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을 넘는 한국인 선을 긋는 일본인 - 심리학의 눈으로 보는 두 나라 이야기
한민 지음 / 부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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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성 산업이 이토록 잘 발달되어 있는 것은 우선 그들의 문화에 기인합니다. 과거 일본에는 남녀가 같은 목욕탕에서 목욕하는 혼욕에서부터 친족 내 결혼인 근친혼(물론 허용 범위가 있습니다.), 마을의 청년들이 처녀의 방에 들어가 방에 찾아가 성관계를 맺는 요바이, 손님이 오면 아내를 빌려주는 풍습 등 한국인인 우리의 눈으로 보기에는 이해하기 어려운 문화가 많았습니다. (-19-)

당시 에미넴은 일본 오사카 공연을 마치고 한국에 왔었는데요, 일본 공연에서 일본 특유의 조용한 관람 분위기 때문에 김이 팍 샜다가 그 빠르고 어려운 랩을 다 따라 하며 호응해 준 한국 팬들에게 감사의 의미로 띄운 것이 이 하트입니다. 이게 논란이 된 이유는 에미넴이 평소에 팬들에게 하트 날리고 하는 사람이 전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팬들 사이에서는 하트가 아니라 새로운 욕이라는 설이 유력하게 받아들여지기도 했었죠. (-42-)

그 순간 제 머릿 속에는 몇 년 전 일본 지하철에서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일본 아기 엄마는 왜 지하철에서 내려야 했을까요?

읿존인들은 갓난아기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을 민폐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유모차를 끌고 승차하는 일은 일본 민영 철도 협회가 발표하는 지하철 민폐 행위 중 7위에 해당합니다.쓰레기 투기나 음주 승차보다 순위가 높을 정도죠. (-86-)

일본인은 기본적으로 자신과 타인이 명확히 구분되는 존재라는 전제 아래 관계를 맺습니다.서로에게 피해를 구분되는 존재라는 전제 아래 관계를 맺습니다.서로에게 피해를 끼치는 것을 꺼려 하고 사회적으로 규정 지어진 행동반경 안에서 행동하는 것을 편안해하는 것은 이러한 전재에서 비롯되는 문화입니다.

반면, 한국인들은 기본적으로 자신과 타인의 입장을 자유롭게 말하지 않아도 상대의 마음을 알 수 있다고 생각하고 (이심전심), 때로는 상대방의 영역에 지나치게 깊게 들어가거나(참견),상대가 원치 않는 오지랖을 부리는 것 또한 이러한 전제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110-)

그렇게 얼마를 살다가 어느 날 아침, 아침밥을 먹으러 나갔는데 식탁에 미역국과 작은 케이크가 올라와 있더라느 겁니다. 영문을 몰랐던 학생이 이게 왠 거냐고 묻자 아주머니는 "오늘이 네 생일이라 준비했다" 라며 생일 축하한다는 말을 전했답니다. (-121-)

한사람이 문화를 전체적으로 바라보기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문화에는 밝고 희망찬 부분이 있는가 하면 어둡고 절망스러운 부분도 있기 때문입니다. 아주 합리적인 측면도 있고 반대로 완전히 비이성적으로 보이는 측면도 있죠.

하나의 사건이나 현상에도 양면성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술은 사람들을 가깝게 해 주고 일사으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기능이 있지만 그 이면에는 음주 운전, 주취 폭력, 알코올 중독 등 해악도 만만치 않은 것이죠. (-185-)

이 근대에 대한 태도에 한국과 일본의 근본적인 차이가 있습니다.문화심리학자 김정운은 일본은 '아버지를 죽이지 않고' 새 시대를 연 나라로 규정합니다. 일본은 한 번도 기존의 권위를 타파하고 새 질서를 구축한 적이 없습니다. 메이지 유신으로 근대 일본을 연 것은 기존의 지배계급이었고 그들은 과거의 권위 위에서 새 시대를 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후손들은 아버지들의 가르침을 충실히 따랐죠. (-267-)

그러한 격한 기쁨은 자신도 모르게 어느 순간에 갑자기 찾아오는 것이지만 몇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제가 찾은 신명의 조건 중에 '파격'이 있다는 말씀입니다.파격이란 격식이 깨어지는 것을 의미합니다.우선 한국인들은 일상은 지배하는 어떤 규칙이 깨어질 때 격렬한 기쁨을 느낀다고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찢었다' 라는 감탄사가 의미하는 바가 여기 있습니다. (-328-)

일본의 탈아입구는 독일, 이탈리아와 세계를 분할 지배하겠다는 망상으로 이어졌고,결국 태평양 전쟁을 일으킨 뒤 패전으로 마무리되었죠. 유럽 열강들과 함께 세계를 주름잡던 기억이 그리고 짜릿했던지 '탈아입구'는 일본의 대외인식에 중요한 축이 되고 맙니다. (-369-)

한국도 칼이 있습니다.하지만 한국은 칼의 문화가 아니죠. 흔히 일본을 칼을 든 사무라이의 문화로, 한국을 붓을 든 선비의 문화로 요약합니다.사무라이와 선비는 두 나라의 지배계급이었고 그들이 살용하는 주된 도구인 칼과 붓은 정확히 같은 비교 차원의 대상인 만큼 이러한 비유도 상당 부분 타당합니다.

