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꽃
이동건 지음 / 델피노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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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죽어 있다. 가까이 다가가니 거친 숨을 내쉬느 게 들린다. 그렇지만 움직임은 없다. 그때 경찰들이 다급하게 화장실 안으로 들어온다. 경찰 한 명은 사진을 찍고 있는 기자의 팔을 잡아끌며 화장실 밖으로 내쫓는다. 그리고 다른 경찰은 쓰러진 남성들의 상태를 파악하여 구급차를 부른다. 이억이 모든 것의 시작이었다.

납치범은 구암 경찰서에 이송되었다. 그의 이름은 이영환이다. (-13-)

첫째, 제가 의학 기술을 개발하고 숙달하기 위해 현재까지 저지른 모든 범죄행위를 사면 혹은 법정에서 무죄로 판결해 줄 것.

둘째, 사면 혹은 무죄판결 이후 정부는 저의 신변을 보호해 주고 추가적인 의학 연구가 가능한 주거 공간을 제공해 줄 것.

셋째, 자신이 공개할 의학 기술 전부 모든 기업과 대학, 병원에서 자신의 허락하에 자유롭게 사용이 가능함. 다만 개인의 영리 목적으로는 사용이 불가함.

넷째, 자신을 비난하거나 자신의 의학 기술을 무시하는 나라나 기업, 대학 ,기관에게는 절대로 자신의 의학 기술을 제공하지 않을 것.

만약 제가 저지른 모든 범죄행위를 사면 혹은 무죄로 판결하지 않고 재판에서 형을 선고받는다면 어떠한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살하겠습니다."

이영환은 말을 끝내며 싱글벙글 웃는다. (-16-)

박재준이다. 그는 서울에서 태어났다. 집안에 돈이 많았기에 남들보다 풍족하게 지냈다. 하고 싶었던 것은 모두 할 수 있었다. 그래서 스케이팅, 수영, 검도, 승마 등 신체적 제약 때문에 할 수 없는 것을 제외하고는 뭐든지 배웠지만, 그가 가장 재능을 보이고 흥미를 느낀 것은 공부였다. 그는 공부하는 것이 노는 것보다 즐거웠고 머리 또한 좋았기에 공부가 가장 쉬웠다. 초등학교을 입학하고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전교 1등을 놓친 적이 없을 정도로 공부를 잘했다. 그렇게 어떠한 어려움 없이 A 대학교 법학과에 합격했다. (-28-)

이영환의 인체 실험에 대한 모든 내용은 일반 시민들에게 알려지면 안 되는 것뿐이었다. 너무나 끔찍하고 잔인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언론에 알려진 사건의 피해자들이 223명이라는 것과 모두 이영환에게 인체 실험을 당해 사망했다는 것이 끝이었다. (-74-)

"지랄한다...."

장동훈 검사는 지가회견이 끝나자 욕설이 담긴 혼잣말을 내뱉는다.기자회견이 끝나서야 사람들은 TV 애서 눈을 떼소 멈췄던 식사를 시작한다. 식당에는 사람들의 말소리로 가득차고 식당 이모도 주방으로 들어간다. (-117-)

이영환은 볼펜과 수술 계약서를 보좌관에게 건넨다. 보좌관은 건네받은 계약서를 한장씩 넘겨 가며 그가 빠트린 서명이 없는지 확인해 본다. 서명을 빠트리거나 잘못 서명한 곳은 없다. 보좌관은 서명받은 계약서를 서류 봉투에 다시 놓고 볼펜은 가슴 주머니에 꽂는다. (-186-)

"저는 이영환 씨를 인간으로서 싫어하지 않아요.223명을 인체실험으로 죽인 범죄자 이영환도 혐오하지 않고요. 저는 피해받은 게 없거든요. 하지만 이영환 씨가 멀쩡히 살아서 나가면 이영환 씨에게 죽어 버린 사람의 가족들은 어떡하죠? 이영환씨가 전 세계적인 영웅 대접받는 것을 보면서 살아가야 해요. 죽고 싶겠죠? 어떻게 그 꼬라니를 봐요...자기 가족을 인체 실험으로 죽인 새끼가 인률르 구원한 신으로 추앙받는데요..." (-234-)

숨을 개운하게 내쉬다. 신을 죽였다. 손에 든 칼을 놓고 테이블로 걸어가 아까 내려놓았던 담배를 입에 문다. 이영환을 믿었다. 이영환은 모든 병을 치료할 수 있었다. 이영환은 반드시 이 세상에 필요한 사람이었다.

장동훈 검사는 많은 범죄자를 사형으로 죽였지만 단 한 번도 후회하거나 죄책감을 가져 본 적이 없다. 죽어야 하는 놈이 죽었을 뿐이다. (-236-)

소설 『죽음의 꽃 』 주인공은 이영환이며, 장동훈 검사와 박재준 변호사가 나오고 있다. 소설에서 주인공 이영환은 223명을 인체실험한 영쇄살인자이다. 자신의 아버지부터 인체실험을 하였고,223명을 인체실험하여 얻어낸 것은 질병과 죽음에 대해서 해방이다. 그는 구암경찰서에 들어가면서도 당당하였다. 자신이 무죄로 판명될 거라는 자신감이 있어서다. 불치벼에 걸린 딸을 구하기 위해서, 이영환에게 스스로 찾아간 박재준 변호사느 이영환에게,무죄가 될 수 있고, 미래를 안전하게 부장받게 해 줄 테니,자신의 달을 살라달라고 한다.그러나 장동훈 검사는 두 사란므이 계획과 다른 선택을 하고 말았다.

이 소설은 바로 우리가 생각하는 옳고 그름, 마이클 샌델이 쓴 『정의란 무엇인가 』를 상상하게 되었다.이영환은 법에 의거한다면, 사형에 처해 마땅하다. 하지만 전 인류의 질병에 대한 해방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 223명의 희생, 223명의 죽음은 대수롭지 않는 것에 불과하다. 바로, 소수의 죽음으로,다수의 생존을 보장받을 수 있고,기존의 불치병에 걸린 가족들의 걱정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그래서, 소설은 정의가 가진 딜레마를 안고 있었다.생존과 윤리,그리고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정의가 훼손될 때, 어떤 선택과 결정을 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에 대해서 되물어 보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정의를 선택한 장동훈 검사느 실제로는 승리자이지만, 결국은 패배자로 남고 말았다. 돈이 중심인 사회, 만약 이영환이 현실속에 존재한다면, 권력자는 그를 적극 비호할 것이며,그를 이용하여, 자신의 이익을 취할 가능성이 크다 .돈의 관점에서,자본주의 섭리에 따라서, 이영환이 가진 능력은 대체불가능하며, 희소가치가 무한대이며, 교환할 수 없기 때문이다.하지만 그래서,이영환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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