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는 너를 보았다 YA! 4
김민경 지음 / 이지북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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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아는 아주 어린 시절부터 인어를 좋아했다. 아득히 먼 옛날부터 가문에서 전해 내려온 전설 때문이었다. 인아는 인어에 대한 그 이야기들을 자주 방울방울 떠올렸다. 판타지 소설에서나 일어날 법한 '빙의' 나 '환생' 같은 일들 말이다. 인어는 자신의 이름이 인어에서 비롯되었을지도 모른다고 믿었다. (-7-)

인아는 지금 자신이 발붙이고 있는 낳선 세계에 대한 두려움보다 인어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가 앞섰다.

"야, 정연화. 소장님 나오신다. 환호성이라도 질러야 하는 거 아냐?" (-11-)

정연화는 귀밑까지 간신히 오는 짧은 단발에, 매섭게 올라간 눈꼬리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금빛으로 빛나는 노란색 눈동자를 갖고 있었다. 코 부근에는 연하지만 주근깨가 나 있었다. 이제야 자신이 인어를 다치게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을 때 혜주와 소장, 보건 선생님을 비롯한 모든 이들이 보인 반응이 이해가 됐다. 정연화의 매서운 인상은 누가 보더라도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혹한 인어 사냥꾼의 모습이 틀림없었다. (-37-)

이번 거래자가 지껄인 게 있었다. 값어치가 웬만한 것들 이상으로 나가는 인어들이 있다고, 아무 제안이나 수락하고 다닐 바에 자기랑 협업하여 그런 것들을 잡는 게 어떻겠냐고. 생각은 해 보겠다고 답했으나 그쪽에서 제안한 돈의 액수가 적었다. 사정이 좋지 않아 제값을 쳐 주지 못한다며 둘러대길래 그 자리에서 인어를 죽이고 돌아왔다. (-95-)

인아를 향해 혜주가 다가왔다. 정연화의 금빛 눈동자를 똑똑히 마주하면서, 확신에 찬 듯한 한 음절씩 끊어서 발음하는 것이 매섭게 느껴졌다.

"정연화 아니지, 너 아니잖아, 누구야?"

그걸 어떻게 알았지?' (-186-)

저주를 풀기 위해선 네가 직접 부활한 인어에게 죽인 사실과 그 까닭을 진실되게 고백해야 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 다른 세계의 사람이 되고자 하지 말고, 너의 삶을 살아.

"그 저주가 뭔데."

정연화는 실소를 터뜨렸다. 그러고는 종이를 물에 바뜨리고는 피가 멈추지 않는 제 손바닥을 바라봤다. 굳어 가는 다리와 비늘이 솟아난 팔둑도. (-222-)

내 기억 속의 인어는 디즈니 만화속 물속에서 나온 인간의 모습을 한 아름다운 인간 생명체였다. 다리가 비닐로 덮여 있는 , 두 발로 설 수 없는 인어가 가진 저주를 풀어주는 판타지와 환상은 그 디즈니 속 판박이처럼 굳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작가 김민경 의 『인어는 너를 보았다 』 에서 그려지는 인어는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작가 김민경는 2011년 ,에브리웨이 월간 웹소설 2월 '십대'를 주제로 한 공모전에서 수상한 『인어는 너를 보았다 』 에서는 픽션 속에 판타지가 느껴지고 있었으며, 청소년 소설의 신선함이 인어라느 익숙한 주제로, 독특한 스토리 구성을 만들어내고 있다.

소설 속 주인공은 정인아 였다. 이름이 인어와 흡사한 운명을 타고 , 자신의 운명은 예고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실제 인아는 정연화가 되었으며, 자신의 내면에는 정연화와 정인아가 겹쳐지고 있었다. 다른 이들은 알지 못하지만, 정연화의 유일한 친구 혜주는 알고 있었다. 정연화는 정연화가 아닌 또다른 가치관을 지닌 또다른 존재라는 것, 외모는 정연화지만, 실제로는 행동이나, 태도로 볼 때 정인아 그 자체였다. 인어 사냥꾼 정연화가 정연화를 너무 잘 알고 잇는 혜주 앞에서, 인어를 소중히 여겨야 한다고 말을 하고 있으니, 주변에 정연화를 아는 이들은 의아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하얀 인어 아스터와 보라색 인어 버베나가 있는데,인어는 서로 다른 힘을 가지고 있었다.

정연화는 저주에 걸렸고, 정인아도 마찬가지 저주에 걸리게 된다. 인어의 힘에 의해서, 인어 사냥꾼에게 저주가 걸려 버린 것이며,그로 인해 정인아가 정연화가 되고 만다. 그리고 자신이 왜 정연화가 되었는지 모르는 정인아는 자신에게 걸린 저주가 왜 걸렸는지 실마리를 찾게 되었다. 정연화의 일기장이 인아의 손 앞에 놓여지게 된다. 소설의 판타지 세계에서, 작가의 독특함과 특별함이 이 소설에 나오고 있다. 인어에 대한 편견, 선입견을 털어내고 있으며, 인어 사냥꾼이라는 독보적인 존재를 소개하고 있었으며, 인간의 환상이 욕망이 되었고, 좌절로 이어지게 되는 인간의 인생 주기를 잘 도드라지고 있으며, 작가의 이도와 목적이 잘 반영되고 있는 , 잘 쓰여진 웹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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