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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권의 책으로 노무현을 말하다
김병준 외 지음 / 오마이북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최근의 경제위기와 관련해 장하준 교수가 이렇게 언급했습니다.
"최근의 경제위기는 빠르게 회복되지 않고 구조적인 결함을 치료할 때까지 상당한 기간에 걸쳐 회복될 것이다." 요즘 이에 관한 이야기가 많죠? 경제위기가 회복될 것인가, 된다면 얼마나 빠르게 회복될 것인가에 대한 논쟁이 치열하지 않습니까? 그는 비교적 느리게 회복될 것이라 생각한 것 같습니다. 사실 저도 비슷한 생각입니다. 우리느 굉장히 빠른 회복을 기대하지만 구조적인 결함들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회복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28-)
대통령은 "우리 사회의 근본 프레임을 바꾸는 진보와 민주주의를 위한 교과서를 꼭 쓰고 싶다." 면서 "바로 이 《폴 크루즈먼의 미래를 말하다》 에서 그 작업의 필요성을 느꼈다." 고 말했다. 꼬박 이틀 동안 진행된 토론에서 이미 이 책을 치밀하게 분석하고 공부한 흔적이 역력했다. (-64-)
대통령이 시끄럽지 않으면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밖에서 신경이나 썼겠습니다. 대통령은 일종의 노이즈마케팅을 했던 겁니다. 동네를 지나가는데 깡패가 벼르고 있어요. 그런데 호루라기 갖고 다니라고 하지 않습니까.호루라기를 불면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습니다.이 정도로 불리한 조건이었습니다. 특히 보수언론이 앞장서지 않았습니까. 이런 상황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권력을 진보적인 정치로 재구성할 수 있겠습니까. 굉장히 심각한 문제입니다. (-97-)
그런데 1970년대 중반 이후에 슈퍼자본주의가 출현했습니다. 그 원인 또는 촉매라고 할 수 있는 기술적 요인으로 저자는 신기술 개발, 글로벌화, 규제 완화 등 세가지를 거론하고 있습니다. 이 세가지 중에서도 저자는 신기술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그 전에는 규모의 경제가 밑바닥에 깔려 있었는데, 신기술은 규모의 경제가 필요 없도록 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생산 과정을 여러 단계로 나누어 그것들을 이리저리 꿰맞추고 아웃소싱도 하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만들어 생산할 수 있게 되면서 그것들을 한군데 모아 생산해야만 하던 시절의 규모의 경제는 의미가 많이 퇴색하게 되죠. (-135-)
둘째는 《더 플랜 》 의 꿈이 과연 우리나라에서도 실현 가능한가 하는 문제입니다.이렇게 정책적 아이템을 잘 정리한 책의 내용처럼 한국에서도 매니페스토 운동이 일어나야 할까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최근에 전문가에게 물어봤더니 일본의 매니페스토에는 재원 조달과 정책에 대한 내용만 있는 게 아니라 맨 먼저 정치철학이 나와 있대요. (-191-)
학자마다 약간 차이가 있지만 국민소득이 1만 달러에서 1만 5000달러가 되면 사람의 생각이 바뀐답니다. 그래서 보통 1만 달러가 될때까지는 지붕을 개량한다든지 하면서 잘 먹고 잘 살아보자는 데에 온갖 에너지가 집중되는데, 1만 달러에서 1만 50000달러를 넘어서는 시점에서 어떻게 하면 가족과 안락한 생활을 누릴 것인가, 삶의 질을 어떻게 높일 것인가가 중심이 됩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아메리칸 드림은 18세기 윤릴르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유럽은 바뀌고 있다. 왜 우리는 그런 생각을 못하는가가 저자가 말하는 핵심입니다. 미국의 정치학자 로널드 잉글하트도 『조용한 혁명』 이라는 책에서 사람의 생각이 삶의 질 중심으로 바뀐다고 했습니다. (-274-)
둘째로 노 대통령은 역사를 바꾼 리더들에 관심이 많았는데 그중에서도 보수정치인과 기득권에 둘러싸인 시장 만능 국가에서 대공황의 위기를 극복한 프랭클린 루스벨트의 리더십에 관심이 많았다. (-339-)
미국 정당의 역사는 200년이 넘습니다. 우리도 사실 해방 초기에는 정당이 100여개나 됐잖아요.그랬다가 지금 양당으로 왔다는 것 자체가 제도화의 수준이 높아진 겁니다. 지금은 이름이 바뀌어쓸지언정 국민들 사이에서 한나라당, 민주당이 뚜렷한 정당으로 자리를 잡았어요. 정당이 자꾸 생기는 이유는 불완전한 정당체계라서 그렇습니다. 지역정당이기 때문이죠. 국민들의 욕구는 지역에 머무르지 않거든요. 자꾸 새로운 욕구가 나타나니까 니치 마켓(niche market), 틈새 시장이 생기는 겁니다. 그러면 새로운 제품이 자꾸 생산되는 것처럼 새로운 정당이 생기기 마련이죠. (-370-)
노대통령은 언론의 왜곡보도에 회의를 많이 품고 있었는데 ,이른바 지식인이라는 사람들이 보수언론들의 근거가 희박하고 사실과 다른 보도에 쉽게 빠져드는 까닭을 굉장히 궁금해했다. 그 학문적 배경을 알고 싶어하셨던 것이다. 그러던 차에 이 책을 접하게 됐고,. 사람들이 생각의 오류와 판단의 오류를 범하는 이유를 체계적으로 정리해놓았다면서 필자에게 일독을 권하셨다. (-424-)
