단 '박사 후 국내 연수' 연구원에 선정됐을 째만 해도 내 앞날이 장밋빛으로 보였다. 2년간 고정 급여가 지급되고, 4대보험의 혜택도 받았다. 세상에 , 4대 보험이라니! 2년 동안의 계약직이긴 해도 엄연한 '직장인'이므로 금융권 신용 거래가 가능해졌다, (-12-)
당근마켓에 2006년식 배기량 49cc 짜리 스쿠터가 40만 원에 올라왔다. 마침 내가 사는 안양 1동까지 가까운 안양 3동이다. (-17-)
오토바이는 수익이 보장되지만 안전은 보장되지 않는다.위험하다는 게 오토바이의 가장 큰 단점이다. 아무리 작은 사고라도 치명적인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배달 기사들의 사망 사고가 뉴스에 종종 보도되는데, 99.9퍼센트가 오토바이다. 빗길과 눈길, 폭우, 폭염, 강추위, 미세먼지 등 날씨의 영향도 많이 받는다. (-43-)
역 주변이나 번화가에서 배달 라이더들이 쉴 새 없이 달리는 건 배달 주문이 많아서다. 정지선에 멈춰 선 채 신호 대기 중인 라이더들은 오늘도 눈치게임을 한다. 마치 쇼트트랙 선수들처럼 자신만의 전략을 머릿속으로 구상 중이다. 나도 머릿속이 복잡하다. 장거리냐 단거리냐, 크게 한 방이냐 아니면 '짤짤이'로 빠지거나 그것이 문제로다! (-76-)
손님이 요구하는 배달 요청 사항에는 몇 가지 유형이 있다.
"조심히,안전하게 와 주세요."는 기본 옵션이다. 별다른 요구 사항 없이 직접 문을열고 음식을 받겠다는 뜻이다. (-113-)
그런데 배달을 하다 보면 가끔 시간에 쫓겨 차선을 이리저리 바꾸고 ,멈춰선 차들 사이로 다녀야만 할 때가 있다.배기량 49cc 의 작은 스쿠터라서 요리조리 빠져 나가는데 유리하기도 하고,차와의 간격이 넉넉할 때만 '미꾸러지 주행' 을 하기 때문에 접촉사고가 날 일은 거의 없다. (-135-)
정치인들이 다녀간 후,나는 이따금 진눈깨비가 흩부려지는 죽음의 현장을 천천히 지나가 보았다. 늘 다니는 길이지만 갈까 말까 한참을 망설여야 했다. 채 다져지지 못하고 봉분처럼 쌓여 있는 아스콘 앞에 시민들이 국화꽃과 담배를 올려 두었다. 세 사람의 목숨을 앗아 간 롤러는 자신이 무슨 일을 벌였는지 모르는 듯 그저 고요하게 서 있을 뿐이었다. 룰러 바퀴에 기댄 국화꽃 뒤로 '가꿈'이라는 가게 간판과 '행복한 사람들'이라는 빌라가 대비되는 풍경을 차마 오래 바라보지 못했다. 라바콘으로 통제해 놓은 현장 주변에서 배달 대행 스쿠터가 불법 유턴을 하고, 코로아 불황을 이겨내지 못한 몇 곳의 상점들에는 '임대 문의' 현수막이 내걸려 있었다. 눈에 들어오는 모든 장면들이 다 슬펐다. (-173-)
시인? 문학평론가? 시간강가? 배달라이더? 네가지 직업을 가지고 있는 저자 이병철은 , 실제로는 배달의 민족 플랫폼 호출 배달라이더 일을 주로 한다. 하지만 현실은 배달라이더, 꿈은 연구원, 대학교수였다.박사학위를 따고, 내가 원하는 공부를 차곡차곡 하면서, 연구원으로서 새로운 인생을 살고 싶어한다. 하지만 현실은 자신의 꿈과 동떨어진 배달라이더로 시작하게 된다.
이 책은 우리 앞에 당면한 사회적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에 입학 후,대학원까지 거쳐가는 고학력자들이 넘쳐 나면서, 자신의 학업과 무관한 일을 할 수 밖에 없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읽을 수 있다. 늦은 나이에 사회생활을 하게 되고, 신입으로 일하기엔 애매한 상황,그로 인해 스스로 선택한 길이 고등학교 때 배웠던 오토바리 배달라이더였다. 저자가 고등하교 2학년 때 배달라이더 시급이 1200원이었다.책을 쓴 현재는, 시급 15,000원이다. 그만큼 세사은이 바뀌었고,배달라이더가 위험직종에 속한다는 의미다.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인해 배달 외식이 늘어났고, 배달전문 라이더가 많아지고 있다. 실제 주변에 교차로에 있으면 빠지지 않고 보이는 이들이 배달 라이더이다. 그들은 신호를 무시하고, 교차로에서 빨간불임에도 내달라고, 파란 불 신호등에도, 주변에 배달라이더가 보이면 긴장하게 된다. 시간에 쫒기는 직업적인 특성으로 사고가 많은 직업군, 배달라이더의 여러가지 일상 뿐만 아니라, 삶의 희노애락을 엿볼 수 있다. 여전히 배달강사보다, 자신의 직업군에 맞는 일을 하고 싶은 저자의 현실과 꿈이 일치하려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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