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이어가라! 마음이 내게 말하다 - 구흠모 에세이
구흠모 지음 / 아마존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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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박

밤이 깊어 침낭을 깔고 누워

잠을 청하지만 잠은 쉽게 오지 않아

좁은 차 안 이리저리 누워 보았지만

불편함을 쉬이 떠나지 않는다.

발을 뻗으면 머리를 숙여야

머리를 펴면 무릎을 구부려야

마냥 몸은 두루마리 휴지처럼

둘둘 말려 움츠려든다.

이 좁은 공간 나의 몸은 굳어만 가고

편안한 침대가 그리운데

그렇게, 불편함과 실랑이를 하다

어느새 스르르 잠이 든다.

고요한 새벽, 창 밖은 이슬이 맺히고

작은 풀벌레 소리, 파도 소리, 바람 소리

어릴 때 듣던 자장가처럼 들려와

내 마음을 덮어준다.

매음에 따뜻한 온기가 돌고

몸은 물속처럼 자유롭게 떠다니고

밖에서 들려오는 자장가 소리들

마치 그곳은,

어머니의 뱃속 같아.(-29-)

인생의 오답

인생의 오답은 없어

정답을 찾아가려는 슬기

용서할 수 있는 용기

도전할 수 있는 패기

나눌 수 있는 나의 이야기

그리고 누군가 내가 필요할 때

그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안아줄 수 있는

따스한 조그만 마음.

인생의 정답도 없어

오답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지혜

함께 나눌 수 있는 은혜

하늘을 담을 수 있는 천혜

그리고 나의 이야기를 쓰고 싶을 때

사랑하는 사람에게 편지를 쓸 대

펜을 들 수 있는 힘 조금. (-65-)

말은

욕심을 말하면 욕심쟁이가

사랑을 말하면 사랑꾼이

맘에 없는 말을 하면 잊혀진다

그렇게 말은 나를 만든다. (-186-)

이 마음

마음이 찢어질 때면 두 손 모아 기도하며

모난 상처들을 하나 둘 꿰맨다.

꿰매고 꿰매어 그러다 이젠

더 이상 꿰맬 자리도 없어진 자리

상처투성이인 이 마음 누군가 받아준다면

그 누군가가 너였으면 (-241-)

세상에 정답은 없다. 그렇다고 오답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긍정적인 사람은 정답을 담아가면서 살아가고, 부정적인 사람은 오답을 담아가면서, 살아가고 잇었다.여기서 담아간다는 것은 , 말이었다.내가 쓰는 말, 내가 기억하고 있는 말, 내가 써내려 가는 말,나의 마음 속에 담어놓은 말들이다.상처를 꿰맬 수 있는 말, 상처를 안아줄 수 있는 말이 필요하다. 말을 통해서, 그 사람에게 나의 필요성을 인지하게 된다. 나의 감정, 나의 느낌, 나의 가치 속에는 소소한 말이 있었다. 그 말이 누군가에겐 말의 지혜가 되었고,누군가에겐 깊은 따스한 공감이 될 수 있고, 누군가에겐 인정과 용기가 될 수 있다.그래서 말은 신중하게 쓰여져야 하며, 말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 말을 안아줄 수 있는 나만의 언어가 필요하다. 문장 하나 하나에 담겨진 깊은 울림이 될 수 있은 말은 기다림과 절제, 숙성과 발효에 있었다. 시간의 기다림이 말의 가치를 높여 나간다.생각나는 데로 말하지 않는 것, 생각나는 데로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 것, 나에게 이로운 것만 말에 담아내려고 하지 않으며, 타인을 생각하며, 타인에게 위로가 되는 말을 사용한다면, 사람에게 내가 쓰는 말의 효용성을 높여 나갈 수가 있다. 언어를 가볍게 쓰지 않으면서, 내 삶에 이로운 말을 담아내면, 내 삶을 위한 따스한 말, 행복과 기쁨, 인정을 담아내는 말을 써야 하는 이유가 이 책 한 권을 통해 ,구흠모 작가의 시와 에세이, 언어로 이루어진 한 권의 책이 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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