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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다른 세계
안수혜 지음 / 생각정거장 / 2022년 7월
평점 :
"이게 다 누구 때문인데? 다 아바 때문이야. 어마가 죽은 것도, 내가 이렇게 이 세사에서 가장 불쌍한 아이가 되어 버린 것도 다 아빠 때문이라고!"
나는 버럭 아빠한테 소리를 질렀다. 나는 한순간에 내가 아는 사람 중 가장 불쌍한 아이가 되어 버렸다. (-15-)
"말 그대로야. 막다른 세계와 우리가 사는 이 세계 중간 그 어딘가에 갇혀 버리는 거야. 아무도 모르는 곳에. 그곳은 그 누구도, 나조차도 어디인지 알 수 없단다. 그래서 네가 엄마를 만나러 떠나는 게 너무나 위험한 모험이라는 거다." (-29-)
우리는 함께 엄마의 자기소개서를 읽기 시작했다.
학부에 다닐 때부터 꿈꾸던 통번역 일을 하기 위해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영문학 전공을 한 저는 서울의 통번역 대학원에 합격했으나 결혼 후 남편의 일과 갑작스러운 임신으로 금영시로 이사 오면서 통번역에 대한 꿈을 잠시 접어 두었습니다. 아이를 양육하는 즐거움과 가정을 돌보는 일로 나의 꿈과 점점 멀어졌지만, 아이가 어느 정도 크고 나니 나의 꿈을 다시 펼치고 싶다는 마음을 품게 되었습니다. 통번역 일이야말로 집에서 일하며 동시에 가족에게도 충실할 수 있는 저에게 맞는 일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엄마가 쓴 글을 읽었다. (-66-)
열 두살 수훈은 어마가 죽은 것을 아빠 탓으로 돌리고 있었다. 엄마를 보고 싶은 그 마음 아바에게 상처를 주고 있었고, 자신의 서운함을 감정으로 표출하게 된다.야속함과 섭섭함이 묻어나 있었으며, 수훈은 주은의 할머니를 통해 막다른 세계로 갈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된다.수훈이 막다른 세계로 간다는 것은 죽음과 가까이 하겠다는 것이다. 죽음에 접근하면서, 느끼게 되느 낯설음은 아랑곳 하지 않는다. 세상을 떠난 엄마를 보는 것 뿐만 아니라. 자신의 기억 속에 없는 또다른 누군가를 볼 수 잇다는 것이다. 즉 수훈이가 생각하는 엄마 선영와 아빠 준식은 전혀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었고, 서서히 자신의 상처를 아빠에게 드러내는 것을 조심스럽게 다루고 있엇다. 이 소설은 수훈이 원하는 것을 가지기 위해서, 위험조차도 감당하겠다는 의지가 그대로 나타난다. 자신의 삶과 엄마의 삶을 맞바꾸겠다는 의지다. 삶에 대해서, 아빠의 마음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으며, 자신이 혼자 남아있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가 가득하였다. 수훈의 내면 속 분노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엄마를 만나는 것, 자신이 하고 싶었던 말을 어마에게 하는것, 그래서 막다른 세계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스스로 자처하였고, 보고 느끼고 경험했던 모든 것, 그 과정에서,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고, 아빠의 섭섭함을 조금 덜어낼 수 있게 되었다.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것, 이해와 치유, 공감과 교감은 서로 말 할 수 없었던 비밀이나 과거를 알게 됨으로서, 어느 정도 해소가 될 수 잇었다. 수훈의 마음과 아빠의 마음을 이해하고, 어마으 부재로 인해 상실된 사랑의 근본에 대해서 , 작가의 상상력에 근겅하여, 우리의 마음 속 슬픔을 깊이 파고 들어간다. 수훈이 어마를 사랑하느 그 깊이 만큼 아빠 준식 도한 엄마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수훈이 느끼게 됨으로서, 위로와 치유를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