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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사각 ㅣ 스토리블랙 3
김정신 지음, 홍세인 그림 / 웅진주니어 / 2022년 7월
평점 :
"저 먼저 내릴게요. "
에스가 눈치를 보며 말했다. 일초 라도 빨리 차안을 벗어나고 싶었다. 차 밖으로 나왔지만 ,엑스의 눈은 여전히 흔들렸다.
이층집은 왕복 육차선이나 되느 큰 대로변에 있었다, 엑스네 가족이 오늘 이사하는 집이었다. 거의 사십년 되었다는 이 집은 높은 담으로 둘러싸여 있었다.세월의 무게가 고스란히 앉은 집이었다. (-8-)
엄마는 남들에게 보이는 걸 좋아했다.남들이 갖지 못한 걸 가지는 걸 행복으로 여겼다. 그것이 엄마를 완벽하게 만들었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엄마를 완벽하게 만드는 건 비싼 물건이 아니었다. 그건 아빠도 알았다. 그래도 아빠가 탓할 수 있는 사람은 엄마뿐이었다. (-11-)
다음 날 아빠 양복 주머니에는 이층집 계약서가 들어 있었다. 아빠는 그걸 보고 꿈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 계약서에는 서약서가 붙어 있었다. 내용은 이랬다.
첫째, 계약을 깰 경우, 계약금의 엷배를 보상할 것.
둘째, 잠겨 있는 벽장에 들어가지 말것.
셋째, 계단에 있는 백 항아리에 매일 쌀을 넣을 것.
엄마는 반대했다. 그러나 계야금의 열 배 보상이라는 조건에서 꺾이고 말았다. 그때부터 셋돈을 맞추기 위해 값나가는 물건을 하나씩 처분했다. (-14-)
쥐신이 가늘게 휘파람을 불었다. 들썩이는 쥐드 속으로 휘파람 소리가 퍼져 나갔다. 거실에서 쥐 한마리가 쪼르르 들어왔다. 쥐가 침대 다리를 올라 침대에 앉은 쥐신 무릎 위로 올라갔다. 쥐는 긴 꼬리를 황홀하게 흔들었다. 그러고는 고개를 들고 입을 쩍 벌렸다.
쥐신은 한데 모은 엄마 손톱 열 개를 쥐 입속으로 털어 넣었다. 쥐는 단번에 손톱을 삼키고 폴짝, 바닥으로 내려왔다. (-81-)
아주 오래 적, 무서운 무더운 여름철 방영되었던 드라마 전설의 고향에는 하얀 소복을 입은 귀신과 쥐가 등장하고 있었다. 쥐는 인간의 신체 부위 중 손톱과 발톱을 즐겨 먹는 동물로 알려지고 있었으며,쥐가 복을 삼키고 간다는 속설이 있었다. 어려서 할머니는 그러한 쥐의 속설을 진실로 믿고 있었으며,발톱, 손톱을 갂아서, 아무 곳에나 버리지 말고, 화롯불이나 부엌의 잔불에 태워서 없애 한다고 생각하였다. 어려서부터 단정한 몸가짐을 강조했던 이유는 그래서다. 쥐에 대해서, 사람이 영혼을 먹고 살아가는 생물, 서선생이라고 불렀다..
어린이 동화 『사각사각 』은 주인공 엑스가 등장하고 있다. 아빠와 엄마는 사업이 망하였고, 이사를 준비하게 된다. 똑똑하고 ,공부를 잘했던 영재는 기울어져 가는 집안사정으로 인해 공부에 소홀히 하게 되었으며, 어느 순간 엑스가 되고 말았다. 이 동화집은 전래 동화속 이야기를 우리 현실에 적용하는 창작동화 컨텐츠이다. 사회적 메시지를 함축하고 있으며, 영재가 엑스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 아빠는 사업은 망가졌으며, 40년 넘은 한옥집으로 가야 하는 불가피한 상황, 서약서를 쓰고 계약하게 된 이층집에는 사람의 손톱과 발톱을 먹고 있는 쥐가 살고 있었다. 남들이 가지지 않는 것을 꼭 가져야 직성이 풀리는 엄마의 깊은 물질적 허영심은 가족간의 불화를 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영재의 엄마는 손톱과 발톱을 깍고 아무곳에나 흘리고 다닌다. 동화책 속 메시지가 남이야기처럼 들리지 않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우리 삶이 나빠지면 그 형편에 따라 살림도 달라져야 한다.그러나 영재 엄마처럼, 상황이 악화되고 있음에도, 살림살이에 집착하게 되고, 명품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잇다.집을 게액하고, 서약서를 들이밀게 되는데, 작가의 의도는 바로 그 한옥집의 계약서를 어길 수 있는 유럭한 인물로 엄마의 허영심을 공론화하고 있었으며, 엄마의 영혼을 간직하고 있는 쥐신이 등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