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어 - 톡 쏘는 맛길 따라 남도 문화 역사 기행
김만선 글.사진 / 책읽는수요일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흑산도의 중심 상업 지역이기도 한 예리항에 도착하니 이곳이 흑산도임을 알려주는 표지석이 먼저 반겨준다. 섬의 중심지답게 여객선터미널은 물론 우체국이나 농협, 수협, 보건소 등이 있고, 홍어를 주 메뉴로 하느 가게들이 줄지어 있다. (-21-)

자산문화관은 손암 선생의 업적을 전하기 위해 2002년에 건립된 곳이다. 손암 선생의 일대기는 물론 그의 사상과 『자산어보』 의 유래 등을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어, 흑산도와 손암 선생의 깊은 인연을 짐작할 수 있다. (-24-)

신유박해로 많은 천주교도가 처형되거나 귀양을 가자 형 정약현의 사위 황사영은 탄압의 실태와 그 대책을 적은 편지를 북경에 있던 프랑스 주교에게 보냈다,황사영은 이 편지에서 포교의 자유를 얻기 위해서는 프랑스 함대를 파견해 조선 정부에게 압력을 가하는 것이 좋겠다는 내용을 적었다. 그러나 이 백서가 탄로나면서 황사영은 처형당했고, 정약전은 흑산도로 , 정약요은 강진으로 이배 移配 된다. (-30-)

당시에 같은 흑산도로 불린 섬이었다고 하지만, 지금도 흑산도와 우리도를 오가는 정기배편이 없는 것을 감안하면 누구나 쉽게 오갈 만한 거리는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더욱이 일부 유배인들은 거친 풍랑을 만나 목숨을 잃기도 했던 시기였다.

흑산도 사리마을은 일명 '모래미마을' 로 불리는 곳으로, 지난 2012년에는 유배문화 공원을 조성해 유배문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38-)

홍어는 서남해안에서도 잡히지만 유독 흑산도산을 높이 평가하는 이유는 흑산도 인근 해역의 수심이 80미터 이상으로 깊고 뻘이 많아 홍어 서식에 최적지이기 때문이다. 특히 알을 낳기 위해 여양을 잘 섭취한 상태에서 몰려든 홍어이기 때문에 타 지역 홍어에 비해 차지고 부드러운 것으로 평가받는다. (-60-)

고려 공민뢍 12년 (1363년),나라에서는 왜구의 잦은 침범으로 피해가 잇따르자 섬 주민들을 내륙으로 집단 이주시키는 공도 정책을 시행했다.

이때 흑산도를 비롯한 신안군의 여러 섬들은 나주목 관할이었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바다와 강을 거슬러 나주 영산포로 이주하게 됐다.

주민들은 마을 이름을 영산현이라 하고 영산현 엎의 강을 영산강이라 불렀으며,뱃길 따라 물류가 형성되다 이를 영산포구아 했다. 영산포는 신안 영산포 주민들이 고향을 그리워하며 지은 이름이라고도 한다. (-71-)

목포 종합 수산시장은 1908년 동명동에 수협 공판장이 들어서면서부터 어시장이 형성되었고, 이후 1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며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개항 후 바닷가 근처 백사장에서 수산물 노점상을 하던 상인들이 뭍으로 올라와 장사를 시작한 것이 지금까지 어이진 것이다. (-133-)

"우린 쭉 국산 홍어만 팔았었거든. 그런데 어느 날 보니 다른 가게에서 수입 홍어를 팔고 있더라고. 순진해서 홍어가 거시기 되기 시작했다는 것도 모르고 있었던 거제."

장 할머니는 뒤늦게 수입 홍어를 취급하기 시작했다. 국산 홍어에 비해 수입 홍어는 가격이 저렴했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즐겨 찾았다. (-185-)

흑산도 사람들이 영산포에 정착하면서 자신들이 먹었던 홍어를 잊지 못했듯, 서울과 인천, 수원 등지로 간 남도인들은 고향의 맛을 찾았고, 음식 솜씨가 있거나 장사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이곳에 식당을 냈다. 남도인들이 낸 음식정의 메뉴는 대부분 고향의 음식들이었다. (-203-)

홍어와 가오리는 비슷하지만 가격은 큰 차이가 난다. 값싼가오리가 홍어로 둔갑해서 팔리는 이유는 그래서다.내가 사는 지역은 경상도이기 때문에, 홍어를 즐겨 먹지 않으며, 오징어, 과메기,문어를 즐겨 먹곤 한다. 전라도 지역에 사는 이들이 고향을 떠나 오면서,어릴 적 먹었던 고향 음식, 그 홍어 맛을 잊지 못하여, 지역에 홍어 식당을 가업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흑산도 홍어 맛이 생각날 때가 있다.

책에는 고려 공민왕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왜구의 침입으로 인해 흑산도 섬 사람들이 나주로 강제이주 하면서, 새로운 변화가 시작되었다. 그들은 삶의 터전을 바꾸었지만, 홍어의 멋을 잊을 수 없었기 때문에, 직접 홍어를 잡아서, 나주로 공수하기에 이르렀다. 그 과정에서, 배로 이동하는 시간이 보름 가까이 걸리는 , 오래 걸리기 때문에, 홍어는 푹 삭힌 맛으로 바뀌게 된다. 지금 홍어 하면 그 독한 삭힌 내음새가 이때부터 시작되었다. 책에는 홍어에 관한 이야기 뿐만 아니라 , 천주교 탄압과 유배에 대해 나오고 있었다. 자산어보에 쓰여진 정약전의 삶이 나오고 있었으며, 홍어가 많이 팔리는 목포 종합 수산시장 에 대해 언급되고 있었다. 사람이 모여들고, 그 사람들은 서로 맛에 대해 언급하곤 한다. 국산 홍어는 점차 칠레나 여타 지역의 수입산 홍어로 인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게 되었으며, 새로운 시자을 개척하기 위한 돌파구가 필요했다,. 홍어음식에 얽힌 이야기부터 해서, 남도 음식 만화까지 이어지는 맛짐과 멋, 그들의 삶의 다양한 모습들을 남도 여행 곳곳에 스며들고 있었으며,그들의 삶의 근원적인 힘,남도 문화 역사 기행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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