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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 ㅣ 그린이네 문학책장
남유하 외 지음 / 그린북 / 2022년 6월
평점 :
아이들이 불법적으로 칩을 빼 주는 곳에 칩을 제거하고 현실 연애를 한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그걸 탈출이라고 부른다고 했다. 단순히 현실 연애가 궁금해서 탈출하는 아이들도 있고, 가상 연애만 해야 한다는 데 대한 반발심으로 탈출하는 아이들도 있다고 한다. (-21-)
우리는 지금 달에 있는 동굴을 탐사하는 '인빈서블 프로젝트' 의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우주항공국이 프로젝트를 홍보하고 잠재력 있는 인재를 발굴하기 위해 만든 프로그램인데, 우리 학교에서는 진과 나를 포함해 다섯 명이 참가했다. (-44-)
타인에게 관심을 가져야 할 때와 그러지 않아야 할 때도 구분 못하는 인간 종족, 진짜 싫다. 성미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발걸음을 재촉했다.
저만치 '아메바리아 빵집' 초록색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뜨거운 9월의 햇살을 받은 간판은 글자 하나하나가 새뜻했다. (-76-)
보호감찰봇 B-3027 이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는 가솔을 조심스레 지켜봤다.
'체온 정상, 호홉수 규칙적, 혈압과 맥박도 정상.'
가솔의 몸에 부착된 세이프 밴드에 접속해서 수치를 확인하고 나서야 안심이 들었다. (-107-)
학교를 마치자마자 염색용 헬멧을 샀다. 버튼을 누르면 레이저 광선이 분사되고 머리카락 색깔이 변한다. 설명서에 따르면 바뀐 머리카락 색깔은 3주간 유지된다고 했다.
나는 집으로 가자마자 헬멧을 쓰고 버튼을 눌렀다. (-154-)
다섯 소설가가 쓴 다섯 단편 소설, 다섯가지 이야기가 등장하는 <탈출>이다. 이 소설은 앞으로 우리가 마주한 미래를 그려내고 있으며, 현재의 기술을 기반으로 앞으로 어떤 미래를 상상할 수 있는지 엿볼 수가 있다. 1900년 과거로 돌아가,지금을 상상한다고 보면 되는데, 인간의 욕망이 불편함, 한계, 하고 싶은 것, 갈망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 놓고자 한다. 1900년대 등장한 증기기간차에 대한 인간의 두려움이 현존하였으며,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기차에 대한 이미지와 너무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신기술이 등장하념, 기대감,설레임이 들기도 하지만, 두려움과 공포도 드느 것이 사실이다. 기술이 발달하면, 그 기술에 대한 쓰임새를 제약하게 되는데, 첫번째 이야기가 가상과 현실을 비추고 있다는 것을 볼 때, 조만간 우리가 원하는 미래가 무엇인지 사유할 수 있게 된다. 현실과 현실의 연애가 지금 현재의 연애의 특징이라면, 앞으로 현실의 연애를 할 수 없는 이들을 위한 가상 연애가 부각될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연애의 리스크를 덜어내게 되고,꼭 현실여애에 갈망하지 않게 된다. 연애는 하고 싶은데, 연애할 상대가 없는 이들을 위한 기술이 등장하게 된다. 그럴 때, 우리는 가상연애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가 있다.지금 우리가 법적 테두리 안에서 살고 싶지만 자유를 갈망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소설 <탈출>에서 탈출이란 자유에 해당된다.
두번 째 단편 <로봇 당번>이다. 지금 인류는 내가 원하는 서비스를 인간이 해결해 주곤 한다. 그리고 그 대가로 자본을 지불하는데,부차적으로 감정과 느낌이 따라 온다. 로봇이 그 인간을 대체할 수 있는 세상이 열리게 된다면, 예측가능한 세상, 원치게 따르는 세상이 열일 수 있다.그리고 인간은 지구를 벗어나 달에서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있게 될 것 같다.
보호감찰봇 리베라, 이 소설에서, 인간이 인간을 보호한다는 것은 상당한 노력이자 노동이 되며, 어떤 일을 해결하기 위해서, 여럿의 사람이 필요하다. 에어컨을 고치는 사람, 세탁기를 고치는 사람, 집을 고치는 사람 등등이 해당되는데, 앞으로 보혹람찰봇 리베라가 등장하게 된다면,이런 상황을 로봇 하나로 뚝딱 해결할 수 있다. 즉 인간의 원하는 100가지 지식 서비스들을 하나로 통일할 수 있게 되고, 사람에게 내 아이를 맡긴다는 것에 대한 불안과 걱정을 해소할 수 있다. 원격 조종과 실시간 관찰, 그리고 보호까지 가능하다는 전제하에 나타날 수 있는 또다른 우리의 미래의 모습이 되고 있었다.