칼을 든 일본의 사무라이처럼 조선의 선비들은 붓으로 자신을 규종하고 자신이 살아갈 세상을 정의했습니다. 때로는 한없이 부드러운 붓으로 칼보다 더한 피바람을 부러일으키기도 했죠. 펜(붓)은 칼보다 강하가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닐 겁니다.

붓이 연필로, 연필이 볼펜으로, 볼펜이 키보드로 바뀐 현재, 선비들의 후예인 한국인들이 오늘도 키보드 배틀에 여념이 없는 걸 보면, 붓이 상징하는 것도 꽤 괜찮아 보입니다. (-393-)

일본은 한국과 다르면서, 같은 문활르 공유하고 있다. 그래서,서구인들의 기준으로 볼 때 한국과 일본에 대해서, 언어가 다르지만 ,문화나 전통에 대해서 비슷하게 볼 때가 있다. 그럴 때면 한국인은 상당히 기분 나쁜 내색을 감출 수가 없고, 그 상대방에게 화를 내거나 분노를 쏟아낼 각오가 있다. 문화심리학적으로 일본과 대한민국은 분명 차이가 있다. 1945년 광복 이후,대한민국은 문화의 불모지, 경제의 물모지였으며, 조선시대 고유의 문화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한국인의 의식주 문화는 살아 있었으며, 서서히 대한민국 특유의 문화를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이 책은 문화심리학적으로 일본과 한궁의 차이와 비슷한것, 한국에는 있고, 일본에는 없는 것, 일본에는 있고, 한국에는 없는 것들을 조목 조목 찾아내,그 문화적 흐름과 생겨난 배경, 만들어진 인과관계를 문화심리학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즉 자본을 가진 문화,측제 행사를 주최하는 이들은 이 부분을 잘 짚어 나가야 한다. 대부분 해외의 팝문화나 재즈 문화,여기에 클래식 문화까지,우리 한국의 독특한 흥과 해학을 엿본다면, 한국의 다이나믹한 현실에 깜짝 놀라 수 있다. 더하자면, 문화를 즐길 때, 일본은 조용하고, 한국은 시끄럽다. 칼의 문화와 붓의 문화, 사무라이 문화와 선비 문화로 구분짓고 있으며, 일본 특유의 혐한이 존재한다. 그래서 그들은 한국과 일본을 비교하는 것을 불쾌하게 생각하며, 일본이 가지고 있는 문화프라이드를 우선할 때가 있다.여기서 선을 넘는다는 대표적인 예가 개개인에 대한 프라이버시가 아닐까 싶다. 일본은 상대방의 개인 적인 부분을 말하기를 꺼려한다. 물어보는 것이 차단된다. 하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다. 초면에 외국인에게 어디서 왔고, 가족은 몇명이며, 부모님은 살아계신지, 여기에 형재 자매는 몇 명이고, 재산은 어느 정도 되는지 호구 조사가 끊임없이 이어질 때가 있다. 귀찮을 정도이다. 그건 일본에선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한국 사회 고유의 정문화는 오지랖,참견에 기초한 문화로서, 이심전심의 보편화된 규칙을 따를 때가 있다. 선비 특유의 정신이 대한민국 국민에게 스며들어갔다. 그래서 나라가 위기에 처해질 때, 조선의 선비들은 자신의 목숨을 내 던져서 나라는 지켜 나간다.그런 모습은 현대에도 이어지고 있다. 그래서, 한국 사회는 이심전심 문화로 인해 사기가 많으며, 실수로 휴대폰을 떨어트리고 자리를 잠시 비워도 ,휴대폰이 사라지지 않는다. 물론 유럽에 흔한 소매치기가 한국에는 없는 거의 없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책을 흥미롭게 읽엇다. 이 책에는 우리 사회의 21세기 초의 모습을 언급하고 있다. 지금 우리사회는 MZ 세대가 주도하고 있으며,과거 오지랖 문화, 참견 문화가 어느 정도 금기되었다. 꼰대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즉 호구 조사는 법으로 허용하지 않으며, 서로의 사생활 개입을 가리는 경우가 축소되고 있다. 나의 사생활을 보존하고, 누군가 갑자기 끼어드는 개입하는 일이 사라지도록 하는 것, 과거에 비해 사회적 위협이 커지는 가운데, 삶의 위태로운이 사생활 보호로 이어지고 있었다. 더 나아가 이웃 간의 정도 사라지고 있으며, 돈과 물질적인 만족도를 높이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는 추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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