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은 그저 우리가 성장한 모습일 뿐이다. 지난 100년 동안 수명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우리는 전례 없는 회를 얻었다. 더 건강해지고, 독립성을 유지한 채 이 특별한 상황이 너무 빨리 변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20-)
벨라는 장애물, 이동성, 환경, 옷, 용품, 수분 섭취량, 차와 커피, 술이라고 적었는데 ,이건 전부 프랜시스 할머니를 위해 신경 썼던 부분이자 모든 환자를 위해 신경 쓰는 부분이고,'쉬운 일'이라고 부르지만, 너무 쉬워서 쉽게 지나치는 부분이다. (-129-)
레나타 할머니는 최근에서야 치매 진단을 받았다. 1년 조금 더 전에 담낭염이 왔고 섬망이 와서 정신착란이 일어났는데, 강한 항생제로 감염증은 없앴지만 착란 증세는 끈질기게 계속됐다. 섬망에 걸리면 세 명 중 한 명은 상당히 빠르게 와전히 회복되고 , 다른 한 명은 회복은 더디지만 결국엔 병에 걸리기 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돌아가고, 남은 한 명은 회복하지 못한다. 섬망은 양성 질환인데도 많은 사람이 섬망 증상을 보인 뒤면 가파른 내리막을 탄다. (-224-)
우리는 규칙을 명확히 이해해야 한다. 소생술을 결정할 때 가족은 어떤 역할을 할까? 환자는 또 어떤 역할을 할까?
우선, 의사는 환자나 가족이 속상해할 것 같다는 이유로 대화를 피해선 안 된다. 의료진은 심정지가 발생할 것 같다면 소생술에 관해 말해야 하며 친절하고 세심하고 솔직하게 의견을 이야기해야 한다. (-313-)
우리는 꼼지락 거리며 할머니의 속바지를 입혔다. 그 옷에는 서부 개척 시대에 다니던 지붕 덮인 마차 같은 무언가가 있었다. 개척자 정신과 인내를 말하는 무언가가 말이다. 나는 그때 용기에 관해 또 배운 것이다. (-403-)
오심 이후, 우리 삶은 내가 생각한 대로,예측된 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어떤 이는 건강한 노후를, 시작할 것이고, 어떤 이는 예순이 되기 전 세상을 떠날 수 있다. 치매에 걸리거나, 심폐 소생술을 받아야 하거나, 심정지가 나타날 때, 보호자는 어떤 선택을 하고,보호자로서, 무엇을 결정해야 하는지 스스로 정해야 할 때다.
죽음은 많은 지혜를 남겨 놓는다. 인간의 가장 나약한 부분까지 들여다 볼 수 있고,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이 사라진다는 것에 대한 공포와 불안이 있다. 그래서 인간은 나이 들어서서, 노후에 대해 걱정할 수 밖에 없으며, 죽음에 대해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즉 기력이 쇠한 노인은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곤 한다. 낙상의 위험에 노출되고, 실내 목욕탕에 자칫 넘어지면, 툭툭 털고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그 자리에서 일어날 수 없을 정도가 될 수 있다. 어린 아기가 되는 것이 노인의 삶의 전부였다. 그래서,우리는 성장하는 단계에서,나의 마지막 순간을 놓칠 수 없다. 삶의 매커니즘 한 켠에 숨어있는 여러가지 삶의 잔향들 속에서,우리 스스로 거듭날 수 있어야 한다. 삶에 대한 희노애락 뿐만 아니라,나의 삶에 대한 기억들을 담아내면서, 그들이 남겨놓은 삶과 경험들을 주어 담아낼 수 있어야 하며, 내 삶에 대한 기적을 스스로 완성할 수 있다. 죽음의 끝자락이 아니면 결코 얻을 수 없는 누군가의 삶이 우러난 지혜로움,그 지혜로움이 새로운 삷을 완성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