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땅의 쓰나미
장혜련 지음 / 바른북스 / 2022년 7월
평점 :
절판


조사 나온 안전원들의 말에 의하면 반장 남편은 몇 달 동안 금불상을 넘겨받아 중국 장사꾼에게 팔아 먹는 장사를 하였고 그제 밤에는 금불상을 넘기려고 온 사람과 밤 12시에 기차굴간에서 만나기로 약속하고 기다리고 있다가 그 사람을 만나자마자 죽이고 금불상을 뺏어서 집으로 가져와 창고에 숨겼다고 한다. 그러니 그 밤에 손을 들고 온 것이 금불상이었던 것이다. 창고에는 여러 개의 기름종이에 싼 금불상이 발견되었고 그것은 곧 안전부에 수거되었다. 그처럼 진실하고 인정 많아 보였던 그 얼굴 모습은 과연 거짓이었을까? 내가 그처럼 잔인한 살인자에게 내 얼굴을 밭기고 침을 맡았다고 생각하니 소름이 쫙 끼쳤다. (-30-)

열차 칸 아홉 개가 달렸는데 객실 안에는 사람들이 다 배곡히 차고 넘쳐서 앉은 사람보다 서 있는 사람들이 더 많았고 그마저도 발을 딛도 설 틈도 없어서 남의 발등 위에 발을 올렸다고 서로 욕설을 퍼붓고 있었다. 이렇게 해서라도 타야 하는데 올라갈 자리는 없고 힘이 센 남자들은 창문으로 팔을 뻗쳐 동동 매달리다가 겨우겨우 타기도 하고 열차 계단을 타고 지붕 꼭대기로 오르는 사람들, 저마다 어디로 타야 할지 몰라 앞뒤로 뛰어다니는 엄마,아빠 ,아들을 부르는 소리에 역 홈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 (-91-)

"네, 제가 원장입니다." 하고 허리 굽혀 깍듯이 인사를 하더라는 것이다. 그러자 정치지도원이 자기소개를 하면서 어떻게 장군님의 품에서 떼어내려고 이런 행동을 하느냐,내가 오늘 중에 부대로 복귀하여 최고사령부에 보고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자 허리를 연신 굽신거리며 잘못했다고 노여움을 푸시라고, 집은 저희들이 안 뱃을 것이니 걱정하지 마시라고 다짐하였다고 한다. 순간 우리는 환성을 터뜨렸다. 이게 꿈이냐, 어떻게 철도병원 원장이 자기 잘못을 인정하고 우리 같이 힘없는 사람들에게 항복할 수 있을까. (-162-)

"엄마, 난 말이야. 커다란 대야에 흰 쌀밥을 가득 퍼놓고 삽으로 푹푹 떠서 한 번 먹어보는 것이 소원이야."

"얼마나 배가 고프면 그런 생각이 다 들겠니."

엄마는 내 얼굴을 잠시 수심에 잠겨 바라보았다. 그날의 내 말이 엄마의 가슴에 얼마나 응어리로 남겨졌는지는 알수 없지만 엄마가 세상을 하직한 후 나의 꿈에 엄마가 보이는 날이면 항상 나한테는 먹을 일이 생겼고 장사하는 날이면 돈돈 잘 벌어지곤 하였다,

살아가면서, 간간히 남북 통일을 꿈꾼 적이 있엇다. 남한에서 북한으로 두 발로 달리고,여행을 떠나고 싶는 그 마음이 있어서다.그 아음이 모이게 되면, 북한과 남한의 통일이 빨라질 것 같았다. 하지만 그것이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일이 너무 많다. 북한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 인프라가 우리에게는 모두 힘든 숙제이기 때문이다. 북한에 대한 이해가 먼저되어야 하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출발점이 우선되어야 한다.그런 면에서 작가 장헤련의 『북한 따으이 쓰나미 』 는 북한 사람이 말하는 북한의 삶을 엿보게 된다.그녀는 지금 남한에 정착해서, 15년재 요양보호사로 근무하고 있으며, 그 이전에는 2006년 8월 9일 대한민국으로 입국하였고, 국정원에서 정한 교육을 이수하고, 정착하게 되었다.

책을 읽으면, 북한도 사람이 사는 곳이라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되새기게 되었다. 삶 속에 내재되어 있는 여러가지 삶의 긍정, 죽을 때까지 밥을 먹고 싶다는 소원이 남한에 정착하면서, 소망이 현실이 되었다.하지만 남한은 여전히 살아기에는 조심스럽고, 자신의 삶을 스스로 지켜야 하는 것이기도 하다. 북한 땅에서, 『고난의 행군』 을 넘어섰지만, 탈북 후 미역국, 시래기는 일절 안 먹게 된 음식 트라우마가 있었다. 남한에 와서,고낭의 행군이 시작되었던 1998년 그 당시 300만 북한 주민이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그만큼 북한은 정보가 막히고 폐쇄도니 구조를 지니고 있다.그래서인지이 이 책에 나오는 살인, 도둑, 사기, 협잡, 인육이라는 단어가 넟설게 느껴졌다. 집 앞 나무를 잘라서, 집에서 쫒겨날 뻔 했던 현실,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서, 생존을 건 용기가 필요하였고,그 결과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게 된다.남한에서는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이 북한에는 일어나고 있다. 내가 의도한 삶이 만들어지지 않더라도, 절개 포기하지 않는 것, 공개 처형이 당연한 북한 사회에서 살아가는 것은 남하에서 살아가는 것 만큼이나 너무나 위태로웠다. 그리고 북한은 폐쇄된 사회로서, 남한에서 묵과될 수 없는 잔인한 사건들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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