지식은 유한하고 무지는 무한하다
이 책의 에필로그에 나오는 몇 가지 의미심장한 말을 나열해 보겠습니다."우리 지식은 유한할 수밖에 없지만, 위의 무지는 필연적으로 무한하다.","오늘날 이 세계에서 문제가 일어나는 근본적인 원인은, 어리석은 자들은 확신에 차 있는 반면 지적인 사람들은 의심으로 가득차 있기 때문이다." 버드런드 러셀 경의 이야기입니다. 저자인 토머스 키다는 "사공방식을 훈련하지 않는 사람은 명료하고 논리적으로 생각할 수 없다","믿음네 의문을 품을 만한 근거가 충분할 때는 그것을 진실이라고 믿으면 안 된다.","우리가 믿음을 원하는 이유는 삶에서 확실성을 바라기 때문이다.","믿지 않을 때보다 믿음을 가졌을 때 더 많은 문제가 생긴다","우리를 곤란에 바뜨리는 것은 흔히 우리가 모르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것들이다."우리가 무엇인가를 믿을 때는 엄격하게 따져보고 믿어야 한다.",이런 이야기들을 했습니다. (-452-)
01 장하준 《국가의 역할》
02 폴 크루그먼 미래를 말하다《폴 크루그먼 미래를 말하다》
03 로버트 라이시 《슈퍼자본주의》
04 람 이매뉴얼《더 플랜》
05 제프리 삭스《빈곤의 종말》
06 제레미 리프킨 《유러피언 드림》
07 앤서니 기든스《이제 당신 차례요, Mr. 브라운》
08 제임스 맥그리거 번스《역사를 바꾸는 리더십》
09 요시다 다로《생태도시 아바나의 탄생》
10 토머스 키다 《생각의 오류》
열권의 책들을 소개하고 있다. 2009년 5월 23일 세상을 떠난 전 노무현 대통령이 탐독했던 책들이며, 2010년 이전에 쓰여진 책들을 소개하고 있다. 여기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들을 본다면, 야심가이자 변혁적 리더로서, 노무현의 야망이 드러나고 있었다. 그는 정치적 구상과 가치를 추구한다. 정치에 있어서, 우회하는 것, 쇼를 하는 것을 싫어하느 노무현대통령은 솔직하고, 직선적이며, 돌아가지 않으면서, 사람에 대해서 너그러웠다. 그래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호불호가 나뉘었던 것은 이 책에서 주지하는 바였다. 과거를 반면교사로 삼아서, 현재를 바꾸려 했던 리더,미래를 위해서, 질문하고,고민하였고, 답을 만들어 나가고 싶었던 그의 정치적 이상이 책 열 권만 모더라도 꼼꼼하게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우리가 그의 정치적 야심을,시대가 읽기 못하였고, 사회가 읽지 못하였고, 시민이 읽지 못했다는 것이다.친미국적인 대한민국이 유럽으로 시선을 돌려서, 유러피언 드림 속에서, 유럽이 가지고 있는 강점을 취하려고 한다.그리고 아메리칸 드림, 유러피언 드림을 넘어선, 코리안 드림을 노무현 대통령은 원한다. 그래서, 그는 언제나 자신이 국정 구상에 걸맞는 인재를 만나면, 낯춤으로서 그 사람의 사유를 취하고자 하였다. 안타깝게도, 그는 코리안 드림을 눈앞에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게 된다. 스스로 정치적 실패를 자처하였고, 정치적 실험을 망설이지 않았던 그, 그가 보여주었던 국정에 대한 관심, 언론 권력과 검찰권력과 맞서면서, 스스로 깨질 때, 후대에 무언가를 강력한 무언가를 남길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였다. 노무현 대통령은 유리가 깨진다 하여도 그 유리가 바닥에 뿌려놓은 흔적들을 보면서, 누군가는 자신의 정치적 이상과 추구하는 정치적 가치를 눈여겨 볼거라고 생각한다. 스스로 레임덕으로 뚜벅뚜벅 걸어가기을 망설이지 않았고, 검찰권력이 자신의 목숨줄을 노리고 있음에도, 좌고우면하지 않았고, 멈추지 않았다. 그가 추구하였던 시대 정신은 그가 살았을 땐, 모난 돌 그자체였다. 내 편조차도 외면하였던 정치적 옹고집, 노무현이 추구하였던 국정구상, 적당히 타협하기를 요구하였고, 어느 선을 넘기를 바랬던 우리 사회는 본질은 보수사회였고, 형식은 진보적 가치를 얇게 바르고 있었다.그걸 꿰뚫고 있었던 노무현 대통령은 스스로 본질에서 벗어나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다.그래서, 부딪치고, 넘어지면서, 호통을 치는 친근한 아저씨의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참여정부로서, 시민이 참여를 독려하였고, 견고한 관치 정치를 타파하기 위해서 노력하엿던 그가 보여준 정치적 욕구, 그것은 오로지 노무현의 국정과 생각 속에 담겨진 것이었다. 그가 추구하였던 시민정치, 시민민주주의에 대해서, 여전히 우리는 어디까지 이루어지고 있는지,GDP 1만 달러에서 1만 5천 달러로 증가하면, 우리의 생각과 삶이 달라지게 된다. 그것은 2만 달러, 3만 달러를 넘어설 때, 시민의 생각과 사유방식도 달라지게 되고, 삶의 질, 기대치도 달라지게 된다.그 과정에서 우리가 원하는 것에 대한 기준과 원칙을 만들어 나가는 것, 앞으로 우리가 만들어 나가야 할 것, 진보적 가치, 진보적 미래가 어디에 이르러야 하는지에 대해서 꼼꼼히 살펴 보게 된다. 민주주의가 200년 넘은 미국과 달리, 군부독재에서 벗어난지 30년이 지나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문제들과 대안에 대해서, 토론하고, 설득하고, 납득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거버넌스가 무엇인지 꼼꼼하게 살펴 볼 수가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