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버리기 연습
정선남 지음 / 창작시대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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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이해하기 힘든 것은 남편을 아는 거의 모든 사람이 남편 칭찬을 한다는 것이다. 남들에게는 법 없이도 살 사람이라는 평판을 받는다. 남의 부탁 절대로 거절 못하고 한 없이 선량하고 순한 그런 이미지의 사람이다. 그런데 나한테 하는 행동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혼란스러웠다. 그때를 생각하면 어떻게 그렇게 남편은 철이 없었나 싶다. (-23-)

결혼을 하고 살아 보니 이제는 알겠다. 결혼이란 것이 다른 사람의 결정으로 한 것이 아닌 내가 선택한 나의 몫이었다. 세상의 반은 남자다. 그중에서 좋은 남자도 많다. 좋은 남자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고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딸이 결혼을 하든,안 하든 딸의 가치관이나 기호에 맞게 선택할 문제다. 부모는 자녀에게 '페이스메이커' 가 되어 주면 된다. (-76-)

남편과 나는 좌석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단산중학교를 나란히 졸업했다. 서로가 어릴 때부터 성장기를 쭉 보아온 셈이다. 요즘 흔히 하는 말로, 남자 사람이 아닌 그냥 막역한 친구였다. 순하고 편안했던 착한 남자 친구가 된 경우이다.그냥 편한 친구에서 어느 날 갑자기 남편이 된 사연은 무엇일까 생각해 보면 결혼 조건으로 좋은 사람인가를 따지기 전에, 좋은 친구이자 좋은 사람이라는 믿음이 강했다. 이 사람이랑 결혼하면 마음고생은 안할 것 같다는 터무니없는 믿음도 있었다. 그러다 보니 좋은 친구에서 좋은 남편의 수순은 당연한 것이라는 근거 없는 믿음도 있었다. (-139-)

방송대를 6년 만에 졸업했다. 그러던 어느 날었다. 영주,봉화방송통신대학교 대 회장이었던 나에게 회장단 모임을 갖는다는 연락이 왔다.

모임이 있던 그날 조금 일찍 도착한 자리에서 28대 박성언 회장으로부터 뜻밖의 제의를 받았다. 그는 영어 전공을 하면서 자신의 성장을 실천하고 있는 사람이다. 끊임없는 공부를 통해 인생의 목표를 확장해서 토크하우스 소장을 거치면서 현재 힐링잉글리쉬 대표의 명함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200-)

여성의 역사는 상처의 역사다. 나 또한 상처가 많은 사람이다. 어쩌면 스스로 상처를 키운 부분도 적지 않을 것이다. 여자들은 왜 그럴까.

내가 만난 여자 중에서 상처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없었다. 누구든 상처가 있다. 다 가슴 아픈 사연 한두가지는 가슴에 묻어두고 살아간다. 내 어머니이건 내 할머니이건 모두 그렇게 푸른 멍 하나씩 가슴에 달고 살아가는 것이다. 여자들의 수다 속에 상처받은 가슴앓이 내용이 가장 많다. 여성들은 그만큼 아픔에 익숙해져 있다. (-264-)

영주 후생시장에 가면 , 영주 FM 라디오 방송국이 있다. 지역 방송국으로서, 시내에서만 들을 수 있는 라디오 방송으로 『음악이 있는 문화산책』 의 진행자 정선남 작가의 저서이자 자신의 인생스토리, 삶의 스토리텔링이 묻어나 있는 에세이집 『남편 버리기 연습』 이다. 저자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지인이자 책에도 소개되고 있는 박성언 토크하우스 소장 때문이다. 종종 정선남 작가에 대해서 소개한 바 있었다. 이 책에는 어릴 적 이야기부터, 그동안 살아온 인생의 희노애락이 묻어나 있었다. 국민학교, 중학교 동창과 결혼하여, 신혼생활을 했던 작가 정선남은 호칭부터 바꿔 나가는 것이 쉽지 않았다.남자사람친구에게서 오빠라고 하기가 너무 어색한 사이, 세상에서 법없이 살거라고 했던 남편은 마음고생 절대 안 시켜줄거라는 강함 믿음이 있었다. 하지만, IMF 당시 보증을 잘 못 선 것으로 인해 문제가 생겨나게 된다. 소위 평판이 좋은 사람에게 흔히 나타났던 그 당시 우리의 보편적인 모습이기도 하다. 그래서 저자는 자신의 아픈 이야기를 책에 담아놓음으로서, 스스로 자기위로,자기 치유를 하고 있었으며, 앞으로 잘 살아가겠다는 강한 의지가 잘 나타나고 있었다.

삶이란 그런 것이다. 가족이 볼 때 남편의 모습과 밖에서 볼 때, 남편의 모습은 다르다. 그래서 때로는 억하심정, 억울한 일이 왕왕 나타나고 있었다. 중요한 것은 그러한 착각은 결혼 이전에 미혼이었을 때, 그 착각 때문에 결혼한 것이며, 그것이 살아가는 내내 삶의 고단함, 삶의 버거움으로 남아있었다.좋거나 나쁘거나가 아닌 좋은 것도 아니고,나쁜 것도 안니 애매한 모습, 하지만 우리의 내면 깊숙한 상처는 나다움으로 극복할 수 있다. 이타적인 나를 잠시 내려놓고, 이기적인 나로 살아갈 때,나 스스로 당당해질 수 있고,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여유가 생겨난다. 삶이 고단하고 , 힘들어질 수록 취미와 특히 하나는 필요하다. 책을 좋아하는 저자에게 자신이 읽은 책이 그대로 글 속에 담아 있었으며, 그 안에서,자신의 삶을 바꿔 놓고 싶어하였다.재능기부로 시작하였던 영주 FM 라디오 방송이 자신의 삶의 낙이면서,. 또다른 인생의 버킷리스트가 되고 있다. 작가가 되겠다는 그 버킷리스트다. 삶에 있어서,후회를 덜어내기 위해서, 필요한 시간과 선택에 대해서,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을 충실히 소비하면서, 생산적인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 것,후회하더라고, 앞으로 전진할 수 있는 나를 위한 삶이며, 그 삶에 대해 하나하나 꼽씹어 볼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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